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이면 정발산동 고양시니어센터 교육장에서는 맑고 청아한 오카리나 연주 소리가 들려온다. 교육장 안을 들여다보면 나이 지긋한 어르신 삼십명 정도가 열정적으로 오카리나를 배우고 있다. 

그 중심에서 오카리나 강습을 하는 강사 채경자 씨는(76) 교육생들에게 인기스타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모습에 팬들도 여럿 생겼다.

채 씨는 오카리나 교육생들과 함께 복지관,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인생 2막을 지역사회 공헌으로 찾고 있다. 그를 인터뷰했다.

고양시니어센터 오카리나 강의로 인기만점인 채경자(76) 강사.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사회 공헌에도 나서고 있는 열정적인 시니어다.

시민기자 : 오카리나 교육이 인기가 참 많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오카리나 강사로 뛰어들게 되셨나요.

채경자 강사 : 어린시절 교육감이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피아노를 배운 것이 계기가 돼 사범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어요. 중학교 음악교사로 지내다가 결혼 후 교사직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면서 피아노 학원도 운영했지요. 당시는 전쟁 후 얼마 되지 않아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저는 부모님을 잘 만난 덕에 그 시절에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고, 또 전공을 하게 됐으니 행운이었죠. 

지금은 어릴 적부터 배운 피아노로 평생 음악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 흰돌종합복지관에서 아코디언 강습을 하고요. 화요일은 이곳에서 오카리나를, 수요일은 신도동 종합복지회관에서 아코디언 강습을 합니다.

또, 주엽동 성당이나 어린이집에서도 오카리나나 멜로디언 등 강습을 합니다. 그리고 복지관, 요양시설, 경로당이나 어린이집 등을 찾아다니며 봉사연주를 하고 있고 주말에도 찾는 곳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가고 있습니다.

시민기자 : 오카리나는 어떤 동기로 배우게 되셨나요.

채경자 강사 :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복지관에서 강습하고 있을 때 오카리나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그 소리가 은은하면서도 맑고 청아해 반했어요. 오카리나는 음역대가 23개 정도로 적기 때문에 오선 안에 그려진 음표만 볼 수 있으면 쉽게 연주 할 수 있어요.

음악을 좋아하지만 악기 다루기를 어려워하는 많은 시니어들도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전력을 다해 배워서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문강사로 활동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민기자 : 오카리나를 어느 정도 배워야 연주 할 수 있나요?

채경자 강사 : 사람마다 조금씩 틀리지만 2개월 정도 배우면 동요 정도는 연주할 수 있지만 고난이도와 테크닉 연주는 1년 이상 연습해야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어요. 꾸준히 갈고 닦으면 더욱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오카리나 연주가로 활동 할 수 있지요. 오카리나는 어려운 악기가 아니어서. 초보자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답니다.

시민기자 : 오카리나를 교육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채경자 강사 : 악보도 보기 어려워했던 시니어 수강생들에게 악기 하나쯤 다룰 수 있도록 가르치고 함께 연주할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오카리나 강습을 통해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는 보람도 크지만 무엇보다 봉사를 통해 시니어들에게 위로를 줄 때 기쁨이 더 큽니다. 몸을 못 쓰는 노인들도 처음엔 반응이 없다가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어깨를 들썩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경로당이나 요양시설에 아흔 살 넘은 노인들도 많아요. 어르신들이 그 나이까지 평생 악기연주를 처음 들었다 하면서 눈물을 흘릴 때 짠하기도 하고 제가 가진 달란트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보람 있습니다. 그리고 자원봉사 활동으로 복지관에서 협연을 무사히 마치고 나온 수강생들이 스스로 이런 공연을 했다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고 보람차 하는 것을 보며 교육한 보람을 느낍니다.

시민기자 :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다면 소개해주셔요?

채경자 강사 : 오카리나 수강생들이 모두 기억에 남지만 그 중 남편을 먼저 보내고 우울증이 심해 집에만 있던 60대 회원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오카리나도 악보도 준비해 오지 않고 멍하니 있어 강습을 받지 않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빠지지 않고 계속 출석하더군요. 

시간이 지나 물어보았더니 오카리나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편해져서 그 소리를 들으려왔는데 지금은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배우고 자원봉사도 다니면서 우울증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되고 음악과 오카리나를 통해서 삶의 활력과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해 보람이 있었습니다.

시민기자 :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채경자 강사 : 삶은 때로 뜻하지 않은 곳으로 방향전환을 하기도 합니다. 잘 나가던 음악학원 원장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50대 중반, 뜻하지 않은 사고로 피아노학원을 접어야했어요. 운동화를 신었어야 했는데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 동네 뒷산에 올랐다 살얼음판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어요. 허리수술 후 보호대를 차고 피아노 앞에 앉아 강습을 하다 보니 건강에 무리가 돼 학원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다 지난 일이지요.

시민기자 : 앞으로 계획과 포부에 대해 말해주세요.

채경자 강사 : 수강생들의 도전과 열정을 보면서 보람이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재능기부 자원봉사를 하면서 실버들에게 활력을 주고 더 나아가 강습자의 유대와 결속으로 지역공동체가 하나로 되는 도구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가도 생각하게 됩니다.

교육생들은 악기를 처음 잡아본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시니어들의 특성을 고려한 오카리나 음악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서 누구나 쉽게 오카리나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안내할 거예요. 

수강생들이 동요나 가요 등을 익히면 함께 복지관, 요양병원, 경로당 등으로 연주 봉사를 다니면서. 음악 경력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오카리나를 통해 노년기 삶의 만족도 향상에 기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강습 활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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