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기록 기반, 개인 예술 취향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 처방
-치료 시작부터 결과까지 의료와 학제적 피드백으로 체계적 관리
[미디어고양] 국내 의료계의 화두는 '환자 경험 관리'와 '환자 중심 진료'다. 이는 병원의 환자 증가세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국내 의료계는 '양적 성장기'를 지나 '질적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명지병원은 ‘환자제일주의’ 슬로건 아래 의료에 예술을 덧입혔다. 환자의 몸은 물론 마음까지 통합해 치료한다는 개념으로 관련 전문센터를 설립했다. 바로 ‘예술치유센터’다. 2011년부터 센터의 총 책임을 맡고있는 이소영 씨는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장이라는 직함으로 불려지기 전부터 예술계에서는 독특한 예술평론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국악 관련 박사 학위를 소지한 이 센터장은 이론비평보다 실천비평론으로 양악과 국악의 경계 허물기를 시도한 음악평론가로 예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러한 이 센터장은 예술치유센터에서 참신한 예술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그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그녀는 예술을 향유의 '대상'에서, 치유를 위한 '처방'으로 치환했다. 그리고 병원과 공연장의 기능성을 통합했다. 예술을 환우들의 몸과 마음, 영혼의 회복과 치유 도구로 삼아. 음악과 미술, 동작, 문화, 연극 등의 예술활동을 치료에 접목하며 국내 의료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예술치유센터에 대해 소개하면.
센터는 명지병원 소속으로 의료시설을 기반으로 의료진과 환자에 대한 의료기록을 토대로 예술치유가 이루어진다. 치료 출발 단계에서 치료 목표까지 의료진들과 긴밀한 협의 안에 프로그램이 디자인된다.
그리고 예술치유 결과는 컨퍼런스를 통해 공유하며 다학제 연구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예술치료 방법론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특장점은 각 환자 개인별 상태에 따른 맞춤형 예술치료다. 예로 발달장애아동의 경우 보호자와 환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인지 향상이나 정서 안정을 위한 예술치료가 진행된다. 환아의 취향과 적성을 고려해 연극, 미술, 음악 치료가 선별되어 맞춤형으로 진행한다.
- 명지병원이 예술치유센터 건립을 한 동기는.
미국이나 유럽의 대형병원에서는 정신과나 재활의학과에서 음악이나 미술을 이용한 예술 치료가 일반화되어 있다. 선진국가의 의료기관은 통합협진 진료방식을 도입해 환자중심 진료체계를 강조하면서 환자중심의 진료시스템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국내병원은 환자 증가보다 환자 만족도를 높인 재방문 선순환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러한 진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그대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병원 내에 환자공감센터, 미래혁신센터 등 환자관리센터 등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명지병원은 암통합치유센터 건립하며 몸과 마음을 통합적으로 치유하는 개념을 도입했다. 그리고 마음 치유 부문에 예술을 접목하게 되면서 환우들의 만족도가 상승했다. 이러한 결과를 기초로 병원 전체 환우에게 활용될 수 있는 센터 건립을 추진하게 되어 현재의 예술치유센터를 건립하게 되었다.
이후 센터는 치료를 넘어 힐링 수준으로 프로그램의 활용도와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문화 예술계 각 분야별 최고 수준의 사람들을 유입해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센터 운영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암병동의 환자 치유 사례다. 암 선고는 사망 신고와 동일시 되고 환자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노출된다. 인생 최대의 절망감에 극도의 불안과 공포 속에 놓여진다. 가족도 동일한 상황에서 괴로워하게 된다.
하지만 예술치유를 통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필연의 죽음을 삶의 여정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을 음악 또는 미술, 문학으로 정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런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은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게 된다.
아직도 머릿 속에 남는 환자는 장례에 사용할 음악을 작곡하다가 사망한 기억이다. 이를 장례식에 사용할 때 장내를 가득 채운 숭고한 감흥은 슬픔을 넘어 고인이 된 환우의 마지막을 고귀하게 장식하며 유족들에게 숙연함과 안정을 전달했다. 당시 장면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아직도 마음이 짠하다.
- 올해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은.
‘뉴호라이즌 힐링센터(뉴힐)’에서 매월 셋째 주 월요일 저녁에 진행되는 하우스 콘서트다.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시작한 뉴힐 콘서트는 5월 28일, 7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열리는 음악회인데 공교롭게 당시 정상회담 환영 만찬 합주의 남측 대표 연주자로 공연한 해금의 명인 강은일 씨의 공연으로 진행된다. 공연은 국악방송과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외로 라이브 중계된다.
3만원의 유료 프로그램인 인하우스 콘서트는 명지병원이 VIP 병동으로 특별하게 꾸민 B관 뉴호라이즌힐링센터 5층에 마련한 문화예술융복합 공간에서 진행하는데 더 많은 참여를 위해 시민을 위한 특별 할인도 고민 중이다.
- 예술치유센터의 장기적인 로드맵을 공개하면.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가정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과 아동, 인근 지역의 초·중고등학교의 학생들, 고양시 치매 어르신들을 병원의 데이케어 센터로 초대하거나 거동이 힘든 중증 환우 경우에는 직접 찾아가는 예술치유 프로그램으로 확장하려 한다.
현재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중인데 특히, ‘베드사이드콘서트(Bedside concert)를 확대하려 한다. 병실과 병동을 찾아가서 환자의 침대 옆에서 음악을 들려주는 베드사이드콘서트는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되어 있는 정신 병동에까지 방문하는 콘서트로 반응이 뜨겁다.
시민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은, ‘백세총명학교’와 ‘여성 쉼터의 여성과 자녀 위한 콘서트’, ‘초·중등 교육기관 탐방 음악회’, ‘복지관의 데이케어 방문 음악회’가 있다.
‘백세총명학교’는 덕양노인종합복지관과 협력하여 주 2회, 총 16회 무료 치매환자 종합 인지 프로그램이다. 1부 인지 훈련과 2부 음악과 동작 치료를 진행한다.
‘여성 쉼터 콘서트’의 경우는 폭력에 노출된 여성과 자녀의 경우는 대부분 우울 및 불안, 분노 지수가 높고 자존감이 매우 낮은데 치료 종결 후에는 대부분 심리가 상당히 안정된다.
국내 의료계는 이제 규모의 성장에서 환자 만족도에 초점을 맞춘 내실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센터장이 총괄하는 명지병원의 예술치유센터는 ‘환자를 최우선 가치’로 변화 성장을 고민하는 현 의료계에 푯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