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출마선언, 전략공천은 확신 못하는 듯
오랜 출마 준비 강점, 회의론도 만만치 않아
당협위원장들은 중앙당 바라보며 '동상이몽'

12일 고양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동환 자유한국당 고양시병 당협위원장. 올해 들어 이 위원장의 대세론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전략공천 특성상 발표전까지 알 수 없다는 지적과 본선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동환 자유한국당 고양시병 당협위원장이 2월 12일 오전11시 고양시의회 4층 영상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13지방선거 고양시장 도전을 선언했다. 야권 인사로 고양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첫번째 인사다. 현재까지 시장 출마 기자회견에 나선 인사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군들이었다.    

앞서 이 위원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경력이 있다. 당내경선에서 강현석 전 고양시장과 백성운 전 국회의원에 밀리면서 본선에 올라가지는 못했었다. 

이 위원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자신이 주축인 산악회 등에서 고양시장 출마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해 왔다. '도시경영이 답이다'라는 슬로건도 지난해부터 내세우던 것이다. 하지만 좀처럼 영향력을 확대하지 못하다가, 올해 1월 당협위원장 자리를 꿰차면서 공천 가능성이 현실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한국당 당원들을 중심으로는 이 위원장이 이른바 전략공천 대상자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여러 이야기를 종합해도 대체적으로 이 위원장이 가장 강력한 공천 대상자로 분류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홍준표 대표가 낙점했다는 낙점론. 이런 주장의 진앙지는 1월 22일 신임 당협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장에 있었던 인사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당시 홍 대표는 임명장을 전달한 후 덕담을 나누는 과정에서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한 정미경, 김성회 전 국회의원 등과 함께 이동환 위원장을 언급했다. "우리 동환이도 왔다"는 식의 언급이다. 이런 상황이 일종의 시그널로 확대 해석된 측면이 있다. 

홍 대표 자신이 언론 등에 수차례 고양시를 전략공천 대상지로 규정해 발언 하나하나에 의미부여가 되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일각에서는 이 위원장이 지역활동보다 중앙당에 집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역여론보다 당 대표가 낙점하면 공천된다는 인식도 우려의 대상인다.

고양지역 한국당내 마땅한 출마후보군이 보이지 않다는다는 점도 이 위원장에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네달을 남겨둔 현재까지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정치권 인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인물난을 겪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이미 5명의 출마선언이 이어진데 비하면 극명하게 대조적이다. 

이는 지역내 한국당 스스로가 '이기기 어려운 선거'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2010년과 2014년 연이어 최성 시장과 본선을 치룬 강현석 전 시장이나 김태원 전 국회의원(고양시을 당협위원장) 등도 일찌감치 출마의지를 접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양시장 출마를 위한 조직을 꾸리고 있는 이도 이 위원장이 유일하다. 이 위원장은 최근 일주일 사이 당협위원장 취임식과 출마선언을 해치웠는데, 대세론을 형성하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월 8일 이동환 고양시병 위원장 취임식에 모인 고양 한국당 당협위원장들.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고양시장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경환 고양갑 지역위원장, 김태원 고양을 지역위원장, 조대원 고양정 지역위원장.

반면, 이런 이 위원장의 강점이 반대로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략공천의 특성상 원칙과 기준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 보니 의외성이라는 기대가 지속되는 것이다. 12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기자들에 의해 공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는데, 이 위원장이 원론 이상의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망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세론 자체가 근거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 위원장과 함께 신임 당협위원장으로 취임한 이경환 고양시갑 당협위원장과 조대원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이 그런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내심 자신이 전략공천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이 또한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

자유한국당이 공천일정을 공개하거나, 전략공천을 실행할 때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출마가능성을 열어둔 이들은 이 위원장의 12일 출마선언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전략공천 특성상 출마선언을 해봤자 당에서 결정하면 두 손을 들어야 하니 의미가 없다는 것. 이들은 취임식과 출마선언을 모두 구정 이후로 미루고 있다.  

이동환 위원장이 선거를 위해 가동하고 있는 조직도 지역에서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이런 분위기와 관련 지역의 한 한국당 인사는 "홍준표 대표가 이동환 위원장을 낙점했다는 구체적인 근거는 하나도 없다. 누가 공천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다들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3월 전에 전략공천 대상자가 확정될 가능성도 있지만, 민주당 후보가 확정된 다음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대표가 염두해 둔 사람이 있다는 말을 한 것도 정치적 수사일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내놨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