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700만 년 전 침팬지와 유전적으로 분화된 뒤 진화해왔다

프로메테우스가 신의 부엌에서 불을 훔쳐다줘서 인간에게 지혜가 생겼다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단순히 신화가 아닙니다. 불을 사용하게 되면서부터 인간의 지혜가 생겼다는 이야기는 진화인류학적 측면에서 보면 단순히 꾸며낸 이야기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다른 어떤 동물들보다 지혜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불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오늘날까지 생존해서 인간의 문명을 일구어 온 과정을 보면 그 출발점은 바로 불입니다. 신화 속의 누가 갖다주었든 우연히 얻었든 간에 인간은 불을 사용함으로 인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인류는 다른 포유동물들에 비해 육체적으로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을 발견함으로써 인간을 잡아먹는 육식동물들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빙하기의 추위도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날카로운 이빨이나 긴 털을 가진 동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불을 발견함으로 인해 육체적인 한계를 극복하게 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인류의 두뇌가 오늘날처럼 발달하게 된 것도 불과 연관이 있습니다. 불을 사용해 고기를 익혀 먹게 되어 오늘날과 같은 두뇌 발달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인간과 유전적으로 99퍼센트 일치하는 침팬지도 바나나만 따 먹는 것이 아니라 동물도 사냥해 먹습니다. 하지만 침팬지들은 불을 발견하지 못해서 고기를 익혀 먹기보다는 생고기를 먹습니다.

고기를 불로 익혀 먹는 것과 생고기를 먹는 것은 진화 과정에서 큰 차이를 낳게 됩니다. 생고기를 먹으려면 소화시키기 위해 그만큼 턱 근육이 발달해야 합니다. 실제로 침팬지의 턱 근육은 인간에 비해 몇 배나 더 발달해 있습니다. 침팬지들은 턱 근육이 발달했기 때문에 더 이상 두뇌의 크기가 커질 수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침팬지와 유인원 그리고 인류의 두뇌 크기는 턱 근육뿐 아니라 직립보행이라는 유전적 돌연변이의 영향이 큽니다. 하지만 불이 인간을 오늘날까지 생존시키고 또 번영시키게 된 가장 결정적인 발견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침팬지와 인간의 처음에 있어 차이는 단지 불을 사용하느냐 안 하느냐일 뿐입니다.

하지만 불을 사용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는 이후 여러분들이 잘 알다시피 인간과 침팬지 사이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인간은 불로 상징되는 지혜를 이용해서 엄청난 문명의 발달을 이루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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