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0일 일요일 오후5시 40분경, 킨텍스 제2전시장 7번 홀 앞 출입구 근처에서 6세의 남자 아이가 걸어가다가 넘어졌다. 비가 온 당일 천장에서 빗물이 떨어진 것을 미쳐 알지 못하고 미끄러져 넘어진 것이다. 

빗물이 새는 곳을 물통 등으로 받치고 있는 킨텍스 제2전시장 2층의 모습. 전시장 바닥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 빗물은 육안으로 식별하기 곤란하다.

넘어진 아이의 아버지 류모 씨는 2층 안내데스크를 방문해 항의하면서 필요한 조치 및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시장 바닥이 대리석으로 시공된 탓에 빗물이 고인 것을 육안으로 식별하기 곤란했다.

민원인 류 씨에 따르면 “아이가 뛰어가다가 넘어진 것도 아니고 걸어가다 넘어졌다. 민원을 제기한 후에도 사고 현장에서 다른 어린이 및 어른들이 십여 명 넘어지는 것을 보았다”면서 국제전시장인 킨텍스에 이런 후진적인 사고가 난다는 것에 분통을 터트렸다.

이렇듯 킨텍스 제2전시장에 빗물이 새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시장 개장 직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제2전시장 천장에서 빗물이 떨어지고 있어 쓰레기통 등을 이용해 빗물을 받아내고 있는 모습. 전관판 일부에 보이는 'Welcome KINTEX'라는 간판 내용과 새는 빗물을 쓰레기통으로 받치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대조적이다.

2009년 착공해 2011년 9월 준공한 킨텍스 제2전시장 건립에는 토지보상금을 제외하고 공사대금만 3,300억 원이 넘게 들어갔지만 건설단계에서 설계변경만 수십 차례. 이로 인해 공사 진척이 원할하지 못했으나, 완공기일을 무리하게 맞추는 과정에서 부실공사가 상당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제2전시장 누수구역만 2층 내에서도 수십 곳이라고 하는 수준이다. 자주 빗물이 새는 장소에는 대형화분을 구입, 배치해 두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주 빗물이 새는 곳에는 대형화분을 구입하여 배치해 두고 있다.

개선의 여지는 당분간 없어 보인다. 현대건설 등 건설사 4곳의 컨소시엄과 추가 건설비 지급문제로 소송 중이기 때문이다. 

킨텍스는 제2전시장 시공사인 현대건설 등 건설사 4곳과 추가공사대금 200여억 원을 빌미로 한 법정공방도 하고 있다. 현대건설 등은 2012년 4월 킨텍스가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중앙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신청을 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킨텍스가 217억원의 추가공사비를 지급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등은 킨텍스가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이 마무리되지 않은 한 현대건설 등은 하자보수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기 이전에 킨텍스측의 긴급한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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