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시장 최성)가 지난 19일 고양일산 테크노밸리에 대규모 무슬림 할랄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라는 한국경제 보도와 관련, 이는 이슬람 관광시장을 겨냥한 아이디어 차원으로 추진단 내부에서 검토된 사항이며 전면 백지화했다고 23일 해명자료를 내놨다.

한국경제TV가 공개한 고양시의 '동남아 무슬림 해외관광객 유치방안(안)'. 실리콘밸리추진단이 이슬람 사원 유치 등 할랄타운 조성 위한 추진전략이 준비중이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한국경제TV 캡쳐>

해명자료에서 시는 현 지역여건과 시민정서 등을 감안할 때 현재 및 향후에도 할랄타운에 대한 추진계획은 없다고 강조하고, ‘고양일산 테크노밸리는 최첨단 4차 산업의 집적지로 조성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최초 보도 4일만의 해명이다. 지자체가 언론보도에 공식적 해명자료를 내는 일이 드물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고양시 홈페이지 관련 게시판을 살펴보면 이번 해명 보도자료는 '킨텍스 자원부지 헐값매각에 대한 해명자료' 이후 3년만에 나온 것 이어서 더욱 그렇다.

앞서 '한국경제'는 지난 19일 보도를 통해 경기도 고양시가 무슬림 관광객을 잡기 위해 고양실리콘밸리 프로젝트에 관련 인프라(할랄타운)를 대거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며, 한류월드에는 무슬림이 먹고 쓰는 할랄식품 매장과 식당을, 킨텍스 등에도 할랄식품 전문홍보관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1일에는 고양시가 할랄타운 조성과 관련한 주민반발을 의식해 입장을 바꾸는 등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 이후 고양시청 온라인 민원게시판에는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일부 시민은 "테러나서 고양시 말아먹을 작정이냐. 무슬림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타협이 없는 교리 집단이다. (할랄타운 조성이)테러도 함께 수입하고 나라 팔아먹는 이완용보다 더 극악한 결과를 몰고 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블로그에도 '고양시에 이슬람타운 조성', '할랄타운 들어오면 일산은 기피도시가 될 것'이라는 등 공포심리를 자극하는 문구가 등장했다. 관련 검토에 나섰던 통일한국실리콘밸리추진단에 민원전화를 넣어야 한다는 독려글도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블로그에서는 고양시가 할랄타운 조성으로 일산을 이슬람화 하려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 게시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블로그 ILSAN INPO>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고양시가 23일 해명자료를 통해 발빠른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양시가 이번 할랄타운 구상에 대한 고양시민들의 여론 수렴 없이 일부 민원에 치인 듯 급하게 백지화를 선언한 행정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특정 종교 눈치보기 아니냐는 시각도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 구체적인 해명을 듣기 위해 24일 <미디어고양>이 실리콘밸리추진단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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