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의 예고, 우리는 중산고 미술부 동아리 청개구리 입니다.

까르르르~ 까르르르~. 늦은 저녁, 불빛이 환한 미술관 복도를 채우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기자를 반긴다. 각자가 스케치한 그림을 들고서 복도 가장자리 벽면을 채우기가 한창이다. “중산고 미술부 맞나요?” 기자의 물음에 “중산고 미술부 청개구리가 맞습니다! 맞고요~” 특유의 재기발랄함으로 무장한 아이들이 쾌활한 목소리로 스스럼없이 인터뷰에 응해준다.

일반적으로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이 미대를 진학하기 위해선 입시미술전문 학원을 통하기 마련인데, 중산고 ‘청개구리- 미술부’는 서울대3명, 홍익대50명, 이화여대13명 등(2016년 3월 기준)합격률 136%를 자랑하며 공교육에서도 미대 명문 입시가 가능하다는 저력을 보여준다. 1999년에 창단해 올해로 17년이 된, 이미 학교 안의 예고로 통한다는 중산고등학교 미술부 청개구리는 이미 지역 내에서도 미술명문학교로 유명하다.

개굴개굴개굴~ 재기발랄 1학년- 조인영, 김유진, 이가은, 임태엽, 임효정, 박미성.

똑 소리 나고, 재기발랄 통통 튀는 '청개구리’ 미술부. 어두운 밤하늘에 총총 반짝이는 별빛 같은 그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따뜻한 분위기, 돈독한 관계”
교실 5칸 규모의 미술부 전용 실기 작업실은 늦은 밤에도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정규수업을 받고 6:00부터 9:50분까지 방과 후, 아이들은 미술반에 따로 모여 실기 공부를 한다.
사락사락 스케치를 하는 친구, 먹물로 화초를 그리는 친구, 찰흙으로 조물조물 모형을 만드는 친구, 붓으로 색을 입히는 친구.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실기연습에 한창이다. 통으로 뚫려있는 널찍한 교실엔 서양화, 동양화, 디자인, 조소 네 가지 분야로 공간이 구성돼 선, 후배 할 거 없이 한데모여 배움의 장을 마련한다.

사락사락사락, 스케치가 한창인 교실.

“이렇게 한 공간에서 활동하다보니 선, 후배간의 관계가 너무 좋아요. 다들 선배라는 호칭 대신 언니라고 부르며 멘토- 멘티의 역할관계로 따뜻한 분위기 속에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요.”...송수미(고1)
“미술부의 날, 미술 문화탐방, 동화책 제작, MT, 전시회 같은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선후배 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미술부 내 동아리 활동도 별도로 있어 친밀감도 높이면서 다른 곳에서 할 수 없는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어 정말 좋아요.”...이승연(고2)

조소가 좋아요! 2학년 한지혜(여), 김주호(남)

“인성을 중요시, 면접보고 들어와요”
청개구리 미술부에 모여 있는 아이들은 모두 필기, 실기, 면접까지 거쳐 최종 합격해 들어온 재원들이다. 고등학교 입학 전 사전 지원을 통해 시험을 본다. 워낙 미술명문학교로 유명하다보니 미술부 학생들 가운데는 원거리 통학생도 많다. 들어가고 싶다고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청개구리 미술부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미술에 대한 열정과 인성이다. 아무리 실력이 좋더라도 면접 때 이러한 부분을 느끼지 못하면 뽑지 않는다는 미술부 지도교사 양승만 선생님의 생각을 아이들을 통해서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따뜻한 분위기, 돈독한 관계! 와보시면 알아요.

“저희 미술부는 시험보고 들어오는데, 그보다도 중요한 건 인성이에요. 선생님이 예의와 인성, 이런 것들을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애들이 미술부에 들어오면 스스로 열심히 하고, 서로 협업하며 긍정적인 모습으로 많이 변화되는 거 같아요.”..강민정(고2)
“선생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입학 때 선생님께서 아이들의 이름을 다 외우시고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다 불러주셨는데 진짜 그 때 깜짝 놀랐어요. 그만큼 선생님께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을 관심 갖고 대해주시구나 느꼈어요.”...김보연(고2)

미술부 전용 실기 작업실은 늦은 밤에도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별화된 수업, 특별한 활동”
청개구리 미술부 수업의 시작과 끝, 각기 15분은 조금은 남다르다. 수업 시작 후 15분간은 드로잉 수업이 이뤄지고, 끝나기 15분전엔 수업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는 시간이 있다. 또한 한국화, 서양화, 디자인, 조소 4개 분야에 21개의 강좌가 개설돼 학년별 과정으로 나누고, 1.2학년 때는 전공과 소묘수업을 3학년 때는 개인 성적과 실기능력을 고려해 진학준비의 커리큘럼이 진행된다. 그밖에 벽화그리기, 동화책 제작발표회, 생태숲 봉사활동 등과 같은 협동심을 기르는 교내외 활동을 통해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대학입시 문턱 앞에 도움이 되니 1석 2조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동화책, 드로잉책.

“해마다 동화책을 편찬하는데, 동화책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팀워크도 다지니 보람도 있고 서로 더 친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게 경직된 분위기에 경쟁하는 입시학원과 우리 청개구리의 다른 점인 것 같아요.”... 한지혜(고2)
“미니 전시회가 자주 열리는 것도 좋아요. 어릴 때 마냥 좋아 그렸던 그림을 떠올리며 꼭 입시에 한정된 주제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사물, 다양한 소재로 그려 미니 전시회에 전시할 수 있는 게 즐거워요.”...김희수(고1)
“학원을 다닌 적 없는데, 일단 들어오게 되면 선생님들이 1:1로 관리해주셔서 이전보다 그림 실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윤금비(고1)

“재미난 미술, 재미난 입시 준비”
똑같은 입시미술을 하더라도 재미난 입시미술을 준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는 청개구리들. 인터뷰 내내 미소만 띄우며 침묵하고 있던 청일점 청개구리 김주호(고2)군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 물었다.

똑같은 입시라도 우리는 재밌는 입시 미술 공부를 한답니다.

“미술부에 들어와서 학원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좋았어요. 다들 미대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지만, 같은 입시 미술을 준비하더라도 여기선 즐겁게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거든요. 일단 들어와 보시면 압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은 남자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아~ 남자가 많이 없어요. 하하”... 김주호(고2)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미술이란 뿌리로 쑥쑥 성장하고 있는 미술 동아리 청개구리.
이름처럼 푸르른 청개구리들의 거침없는 행보를 기대해본다.
111명 미래 작가, 청개구리들의 꿈을 응원하며~ 우리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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