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정당 예비후보들 주로 찾아
무지개연대에는 "최성 지지 반성부터"

22일 일산동구청에서 진행된 '고양시 적폐청산을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나도은 자유로연대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나진택 전 경기도의원, 김민수 동국대 교수, 나도은 대표, 신기식 전YMCA이사.

지역 보수단체가 주최한 지방선거 토론회에서 야권연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양 민주당 권력교체를 위해서는 보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 중앙당 정치논리에 기대지 말고 지역 정권교체를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요구였다.  

최성 고양시장을 적폐를 쌓아온 당사자로 비판하기도 했는데, 최 시장을 두 번 공천한 민주당은 적폐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최 시장을 지지한 진보진영 시민단체에는 반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고양발전시민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가 주최한 시민토론회 '고양시 적폐청산을 위한 시민토론회-6.13지방선거 고양시민은 이런 일꾼을 원한다!'가 지난 22일 일산동구청에서 열렸다. 연대회의는 보수성격의 시민단체 18곳이 모인 연대체다.  

토론회는 지역 '적폐청산'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구체적인 적폐 사례보다는 최 시장에 대한 반감이 두드러졌다. 지난 8년 시정운영이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런 논의는 지정토론자로 나선 나진택 전 경기도의원이 주도했다.

나 전 도의원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양시의 적폐는 최성 시장이다. 이런 시장을 두 번이나 공천한 민주당은 적폐세력"이라며 날선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최 시장을 적폐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두껍게 프린트 된 언론보도 목록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유임 고양시장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고양시에 오래 쌓여온 적폐들을 지적하고 최성 시장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민주당 내부에서 나오는 최 시장에 대한 비판적 평가들을 환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토론자로 나선 나진택 전 경기도의원은 고양시 적폐로 최성과 민주당을 지목하면서, "최성 시장의 적폐 행정은 자신이 아니라 민주당 고양시장 예비후보들이 지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민주당 스스로가 적폐를 쌓아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나 전 도의원은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이후 적폐청산 과정을 목도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시민들에 의한 권력교체로 적폐청산이 가능하다"면서, "범야권 단일화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권력교체 힘들다. 고양시는 특정 정당과 특정 인물에 의해 8년간 지배를 당해 왔다. 범야권연대가 희망을 만들 수 있는 길이다"라고 제안했다. 

나 전 도의원은 고양시 권력교체의 희망중 하나로 야당 위원장 교체를 들기도 했다. 올해 초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물갈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들렸다. 

나 전 도의원은 "현재 야당 당협위원장 대부분이 빚이 없는 사람들이다. 국회의원 경력이 없고 정치신인도 있느니 공천 빚이 없다. 고양시민을 위한 공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자연스럽게 공천혁신도 주문했다. 

반면에 현역 기초, 광역 의원들을 향해서는 "한국당, 민주당 모두 최성 시장 8년 재임 동안 제대로 된 견제에 나서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책임론을 들었다. 

진보진영 시민단체에 대한 비판도 눈길을 끌었다. 나 전 도의원은 "무지개연대(고양시민주권행동)는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최성 시장을 지지한 적폐에 책임이 있는 조직이다. 그럼에도 최근 무지개연대3.0을 출범시켰다.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주로 최성 시장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의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야권연대에도 긍정적이었다. 최성 시장 교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옅보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일반시민 참가자들보다는 보수단체 관계자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들 중심으로 참여가 이뤄졌다. 예고했던 낙천기준 등은 발표되지 않았다.

전반적인 토론회 준비가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날 토론회는 일반 시민의 참여가 적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들이 북적였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공천 부적격 기준 발표나 구체적인 활동계획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연대회의를 대표해 나도은 자유로연대 대표는 "시민토론회는 지역 야권에 공천 판갈이를 요구하는 상징적인 행사였다"면서, "이미 일부 정당 당협위원장에 낙천대상자를 전달했다. 공천 이후 구체적으로 지지후보와 낙선후보를 발표하고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제기된 야권연대 가능성에도 평가가 엇갈린다. 민주당에 비해 공천신청 자체가 미진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묵시적으로 지역에서 공천지역을 나누는 단일화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국당에서 공천 배제된 현역 기초의원들이 바미당에 입당을 타진하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갈등만 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김민수 교수(동국대)가 정당정치와 지방정치에 관한 기조발제를, 신기식 전 고양YMCA 이사가 바람직한 지도자상을 주제로 지정토론을 했다. 시민토론회 주제였던 적폐청산 관련한 현안은 나진택 전 도의원이 담당했는데, 그 때문인지 질의응답도 나 전 도의원 토론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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