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백석동 요진와이시티(Y CITY) 입주자들과 시행사인 요진개발측이 때 아닌 단지 통학버스 운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요진개발이 와이시티 거주 초등학생들의 등하교를 지원하는 통학버스 운영비를 2월분부터 지급하지 않고 있어서다.

와이시티 전경.

요진개발이 통학버스 운영비 지급을 빌미로, 반복되는 도로침하로 사업가능성 자체가 의심되는 백석동 1237-2, 3 업무시설 공사현장 민원 입막음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복수의 와이시티 입주민들에 따르면 27일 현재 와이시티 통학버스 운영비 2월분과 3월분이 미지급 상태다. 그간 요진개발이 매달 운영비를 대납해주던 것에서 이유 없이 지원을 끊어버렸기 때문.

와이시티 거주 초등학생들은 인근 금계초로 등하교한다. 거리가 2km에 달하고 도보로 30분(초등학생 기준) 거리여서 등하교 안전 등을 위해 입주당시인 2016년 시행사인 요진개발이 입주민들에게 약속해 통학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45인승 버스 2대가 아침 등교와 오후 하교시간에 운행되고 있다. 등하교 인원만 200여명에 달한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요진개발측은 당시 10년간 통학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4억 원 가량의 운영비 지원을 입주자예정자모임과 약속했다. 이도 월600여만 원의 운영비를 감안하면 10년 운영비로는 충분치 않은 상황. 이마저도 이유 없이 끊은 것이다.

요진개발측이 이렇게 통학버스 운영비 지원을 중단한데는 운영비 지원의 근거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이 한 몫하고 있다. 2016년 최초 관련 합의 당시 공식 합의문을 만들어 놓지 않은 것. 요진개발측은 이를 이유로 운영비 지원을 꼭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요진개발측이 입주자들에게 요구했다는 합의서. 통학버스 운영비 지급 조건으로 인근 업무시설 공사현장 민원을 넣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시 패널티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요진개발이 통학버스 문제를 들고 나온 이유가 다른데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만 네 번째 도로균열이 이어지고 있는 인근 요진와이시티 업무시설 공사에 대한 민원을 차단하려는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학버스 운영비 재지급을 위해 최근까지 수차례 이어진 입주자대표회의와 요진개발간의 협상 테이블에서 요진개발은 남은 통학버스 운영비 3억 7,8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백석동 1237-2, 3번지 일대에서 진행되는 공사와 관련한 일체의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요구를 들고 나왔다.(위 합의서 참조)

해당 지역은 요진개발의 업무용시설 공사현장으로 올해만 수차례 지반침하를 일으켜 싱크홀 공포를 불러일으킨 장소다. 요진개발이 업무시설에 대한 안정성 확보보다는 통학버스를 볼모로 문제 덥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입주자대표회의는 26일 관련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 자체를 결렬시킨 상태다.

이와 관련 와이시티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27일 <미디어고양>과의 통화에서 “(요진개발측이)‘4억을 지급하려면 조건이 있어야 한다. 받으려면 우리에게 뭘 줘야한다’고 했다”면서, “우리는 준공전 합의사항인 통학버스 운영비 지급에 조건을 다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입주자대표회의 구성 후 요진측이 하자처리 한번 제대로 해준 적이 없다. 입주민들의 신뢰도가 바닥”이라며, “통학버스 운영비 지급에 대한 법적인 대응방안도 논의해보겠다”고 전했다.

금계초로 통학하는 와이시티 200여명의 초등학생들은 통학버스 이용이 불가능해질 경우 2km에 가까운 거리를 통학해야 해 심각한 안전문제가 예상된다.
요진건설 홈페이지에 소개된 일산 와이시티. 대표 시공실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요진개발측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입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비 조달에 실패하면 최악의 경우 통학버스 운영이 중단된다. 학생들이 먼 거리를 도보로 통학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한편, 요진개발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미디어고양>은 합의서 작성을 요구했던 A상무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관련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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