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유일(고양시) 20대 청년 후보
“평등 강조 지나쳐, 나는 젊은 보수”
“턱없는 마을, 청년 문화공간 만들 것”

정연우 후보는 물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정치인을 꿈꿨다. 물리치료사 최초 보건복지부 장관도 꿈꾼다. 고양시의원 도전은 그 시작이다. 

정연우 고양시의원 후보(중산·풍산·고봉, 자유한국당)는 88년생 만29세 청년후보다. 정의당의 신지현(27), 백상진(29) 후보와 함께 청년후보 20대 출마자 그룹에 속한다. 3인 선거구에 출마했으니 당선가능성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정 후보는 최근까지 화정동 척추·관절 전문병원에서 물리치료실장으로 일했다. 체계적인 복지정책설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역에 전문가가 안 보였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다. 앳된 외모지만 올해 결혼 4년차에 올해 8월에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청년후보로 기대를 받고 있지만 선거운동에서 경험한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한다. “젊은 사람이 왜 한국당으로 출마했느냐”는 충고와 질책에 침을 뱉는 이들도 있었다고. 하지만 후회는 없다. 평등을 중시하는 진보만으로는 사회가 운영될 수 없다고 생각해서다.

정연우 후보는 자신을 합리적인 보수라고 생각한다. 복지정책도 보편적 복지보다는 빈곤층에 복지자원을 투자하는 선택적 복지여야 한다도 믿는다. 

노령층이 많은 지역구 특성을 감안해서는 턱없는 마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의료취약지역인 고봉동과 풍산동에는 보건지소를 건립해 누구나 빠르고 쉽게 공공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연우 후보를 만나 핵심공약과 출마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5월 23일 호수공원 인근 카페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Q : 20대 청년후보다. 어떻게 출마를 결심했나.

정연우 후보(이하 정 후보) : 물리치료사로 일하면서 비교적 빠르게 승진했다. 물리치료실장이 되니 보건복지정책이 아쉽더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길을 고민했다. 병원에 근무하면서 돈 없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도 받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문제는 정치로 풀어야 하지 않나. 아직까지 물리치료사 출신 정치인이 한 명도 없다. 선구자가 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Q : 20대 청년이 공천을 받는 것도 쉽지는 않다.

정 후보 : 시기가 잘 맞았다. 지금이 보수정당이 가장 인기가 없는 시기 아닌가. 예전에는 시의원 공천도 어려웠다고 들었다. 이번에는 경쟁이 덜했고 당에서도 청년과 여성 정치신인을 발굴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들었다.

Q : 당협위원장에게는 어떤 점이 어필했다고 보나.

정 후보 : 젊음이다. 한국당이 젊어져야 한다고 하더라. 일반적으로 보수는 노쇠한 이미지가 있다. 선거운동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한국당에 이렇게 젊은 사람도 있네’라는 말이다. 물론 ‘젊은 후보 찍어주고는 싶은데 한국당이어서 싫다’는 분들도 있다.(웃음)

Q : 자신을 보수라고 생각하나. 어떤 점에서 그런가.

정 후보 : 보수는 자유, 진보는 평등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우리사회의 양 날개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사회가)무너진다. 지금은 평등의 가치가 과도하게 높아졌다고 본다. 나는 자유를 기반으로 개인의 노력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보수적 가치관을 가졌다. 정치를 통해서 젊은층이 보수에 가지는 오해를 풀고 싶은 생각도 있다.

Q : 보수가 변해야 한다고 보나.

정 후보 : 당연하다. 외곬수, 강성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 (한국당)사람들을 만나보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Q : 핵심공약은 어떤 것들이 있나.

정 후보 : 고봉동은 보건지소 건립이 필요하다. 지역은 넓은데 의료기관은 작은 의원 하나가 전부다.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 어르신들은 병원에 가려면 중산동까지 나와야 한다. 풍동 일부도 이런 의료취약지역이다.

정 후보는 보건복지 전문성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두에게 주어지는 보편적 복지에는 반대한단다. 취약계층에 복지자원을 최대한 투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청년문제에 대해서는 "청년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을에 턱 없애기도 하고 싶다. 사회적 약자에 관심이 많다 보니 보도턱이 잘 보인다. 휠체어만 해도 보도턱이 10cm를 넘으면 못 넘어간다. 중산동과 풍동, 고봉동은 노인 비율이 높다. 턱 없애기는 장애인과 노령층을 포함한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안심보험 가입도 추진하겠다. 고양시가 보험료를 대납하고 다양한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젊은이들을 마을로 유입시킬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 조성도 필요하다. 고양시에 홍대 같은 젊은이들의 거리를 만들고 싶다.

Q : 청년정책에도 관심이 있나.

정 후보 : 청년문제는 일자리가 핵심이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구인난이 심각하다.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일자리 미스매칭이 발생한 것이 문제다. 병목현상이다. 당장 해결책이 없다고 본다. 병원에서 근무하다보면 모두 의사가 되려고 한다. 의료행정직은 사람을 못 구해 난리다. 청년들이 생각을 바꿔야 풀린다.

Q : 보편적 복지에 부정적인 것으로 읽힌다.

정 후보 : 보편적 복지는 반대한다. 청년수당도 반대한다. 슬로건으로 내건 ‘청년의 마음은 청년이 잘 안다’와는 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을 인정한다. 내적 고민이 있다.

Q : 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말해줄 수 있나.

정 후보 : 보편적 복지의 기본정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급진적이고 단기정책으로 가져가니 사회갈등이 생긴다. 문재인케어도 마찬가지다. 취지는 좋지만 비급여를 급여로 급하게 전환하면 병원 경영에 문제가 생긴다.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는 강화하고, 그 외의 부분에는 정부가 개입을 최소화 해야 한다. 보건소나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의료서비스는 강화가 필요하지만, 부자들이 고급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까지 정부가 개입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Q : 한국당에 어려운 선거다. 유권자 어떻게 설득하나.

정 후보 : 다른 후보들은 당을 보지 말고 사람을 봐 달라고 한다. 나는 반대다. 한국당 후보로 공천을 받고 정당을 보지 말라는 것은 모순이다. 나는 선거운동에서도 젊은 한국당 후보라고 말한다. 어떤 분들은 침을 뱉고 가기도 한다. 손가락 욕을 하는 사람도 있다.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Q : 정치인 정연우의 강점은 무엇인가.

정 후보 : 보건복지에 전문성이 있다. 당선되면 문화복지위원회에 들어가 활동하고 싶다. 젊음도 강점이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총각이 (선거에)나왔어"라며 신기해하기도 한다. 8월이면 둘째가 태어난다. 결혼 4년차다. 1남1녀 아이들의 아빠다. 앳된 인상이 정치인으로는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1남1녀 아버지라고 공보물에도 적었다.(웃음) 일은 젊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본다. 

Q : 보육문제에도 관심이 있겠다. 

정 후보 : 어린이집에 지급되는 보육료가 인상되어야 한다. 현재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워 보육서비스 질이 하락하고 있다. 5-6세 아이들을 위한 보육서비스도 강화되어야 한다. 출산율은 인위적으로 높일 수 없다. 이미 출산한 엄마들이 편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게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Q : 꿈이 있나.

보건복지부장관이다. 보건지소 공약도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교통정책이나 기획행정을 말하면 어림없지 않나. 

 

<정연우 후보 프로필>

대륜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현)대한물리치료사협회 경기도회 정책자문위원
(현)자유한국당 고양시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
(현)자유한국당 중앙미래세대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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