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서비스 업체와 결탁해 대포통장을 대량 유통시키고,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의 5억 원대 범죄를 도운 국내 조직책들이 구속됐다. 

일산동부경찰서(서장 김성용)는 2016년 10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해외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한 뒤, 국내 최대 유통망을 갖춘 퀵서비스 업체를 통해 대포통장을 대량 유통시킨 국내 관리책등  7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이 유통시킨 대포통장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에 이용되면서 J씨(46세, 女) 등 68명 피해자들을 상대로 5억 6,000만 원을 가로채는데 사용됐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주고받은 위챗(WeChat) 채팅 원본을 입수해 10개월간의 분석한 끝에 대포통장 수집 및 유통 방법, 퀵서비스업체와 결탁한 증거를 밝혀내 이번 사건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보이스피싱 수법은 다양했다. 피해자중 한명인 J씨(46세, 女)는 지난 3월 29일 롯데캐피탈을 사칭하는 사람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대포통장 배송에 사용된 위챗 내용 일부. <자료 : 일산동부경찰서>
 
 

전화속 인물의 “대환대출을 받으려면 대출거래 실적이 필요하니, ◯◯캐피탈에서 대출을 받아서 돈을 보내주면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대환대출 해 주겠다”는 거짓말에 속은 J씨는 ◯◯캐피탈에서 350만 원을 대출 받아 대포통장으로 피해금을 송금했다. J씨가 보이스피싱을 눈치채고 경찰에 신고했을 때는 이미 돈이 인출된 뒤였다. 

경찰은 이 외에도 보이스피싱 조직이 검찰 수사관을 사칭하거나, 피해자 자녀를 납치했다고 거짓협박을 하는 경우, 금융기관 사칭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조직적으로 범죄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검거된 국내 관리책 등 7명은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한 수익 대부분을 도박으로 탕진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위챗 채팅자료를 추가 분석해 해외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일산동부서 관계자는 “전화를 통한 대출상담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수사기관에서 돈을 인출하게 하거나 이체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 계좌이체를 요구할 경우 보이스피싱이 아닌지 일단 의심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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