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유학생활 각 도시마다 우에노 공원, 
센트럴 파크 같은 곳이 있다는 것이 시민들에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일산에 호수공원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에요. 
결혼 결정 후, 결혼식 장소로 너무나도 당연하게 호수공원을 떠올렸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좋아하는 친구들이 
함께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이는 일 아닐까 싶어요.”

 

결혼식 장소로 호수공원을 떠올렸다는 신부 강미현씨.

10월 16일(일) 낮 12시 호수공원 달맞이섬에서 아주 특별한 결혼식이 있었다. 아르헨티나 출신 작곡가 겸 반도네온 연주가 제이피 조프리와(Juan Pablo Jofre Romarion) 사진을 매체로 한 파인 아티스트 강미현씨가 그 주인공이다. 검소한 결혼문화 확산을 위해 고양시가 지원, 모집한 ‘호수공원 작은 결혼식’의 주인공이 바로 이들이다. 결혼식은 주례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연주한 신랑의 반도네온연주와 음악인 친구들의 축하 연주로 분위기를 더했다. 

신랑 제이피 조프리와 신부 강미현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결혼식의 모든 것을 가족과 친구, 지인들과 함께 손수 준비했다. 각국에서 부부를 축하하기 위해 달려온 이들은 “서로가 갖고 있는 달란트는 다르지만,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함께 나누는 것에 의미가 있고 즐거움을 느낀다.”며 이들 아티스트 부부의 앞날을 축복했다. 
유학 가서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돼서 기쁘다는 제이피 조프리, 강미현씨 부부. 누가 하객이고 누가 관객인지 모를 호수공원에서 시민들의 축복 속에 아주 특별한 결혼식을 올린 오늘의 주인공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우리는 국적이 다른, 아티스트 부부”

호수공원 특별한 결혼식의 주인공, 제이피 조프리(왼쪽)씨와(Juan Pablo Jofre Romarion) 강미현씨 부부.

 신랑은 아르헨티나 출신 작곡가 겸 반도네온 연주가 Juan Pablo Jofre Romarion(1983년생)구요, 저는 일본에서 예술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뉴욕에서 파인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강미현(1975년생)이라고 합니다. 잠깐 신랑 자랑(?), 소개 좀 하자면 제이피 조프리는 링컨센터 최고 아티스트 중 한명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실력 있는 친구에요. 아르헨티나 국립 예술 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뉴욕타임즈에 제이피의 음악이 소개될 만큼 탱고클래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펼친 작곡자이자 반도네온 연주자에요. 반도네온은 작은 손풍금이라고 할 수 있는데, 탱고 연주에 가장 중요하게 쓰이는 악기에요. 저희 신랑이‘JP Jofre Hard Tango Chamber’밴드의 리더로 있는데, 지난 10월 9일(일) 잠실 롯데홀에서 내한 공연했어요. 공연차 한국에 들어왔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공원에서 결혼식까지 올리고 들어가네요. 

친구들의 축하연주로 결혼식의 분위기를 더했다.

“연상연하 커플, 첫 만남은 공연에서”

 신랑은 83년생, 저는 75년생이에요. 연애는 2년 정도 했네요. 첨부터 팬의 입장은 아니었고 탱고클래식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궁금해서 공연 보러 갔다가 친구가 됐어요. 그러다 발전 된 거죠. 파블로는 마음이 순수하고 배울점이 많은 친구에요. 자기 일을 너무나 사랑하고 음악을 할 때, 열정적인 모습에 저도 같이 많은 영감을 받아요. 같은 모습으로 늘 곁에 있어줘서 감사해요. 

“호수공원 특별한 결혼식이 있기까지”

당신을 만난 건 인생의 행운, 큰 축복이에요.

 일본, 뉴욕 등 오랜 외국생활을 하며 느낀 게 있어요. ‘우에노 공원, 센트럴 파크.. 도시 내이런 공원들이 있다는 건 그 곳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얼마나 좋은 일인가’하고 .. 이처럼 제 뿌리가 있는 일산에 이런 호수공원이 있다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죠. 신랑도 작년 예술의 전당 공연을 위해 내한 했을 때 일산 호수 공원에 놀러 갔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이 있다는 것에 놀랐죠. 그래서 전 결혼 결정 후 결혼식 장소로 너무나 당연하게 호수공원을 떠올렸어요. 신랑도 우리 결혼식을 호수공원에서 한다는 것에 기꺼이 찬성했고요.
때마침 고양시에서 지난 9월 ‘호수공원 작은 결혼식’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공원을 시민들에게 결혼 장소로 제공한다는 걸 알게 됐고, 언니의 신청으로 이렇게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호수공원에서 결혼까지 할 수 있게 됐어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원 관리과 김희정씨의 진심어린 후원이 아니었다면 자연스럽게 진행되기 어려웠을지도 몰라요. 다시 한 번 김희정씨께 감사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요. 여성들의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항상 새로운 시도를 실천으로 이끄는 것 같아 기쁘다는 말도 함께 전하고 싶네요.

“스몰웨딩, 예식준비는 손수”

각국에서 축하하러 한걸음에 달려온 친구, 지인들과 찰칵.

 결혼식은 모두 가족과 친구, 지인의 도움으로 준비했어요. 웨딩 드레스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디자이너 토모에 미네타 (Tomoe Mineta), 웨딩 반지는 아르헨티나 출신 파인쥬얼리 디자이너 파울라 (Paula Maria Moyana)가 선물해 줬어요. 당일 축하 연주는 음악가 친구들이 맡았고요. 그리고 늘 저를 응원해주는 가족, 3명의 친언니들과 조카들이 결혼식을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어요. 당일 웨딩촬영도 조카가 대신한 거랍니다. 준비과정 동안 가족과 지인들의 따뜻한 마음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어 너무 감사했어요. 호수공원에서 결혼 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감사하구요.

수많은 여행길 가운데 행복한 첫 걸음이 되기를 바라며.

 한 방울, 두 방울 잔잔히 내리는 빗방울 속에 마지막까지 모두가 하나 된 밝은 표정으로 호수공원 특별한 결혼식의 자리를 지켰다. 서로를 만나 또 다른 가족과 친구가 생기게 돼 기쁘다는 JP 조프리(Juan Pablo Jofre Romarion)강미현 부부. 결혼을 여행에 비유하며 “새로운 탐험을 할 수 있어 기쁘다.”는 이들 부부의 말처럼 오늘의 시작이 앞으로의 수많은 여행길 가운데 행복한 첫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 스몰웨딩- 허례허식을 뺀 소박한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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