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개굴개굴 개구리 목청도 좋다~♬”

고봉산자락에 위치한 중산고등학교(일산동구 중산동)에는 그 이름도 유명한 청개구리 선생님이 있다. 1999년에 창단해 올해로 17년이 된, 이미 학교 안의 예고로 통한다는 중산고등학교 미술부-청개구리. 이를 만들고 미술부 명문학교로 성장시키기까지 그 중심엔 청개구리 선생님, 양승만 선생님(47)이 있다. 그래서 늦은 밤, 드로잉이 한창인 중산고 미술실을 찾아가 보았다. 소년 시절 가졌던 오직 한 가지 꿈을 교육현장에서 이루고 있는 청개구리 선생님, ‘오~ 캡틴! 나의 캡틴!’ 양승만 선생님을 만나러.

중산고 미술부- 청개구리 중심에 양승만 선생님이 있다.

“제게 있어 미술은 삶, 그 자체죠. 옷, 신발, 필기구,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미술이 포함돼 있어요. 그만큼 미술의 범주는 광범위해요. 미술은 제 자신과 같아요. 허허.” 사람 좋은 웃음과 나지막한 부드러운 음성으로 기자를 반기는 양승만 선생님의 모습에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중산고 미술부- 청개구리, 양승만 선생님. 일문일답을 통해 더 알아보자.

Q. 선생님은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고향이 시골이에요. 경기도 가평에서 자랐는데, 완전 깡촌이었어요. 자랄 때까지는 몰랐는데 교직 처음 발령받을 때 알았죠. ‘내가 살았던 곳이 완전 깡촌이었구나...’ 왜냐면 다들 교직 발령받을 때 양.가.포(양평.가평.포천)만 피하면 된다 할 만큼 그 때 당시는 오지개념이었거든요. 지금이랑은 많이 다르긴 하지만, 암튼 그 때는 그런 이야기가 있을 만큼 시골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공부도 진짜 못했죠. A~Z까지 아는 알파벳을 손으로 꼽을 만큼... 나중에 독하게 공부한 케이스죠. 허허. 그런데 한 가지 꿈은 확실했어요. 어릴 때부터 저는 선생님, 미술 선생님이 꼭 되고 싶었거든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리는 게 좋았고, 중학교. 고등학교 가서도 후배들한테 그림을 알려주는 게 참 좋더라고요. 그래서 미술선생님, 한 가지 꿈을 꾸고 살다보니 지금 여기까지 왔네요.”

제게 있어 미술은 제 자신과도 같아요.

Q. 미술을 시작한 때는? 미술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어릴 때부터 그리는 건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도 그리기 하면 교실 뒤에 선생님이 잘했다고 붙여주시더라고요. 워낙 시골이라 미술학원 한 번 다녀본 적 없다가, 고2때 아버지 같은 미술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제가 선생님을 ‘작은아버지’라 부를 만큼 인생에 있어 멘토라고 말할 수 있는 분인데, 지금은 고인이 되셨어요. 술을 엄청 좋아하시기도 하셨지만, 국전에서 특전하실 만큼 정말 역량 있는 분이셨지요. 제가 미술교육과(사범대)에 가려고 4수를 했어요. 자꾸 안 되니까 중간에 그만둬야 하나.. 했는데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 평생 후회하게 될 일을 만들지 마라.” 선생님 말씀 듣고 하루 3시간 자면서 진짜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래서 결국 4수할 때 만점 받고 들어갔죠. 아직도 합격자 발표 날이 기억나요. 그 무렵 선생님 몸이 안 좋아 중환자실에 계시다 일반실로 막 옮기실 때였는데, 그 날 합격발표가 난거에요. 벽보에 붙은 합격자 명단 확인하자마자 병실로 달려가 선생님께 절하고, 한참을 껴안고 울었어요. 제가 오로지 한 길을 달려올 수 있었던 건 선생님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복도 가득 채운 미니전시회 작품들.

Q. 좋아하는 작가,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나요?
좋아하는 작가는 바스키아에요.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는 미국의 낙서화가로 유명하죠. 낙서, 만화, 죽음, 해부학, 인종주의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루며 팝아트 계열의 천재적인 자유구상화가로 통해요. ‘검은 피카소’라 불리며 지하철 벽면의 지저분한 낙서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은 사람이죠. 기억에 남는 건.. 캐테 콜비츠 전시가 기억에 남네요. 독일의 표현주의 작가인데, 억압받는 민중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선 굵은 판화로 강렬하게 표현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Q. 미술부 이름이 특이한데, 왜 청개구리인가요?
10대의 색을 딱 떠올리면 청색, 푸르름이죠. 10대 특유의 재기발랄함으로,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인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짓게 됐어요.

개굴개굴개굴~ 재기발랄함 가득! 조인영. 김유진. 이가은. 임태엽. 임효정. 박미성(고1미술부)

Q. 중산고 미술부는 선생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제 삶이죠. 젊은 시절을 다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15년간 이 곳에 있으면서 미술반을 일궜어요. 교실 한 칸에서, 2명의 학생으로 시작해 지금은 111명의 학생과 5칸 규모의 미술부 전용 실기실을 갖추게 됐어요. 서양화, 동양화, 디자인, 조소반으로 나눠 13명의 강사 선생님들과 함께 하고 있어요. 서울대, 홍익대, 이화여대 등 136%의 합격률로 성장하기까지 믿고 맡겨주신 어머님들, 잘 따라와 준 아이들, 함께 고생하신 선생님들 모두에게 감사하죠.

Q. 중산고 미술부가 명문으로 성장하게 된 선생님만의 비결은?
관심이죠. 그리고 새로운 생각, 끊임없는 고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할 때마다 할 게 자꾸자꾸 보여요. ‘우리 아이가 어떡하면 잘 될 수 있을까?’, ‘어떡하면 아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부터 하다못해 책상 배치하는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든 부분에 고민들이 들어가 있는 거죠. 이러한 생각의 확장이 있다 보면 새롭고, 재미난 체계적인 프로그램들이 나오게 되요.

1:1 개별맞춤 수업, 꼼꼼한 기록, 체계적인 관리가 포인트!

Q. 미술부- 청개구리만의 특별함은? 
일단 미술부 분위기가 좋아요. 저희는 예의, 인성을 중요시하거든요. 아무리 실력이 좋더라도 면접 때 이러한 부분을 느끼지 못하면 뽑지 않아요. 입시미술이라는 경쟁보다 따뜻한 분위기 속 긍정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으로 협업하며 배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죠.
두 번째는 1:1 개별맞춤형 교육이다 보니 대학 진학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에요. 모든 학생들의 내신 성적과 실기실력, 지원 대학 세세한 것 하나까지 꼼꼼하게 기록하고 자료를 만들어 분석해 진학 자료로 활용하는데 ‘체계적인 관리의 힘’이 컸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는 미술문화탐방, 동화책 제작활동, 드로잉전, 미전, 벽화 그리기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입시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미술부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별함이라 생각합니다.

뜨거운 열기가 후~끈! 미술부 수업현장 속으로.

Q. 혼자만의 시간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그림 그리죠. 요즘엔 한국화가 그렇게 재밌더라고요. 교직 생활 끝나면 노후엔 작가로 활동하며 그리고 싶은 그림 그리면서 지내고 싶어요.

Q. 선생님께 미술이란?
미술은 제 자신이죠.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주변에 볼 수 있는 것들 중에 미술의 영역이 포함되지 않은 건 하나도 없어요. 하다못해 옷, 신발, 볼펜... 그만큼 광범위 하고 그렇기에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의미가 있고 참 소중합니다.

어제와 같은 길을 걷더라도 눈높이를 바꾸면 어느 돌 틈 속 피어있는 꽃송이를 발견 할 수 있는 것처럼 다양한 경험과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시야가 새로움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말씀하시는 청개구리 미술부 양승만 선생님.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다른 내일이 더 기대되는 사람냄새 가득한 양승만 선생님의 행보를 그려보며. 청개구리 미술부 파이팅! 청개구리 선생님 파이팅!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