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득 엔도내과 원장

 

열심히 일해야 할 나이에 당뇨병이 생기면 직장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당뇨병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당뇨병이 생기면 일상 생활이나 직장 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을 그만두고 당뇨병 치료에 전념할 수는 없다. 반대로 당뇨병 관리를 포기하고 직장 일에만 매달릴 수도 없다.

당뇨병이 생긴 젊은 사람은 당뇨병 환자임을 숨기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여 당뇨병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당뇨병은 만성 질환이다. 당뇨병을 얻게 되면 직장생활이나 사업에 지장을 주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당뇨병 환자 중에서도 제1형 당뇨병이나 인슐린 주사를 맞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직종에 취업이 제한된다.

군인, 경찰, 구급대원, 직업운동선수, 중노동 등의 극한 체력을 불시에 필요로 하는 직업과 조종사, 대중교통 운전 등의 사고위험 업무에 종사는 직업이 이에 해당된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취업 제한이 되지는 않는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이지만 인슐린 치료를 받는 경우와 직업의 종류가 신체 활동을 많이 요구하는 직업 환경일 때에는 당뇨병으로 인하여 직장 생활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

다음과 같은 업무 환경이 있다면 본인의 당뇨병 조절에 악영향을 주게 되므로 직장에서의 배려가 필요하게 된다.

즉 주야간 교대근무, 격일제 근무, 야근, 금식이나 식사제한이 있는 경우, 해외출장, 접대업무 등등이다.

과도한 노동을 하거나 휴식 시간이나 식사 시간이 자유롭지 못한 직업 환경 또한 당뇨병 관리에 방해를 줄 수 있다.

당뇨병 환자들은 자신의 당뇨병이 직장 내에서 알려졌을 때 승진, 인사고과에 영향을 받고 차별을 받게 되지 않을까 불안해하기도 한다.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업무에 바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님에도 상사나 동료들은 당뇨병이 있으면 늘 아프고,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다.

많은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관리를 희생해서라도 동료들에게 저혈당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은 누구보다도 건강하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술자리에서 과하게 술을 마시며 당뇨병을 숨기려 한다.

직장생활이 혈당관리를 나쁘게 하는 점은 ▲앉아 있는 시간의 증가로 운동부족, ▲출근이 빨라 아침 식사 거름, ▲점심 때 외식, ▲퇴근이 늦어 저녁식사 시간 지연, ▲잦은 직장회식, ▲접대와 음주, ▲스트레스와 흡연, ▲잦은 또는 장기간의 해외 출장 등이다.

혈당관리가 불리한 직업은 ▲야간과 주간 근무를 교대로 하는 직업(경비·간호사·택시 기사), ▲반드시 계속 앉아 있어야 하는 직업(운전), ▲근무와 활동이 예측 불허인 직업(경찰·군인), ▲야간에 근무하는 직업(유흥업소·야간 서비스업·야간 작업조), ▲한정된 공간에 서서 근무하는 직업(서비스업) 등이다.

당뇨병 환자에게 곤란한 직업은 ▲직업운동선수, ▲군복무, ▲중노동, ▲항공기 조종, ▲원양어선 근무, ▲격오지 근무 등이다.

본인의 당뇨병 관리를 위하여 직장을 바꾸거나 직업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직업이나 직장을 바꾸지 않고도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당뇨병 관리를 잘 하면서 직장생활을 지혜롭게 영위할 수 있다.

당뇨병을 가진 직장인들에게 직장 환경은 당뇨병 관리를 소홀하게 하는 핑계가 되기도 한다. 운동할 시간이 없고 잦은 외식으로 인해 식사요법 준수가 어렵다고 불평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직장생활이 당뇨관리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 과연 직장을 그만둔다면 문제가 없어질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직장 생활과 당뇨병 관리를 병행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규칙적인 식생활과 운동을 유지하면서 당뇨병 관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직장 동료나 상사의 이해를 먼저 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직장에서 적당한 친구를 만들어 당뇨병에 대한 상의를 하고 양해를 구하여 비상시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만일을 대비하는 방법이다.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문제라면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계단 오르내리기를 하거나 운동 동호회를 만들어서 직장 내에 운동할 수 있는 건전한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다.

당뇨병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직장 동료들에게 건강관리 상식에 대해 간단히 강의를 하거나 토론을 하는 것도 좋다.

당뇨병 관리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일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직장 생활이 당뇨관리에 있어 방해 요소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음에 예시한 방법들은 당뇨병 환자의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직장 생활 적응 요령은 ▲본인이 당뇨병 환자임을 일부러 숨기지 말자. ▲오히려 당뇨병을 평상시에 알려 특정일에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에 대하여 공부를 하여 많은 지식을 갖고 있자. ▲동료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다면 친구가 되어 정보교환과 도움을 주고 받자. ▲퇴근 후 또는 저녁식사 후에 운동을 하는 습관을 가진다. ▲직장 회식에 참여하되 음식은 절반, 술은 소주 2잔 이내로 한다. ▲야간과 주간 근무를 교대로 하는 경우 약 복용을 담당의사와 의논한다. ▲당뇨병에 해로운 조건과 환경들을 분석하고 실천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개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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