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상을 당해 장례식을 치러야 하는 경우 정보를 탐색할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없기 마련이다. 따라서 장례서비스·용품 가격정보는 소비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될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은 장례서비스에 대한 종합적 정보제공을 위해 지난 3월 대형 병원 장례식장 10곳에 대한 ‘병원 장례식장 소비자만족도 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동일한 병원 장례식장을 대상으로 장례서비스·용품 가격정보 제공 실태를 조사한 결과 몇 가지 부분에서 개선점을 발견하였다.

먼저, 식사·음료 관련 가격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장례식장 영업자는 임대료·수수료, 장례용품 가격, 식사·음료 등의 종류와 가격 등을 가격표 및 장사정보시스템(이하 ‘e하늘’)을 통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는 게시판 또는 푯말을 사용하여 병원 장례식장 내 이용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하여야 한다.

조사 결과, 임대료·수수료 및 장례용품 가격은 조사대상 10개 병원 장례식장 모두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식사·음료 등의 종류와 가격을 가격표에 표시한 곳은 7곳, ‘e하늘’에 등록한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식사·음료는 조문객 수에 따라 총 비용이 결정되는 대표적인 가변비용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병원 장례식장이 가격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어 개선이 시급했다.

다음으로, 장례식장 가격표와 ‘e하늘’ 제공 정보가 불일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병원 장례식장의 가격표와 ‘e하늘’ 가격 정보를 대조해 본 결과, 정보제공 항목이나 가격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병원 장례식장 4곳이 ‘유골함’가격을 가격표에는 표시하고 있지만 ‘e하늘’에는 등록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안동포(수의)’ 가격을 보면, 가격표에는 420만 원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e하늘’에는 390만 원으로 다르게 등록되어 있었다.

셋째, ‘e하늘’을 통한 장례식장 간 가격비교가 어렵게 되어 있었다. ‘e하늘’의 가격정보 제공항목이 병원 장례식장마다 달라 가격비교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시설사용료’의 경우, 10개 병원 장례식장이 모두 등록한 항목은 1개(빈소임대료)에 불과했으며, 영결식장 5곳, 객실 2곳, 가족대기실과 입관실 사용료는 각각 1곳만 등록되어 있어 비교가 어려웠다. 따라서 장례식장 간 가격 비교를 위해서는 가격정보 제공항목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넷째, 병원 장례식장 홈페이지를 통한 가격정보 제공도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0개 병원 장례식장 중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4곳에 불과했으며, 그중 3곳마저도 가격정보를 일부만 제공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정보를 탐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홈페이지 내 가격정보를 게시하거나 ‘e하늘’ 사이트를 링크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장례식장 사업자 간담회를 통해 ▲가격정보 제공 관련 법령 준수 ▲가격표와 ‘e하늘’ 가격정보 통일 ▲가격정보 제공 항목의 표준화 ▲홈페이지를 통한 가격정보 제공 ▲장례서비스 관련 용어 순화 등의 개선을 요청했으며, 관계 부처에 개선 방안 마련을 건의할 예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러한 점에 대해 염두에 두고 미리 준비할 사항을 제시하였다.

우선, 장례서비스는 주로 임종 후 3~5일 사이 상주들이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이용해야 하므로 가정 내 노부모나 중환자가 있는 경우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장례식장 위치나 장례서비스 가격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둘째, 빈소에 조문을 가게 되는 경우, 해당 장례식장에서 장례절차에 대해 상담을 받아 보거나, 장례용품 전시장을 둘러보고 빈소임대료·수수료, 장례용품 가격이나 전문용어(멧베, 횡대, 보공, 요질 등)의 의미를 파악해 두면 된다.

셋째, 빈소에 조문객이 너무 적어 보이거나 지나치게 많아 불편함을 겪는 경우 모두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평소 대략적인 조문객수를 예측하여 빈소 면적을 사전에 결정해 두는 것이 좋다.

넷째, 종교가 있는 경우에는 장례절차, 장례용품 등이 상이하므로 평소 고인의 종교에 걸맞은 장례지식을 미리 습득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상조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 상조회사에서 제공하는 상품 및 서비스를 정확히 파악하여 장례식장에서 중복구매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상조회사는 장례식장 이용료(빈소임대료, 안치료, 염습료 등)와 식사·음료를 제외한 대부분의 장례용품(관, 수의, 입관용품, 상주용품 등)을 제공(단, 가입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한다.

한편, 장례서비스 가격정보 이용가이드 및 병원 장례식장 소비자만족도 조사 결과는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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