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하야하라, 전 국민의 외침이 100만 촛불이 되어 12일 청와대를 향했다. 진보진영 1천500여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다. 주최 측은 100만 명, 경찰은 26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세종대로, 종로, 을지로, 소공로 등 도심 주요 도로는 물론 인근 지하철역까지 한때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2008년 6월10일 광우병 촛불집회(주최 측 추산 70만명, 경찰 추산 8만명),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규탄 촛불시위(주최 측 추산 20만명, 경찰 추산 13만명) 참가 인원을 넘어섰다.
100만 명이 모였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집회는 큰 불상사 없이 마무리되었다. 성숙한 시민의식은 집회가 열린 서울시청광장, 광화문광장, 율곡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외치며 청와대를 향해 분노어린 한목소리를 냈지만 질서정연하게 움직였다.
CNN은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가 단지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라며 "300명 이상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를 포함, 지난 수년간 수많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좌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집회가 박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열렸다면서, 만약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었더라면 이들의 소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100만 명의 한국인이 서울 도심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평화롭게 집회를 이어갔다"며 대규모 인파가 몰렸지만 참가자들은 차분함을 유지하며 자제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