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해 지목인을 규탄한다. 또한 가해 지목인에게 모든 책임을 돌려 자신들의 무책임과 도덕적 방종에서 해방된다고 생각하는 사회에 분노한다. 이는 고발자와 피해자 스스로의 목소리를 은폐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에 가해지목인은 물론, 다음의 대상을 규탄한다.

가해 지목인에게 요구한다

1. 법적 처벌을 따르고 사죄하라.

2. 모든 문단 및 교육 활동을 중지하라.

3. 고발자 및 피해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시도하는 2차 가해를 중단하라.

4. 고발자 및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제3자에게 발설하지 마라.

5. 문학이라는 이름을 권력이자 도구로 휘두르지 마라.

고양예술고등학교에 요구한다

1. 고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학과 문학 강사 성폭력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하여 본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라.

2. 교내 성폭력실태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교사 및 강사에 의한 성폭력실태조사를 실시하라.

3. 교내 성폭력상담실을 설치하라.

4. 일반교사 및 전문교과 실기강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하라.

5. 실기 강사 채용 기준을 공개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밝혀라. 범죄 혐의 유무를 기준에 포함하여 채용기준을 강화하라. 채용에 대한 엄격한 책임을 져라.

6. 실기 강사 평가 항목을 보완하고, 익명성이 보장된 설문조사를 실시해, 폐쇄적인 실기 학습 환경을 개선하라.

문학과지성사에 요구한다

1. 복합문화공간 ‘문지문화원 사이’에 성폭력 예방 내규를 만들어라.

2. <문학과지성사>가 지난 11월 6일 발표한 입장은 가해지목인 개인 뒤로 숨어 권위를 유지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문지 시인’이라는 타이틀이 가해지목인의 권력이 되었음을 인지하고 이에 책임감을 가져라. 자성하라.

시인 협회와 소설가 협회, 한국작가회의에 요구한다

1. 개별적인 사건들을 하나로 모아 성추문이라고 집약하여 대응하지 마라.

2.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을 개인의 문제, 외부의 문제, 타인의 문제로 은폐하려 하지 마라.

3. 혼란에 맞서는 목소리의 중요성을 알고 ‘시국선언’을 한다면, 성폭력 고발에 대해서도 일관적인 태도를 보여라.

여성문인연대에 요구한다

1. 젠더 권력의 불합리함에 맞서 목소리를 내자.

2. 실재하는 피해자를 위한 공론장을 만들고 연대를 확장하자.

너와 나에게 자성을 요구한다

1. 우리를 옥죄고 억압하는 기득권의 본질과 나와 너의 위치를 인지하자.

2. 문단과 문인의 ‘명예’라는 이름 뒤에 은폐된 이면을 보자.

3. 고백과 자성을 자기혐오로 환원하지 말고 회복과 성장, 연대로 나아가자.

<탈선>의 목소리는 계속될 것이다. 문학의 이름으로 연대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우리는 그 목소리를 모을 것이다.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행동하겠다. 우리는 이제 시작했다.

2016. 11. 11. 고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졸업생 연대 <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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