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큰 고민거리다. 수능이 코 앞으로 다가온 지금 전공선택은 다시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이런 고민은 다른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인 듯 보인다. 입학 시즌도 아닌 미국에서도 내년도 대학 입학에 관한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전공을 선택할 때 어떤 전공이 미래 안정적인 직업을 제공하고 보수를 많이 확보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인 것처럼 보인다.

뉴욕타임즈 11월 3일자에는 제프리 셀린고(Jeffrey J. Selingo)의 글(원제 Six Myths About Choosing a College Major)이 실렸다. 미국 교육 당국(The Ministry of Education)에 따르면 학생의 30%가 최소한 한 번 전공을 바꾼다고 한다.

9월에 있었던 미국 갤럽 조사를 봐도 미국 고등학생들의 대부분이 전공을 선택할 때, 가족과 친구의 의견을 듣는다고 한다. 11퍼센트의 학생이 고등학교 진학담당자와 이야기하고, 28퍼센트의 학생들이 대학 입학담당자의 자문을 구한다고 한다. 제프리 셀린고에 따르면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학생들과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Myths)에 있다고 한다. 이 편견들은 우리사회와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편견1: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을 전공하는 학생이 다른 전공자보다 항상 돈을 많이 번다.

STEM에는 경영학 전공도 포함한다. 정답은 해당 학과 전공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항상 돈을 많이 벌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문학과 비교한다면 영문학 전공자 상위 25%는 화학공학 전공자 하위 25%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번다. 화공 전공에는 세부 전공이 많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화공을 전공한다고 해서 인문학 전공자보다 높은 임금을 보장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 편견은 돈을 많이 벌게 해주는 전공을 선택할 때 그 안에서 무엇을 자신을 위해서 전공할지 잘 알아봐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데이터에 따르면 소위 잘나가는 전공일수록 평균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경향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위 잘나가는 전공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그 전공 안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할 때 세부적인 정보를 얻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들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졸업 후 자신이 원하는 보수 수준을 결정할 수 있는 필요한 자질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편견2: 대학에서 여성들은 모든 전공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모든 것을 갖기 원한다

현재 미국 대학의 56%는 여성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소위 고소득과 관련된 학과에서 여성들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경영경제 전공자는 31%, 화공은 28%, 컴퓨터 과학은 20%, 전기전자는 10%, 기계공학은 8%정도의 여학생들이 전공한다. 여성들의 진출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여성들이 모든 영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며 대학에 입학하는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임금이 높은 분야에서 직업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또한 우리 대학을 세밀하게 살펴보아야 하겠으나 일반적으로 고소득을 보장해준다는 전공의 경우에 남성이 우세하게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여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전통적인 남녀 관점이 아니라 고소득에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를 확보하여 졸업 후 여성끼리 경쟁하지 않고 남성과 경쟁을 함으로써 더욱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편견3: 전공 선택이 대학 명성을 선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많은 미국의 고등학생들이 전공이 중요하며 대학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명망 있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훈련 수준이 특정한 고소득 직종 전공을 선택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편견이다.

미국의 명망 있는 대학에서는 개인의 창의력, 도전 의지 등 학과가 아닌 대학 수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하다. 또한 이중전공이 일반화되면서 하나의 전공만을 선택했을 때보다 학생들은 이미 선택한 (비고소득)전공의 취약점을 극복하도록 교육받을 수 있다. 또한 비슷한 전공을 이중으로 전공하는 것보다 전혀 다른 것을 이중 전공하는 것이 노동시장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결국 한 전공만을 선택하는 옛 방식으로 볼 때 이중전공 경향이 높아지는 현대에서 학과 전공 하나만을 보기보다는 학교가 학생에게 제공해주는 것이 뛰어난 명망 있는 학교 혹은 엄선된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우리사회는 미국보다 출신 대학교를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인문학적 소양이나 자질을 가르치는 문제와 관련이 되지는 않는다. 단 졸업 후에 개인이 확보할 수 있는 문화적 자본보다 사회적 자본의 확대가 실상 명문대를 중심으로 구조화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명문대일수록 이중전공자들이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할 수 있기에 대학을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미국이나 한국에서도 학생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되겠다.

문상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