행복주택 재논의, 자족기능 포기 안 돼
베드타운으로 전락 주엽동 변화 필요해
시민 의견 경청하는 생활정치인이 목표

 

박현경 후보는 장항동 행복주택 반대 시민운동으로 지역에 이름을 알렸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행정에 반영되지 않아 출마를 결심했다. 고양시 행정 곳곳에 시민 참여공간을 확대하는 생활정치가 꿈이다,

박현경 고양시의원 후보(주엽1·주엽2, 자유한국당)는 최근까지 시민단체 대표로 활동했다. 장항지구 행복주택에 반대하는 대화동, 주엽동 주민들이 모여 시작된 고양발전시민모임(고시모)이 활동 공간이었다. 현재는 고양시 주요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잘 전달하고 싶어서다. 지난 2년간 시민단체 대표로 현장에서 여야 정치권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행복주택 재검토는 핵심공약이 됐다. 고양시 자족기능에 도움이 안 되는 졸속 주택정책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이동환 한국당 고양시장 후보 공약으로 관철시킨 것도 그다.

박 후보의 강점은 지역현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다. 인구만 늘어나는 주택정책보다는 킨텍스 지원부지와 한류월드에 기업을 유치하고 자족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GTX조기착공, 대곡 환승센터, 9호선 연장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일산 중심지의 자부심을 잃어버린 주엽동에는 호수공원과 강선공원을 하나의 녹지축으로 연결하는 테마공원 조성을 공약했다. 일명 ‘워라밸(Work & Life Balance)’ 도시 구상이다.

박 후보는 한국당 공천을 받았지만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어 제 목소리를 내는 생활정치인이 꿈이다. 마을과 지역을 바꾸는 지방의회 정치인이 보수나 진보로 나뉘는 것에도 반대한다. 자신을 정치‘신상(新商)’으로 표현한다.

박현경 후보를 만나 핵심공약과 출마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5월 25일 주엽동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Q : 시민단체 대표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이유가 있나.

박현경 후보(이하 박 후보) : 시민단체 활동에 한계를 느꼈다. 시민운동은 탁상공론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 대안제시라고 생각했지만 제도권 밖에서의 활동만으로 바뀌는 것이 없었다. 집회 한 번 하기가 힘들었다. 장항동 행복주택이 대표적이다. 고양시 자족기능을 고려하지 않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시민들의 생각을 여야 정치권에 전달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직접 의회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다. 시민단체 회원들의 출마권유도 힘이 됐다.

Q : 공공임대주택 확대 필요성도 있다. 청년이나 저소득층에는 도움이 된다. 반대하는 이유가 있나.

박 후보 : 고양 장항지구는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둔 땅이다. 고양시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 유치되어야 하는 곳이다. 나도 자녀를 둔 엄마다. 미래세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2016년 국토부가 발표한 장항지구 행복주택은 민간분양 7,500세대를 포함해 1만 세대가 넘는 대규모 주거지로 설계됐다. LH의 이윤추구와 인구늘리기가 도움이 되는 정치인들의 정책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본다. 이런식으로 일산의 자족기능을 포기하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

Q : 제도권 밖에서 느낀 한계는 무엇인가.

박 후보 : 일산 와이시티 특혜의혹과 장항동 행복주택, 미세먼지 대책 마련 등 시민들의 불만과 불안이 심각한데 정치인들은 찾아와서 경청하기보다 자기 이야기만 늘어놨다. 현장을 외면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치에는 신물이 난다. 시민들이 스스로 지방자치에 참여 할 수 있는 생활정치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Q : 어떤 생활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박 후보 : 먼저 지방의회는 이념적 잣대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 동네 살림을 책임지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생활정치가 되어야 한다. 고양시 발전을 다루는데 진보와 보수가 어디 있나.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차이도 크지 않다. 의회의 결정은 시민들의 생각과 동떨어져서도 안 된다.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결정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의원들에게 필요하다. 시의원직을 중앙정치로 가는 발판으로 활용해서도 안 된다.

박현경 후보는 시의원은 보수나 진보의 이념 잣대보다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 입장에서 할 말은 하는 시의원이 되겠다는 포부로 읽혔다.

Q : 시민운동 대표로 느낀 고양시의회는 어땠나.

박 후보 :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시의원들도 있지만 정파나 당리당락에 지역발전을 도외시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시의원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대변하는 역할이다. 시정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역할도 있다. 행복주택 문제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마치 금기어처럼 회피했다.

Q : 주엽1·2동 현안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박 후보 : 1기 신도시중 가장 주목을 받았던 곳이 일산이었지만 현재는 분당에 비해 뒤쳐진 도시가 됐다. 주엽동은 일산의 중심이다. 소득수준과 자부심이 높지만 임대주택 입주자들과 소득격차도 뚜렷한 곳이다. 자부심을 살리면서 복지정책도 신경을 써야 하는 지역이다.

18년 동안 주엽동에서 노점을 했다는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근 1년이 가장 장사가 안 된다고 한다. 베드타운으로 전락해 매일 아침 출퇴근 전쟁만 있다. 주변에 번듯한 대기업 하나 없어 서울에 일자리를 구해야 하고 지역경제도 침체됐다.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원인은 잘못된 주택정책과 난개발이라고 본다. 정치와 행정이 기업유치에 힘쓰기 보다는 인구 늘리기, 전시성 행정만 했다. 지금이라도 변화가 필요하다. 킨텍스 지원부지와 한류월드에 기업을 유치하고 자족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GTX조기착공, 대곡 환승센터, 9호선 연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Q : 공약으로 어떻게 구체화 되나.

박 후보 : 먼저 기업유치가 필요하다. 창업과 고용창출에는 기초지자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변해야 한다. 장항지구 행복주택도 전면 재논의가 필요하다. LH 수익 창출을 위한 1만 세대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은 일산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호수공원과 강선공원을 하나의 녹지축으로 연결하는 테마공원을 조성하겠다. 친환경 주거공간을 만들면 주엽동 미세먼지 문제도 일부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한 호수공원을 찾는 관광객도 유입시킬 수 있다.

25년차 노후아파트는 이제 도시재생계획수립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참여해 미래공동체 주거공간을 어떻게 만들지 논의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 백석역과 주엽역 사이 중앙차로 정체도 심각하다. 개선책을 마련해 출퇴근 피로에서 해방시킬 생각이다.

Q : ‘정치신상’, ‘워라밸’, 선거문구가 다른 한국당 후보들과 차별화된다.

박 후보 : 한국당 지지층인 장년층과 어르신들이 무슨 뜻이냐고 가끔 묻기도 한다. 우리 후보들도 잘 모르더라. 젊은 정치로 살기 좋은 주엽동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았다. 젊은 유권자들은 금세 이해한다. 한국당도 이제 젊어져야 한다.(웃음)

Q : 정치신인으로 힘든 점은 없나. 선거운동 낯설 텐데.

박 후보 : 시민운동 할 때는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었다. 선거운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서 즐겁다. 적어도 지금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나.

Q : 한국당이 어려운 선거라고 한다. 유권자 어떻게 설득하나.

박 후보 : 욕설을 하거나 비난하는 분들도 만난다. 뻔한 선거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숨은 지지자들도 많다. 조용히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자주 만난다. 특정정당에 지지가 몰리는 일은 민주주의에 바람직하지 않다. 권력독점은 새로운 적폐를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지역에서도 견제와 균형을 이뤄질 수 있어야 고양시가 발전할 수 있다.

<박현경 후보 프로필>

명지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 석사
(전)고양발전시민모임대표
(현)고양발전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현)하늘문FC(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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