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사나이’ 윤학배 한국해양대 석좌교수가 고양특례시 소노캄 호텔에서 24일 개최된 고양지식인마을 초청 제8차 조찬모임에서 열띤 강연을 하고 있다.
‘바다 사나이’ 윤학배 한국해양대 석좌교수가 고양특례시 소노캄 호텔에서 24일 개최된 고양지식인마을 초청 제8차 조찬모임에서 열띤 강연을 하고 있다.

[고양일보] “바닷물 유입을 막는 신곡 수중보 설치에서 알 수 있듯이 고양은 과거 바다의 도시였습니다. 한강하류에 위치한 고양특례시는 한강 및 임진강과 경인운하로 서해안을 연결할 수 있는 해상물류 중심도시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31년간 공직과 대학강단에서 ‘바다 사나이’로 살았던 윤학배 한국해양대 해양행정학과 석좌교수는 24일 고양특례시 소노캄 호텔에서 개최된 고양지식인마을 초청 제8차 조찬강연에서 ‘바다’를 통해 고양특례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상에서 바다를 만나다 – 바다 인류 호모 씨피엔스(Homoseapiens) 이야기’ 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한 윤 교수는 “고양특례시가 호수공원과 꽃을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데, 바다와 가까운 입지를 활용하면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학배 석좌교수는 강원도 춘천 붓당골이라는 수몰지구에서 태어나 현재는 고향이 없다. 제네바 유엔국제노동기구와 주영국대사관 해양수사관 등 6년여 해외근무를 거쳐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해양수산비서관과 해양수산부 차관 등 31 년여 바다 분야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특히 해외근무 시절 서양의 문화, 그 가운데 유럽인들의 바다에 대한 인식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신인류의 바다 인문학을 풀어낸 책 ‘호모 씨피엔스’를 저술했다.

“회 한접시 할 때나 바다를 접합니다만, 바다는 우리에게 엄청 가까이 있습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용어나 지식 중에는 바다에서 연유하거나 관련된 것들이 많고, ‘알아두면 쓸 데 있는 바다에서 업로드한 세상 이야기’라는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윤 교수는 예를 들어 ‘중요하다’라는 ‘important’는 ‘안으로’라는 뜻의 im과 ‘항만’이라는 의미의 port가 형용 접미사 ant와 합쳐 만들어졌는데, 항만 안에 있는 것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영어 단어라고 설명한다.

“항해사가 기록하는 항해일지를 로그 북이라고 하는데 일지를 열어 기재하는 것을 ‘로그인’ 이라 하고, 반대로 북을 닫고 기록을 마무리하는 것을 ‘로그아웃’이라 하듯이 인터넷의 용어 대부분은 바다와 선박 항해에서 나왔습니다. 여권은 passport(항구 통행증), 수출은 export, 수입은 import, 교통은 transport(항만과 항만간의 이동)라고 하듯이 일상 용어는 바다와 연관이 깊습니다. 바다는 육지의 한계를 극복할 기회이기 때문에 기회 opportunity라는 단어도 바다에서 나왔습니다. 뉴스 앵커(anchor)는 배의 닻, 바닷가에서 시작된 골프 fairway는 배가 순항하는 항로, 사바사바는 일본 순사에게 선물한 고등어라는 뜻입니다. 작년 6.9억달러로 농축수산물 중 수출액 1위를 차지한 김은 우리나라 김씨가 만들어서 김이 되었다고 합니다.”

윤 교수는 “우리 일상에 녹아든 바다에는 망간, 니켈, 구리 등 금속자원 광산이 많다”며 “바다는 희토류의 보고인 만큼 앞으로 희토류 독립은 바다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베레스트는 해발8848m이고 바다는 깊이가 1만1034m로 추정됩니다. 바다는 지구 면적의 71%를 차지하기 때문에 어떤 이는 지구(地球)라고 부르기 보다 수구(水球)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바다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데 역사를 보더라도 바다를 지배하는 세력이 세계를 지배했습니다. 그리스와 로마는 지중해를 매개로, 신대륙 발견 이후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16~17세기), 영국(18~19세기)이 패권 국가였고 20세기에는 미국이 패권을 거머쥐었습니다.

바다는 무역과 경제가 이뤄지는 공간입니다. 우리나라 무역량의 99.7%가 바다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커피의 경우, 원산지는 에티오피아 고원지대였지만 당시 세계 교역의 축인 중동의 예맨으로 건너갔고 예맨의 커피 수출입 항구가 모카항이어서 모카커피가 탄생했습니다.”

윤 교수는 “대륙지향형인 우리는 ‘오뉴월에 바다에 가지 말아라’고 하듯이 두려움과 경외, 회피의 대상이지만, 해양지향형인 일본은 1697년 나가사키항 데지마 섬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에게 개방하듯이 바다를 소통과 진출, 경영의 대상으로 삼았다”며 “바다를 일상생활에서 가까이 하는 나라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UN 195회원국 중 바다가 없는 나라는 45개국에 달합니다. 그러나 바다 한 뼘 없는 몽골은 ‘징기스’칸을 대양(oceon)의 왕으로, 몽골 최대 호수 ‘홉스굴’을 어머니의 바다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몽골의 국기에도 물고기 두마리를 그려넣었듯이 내륙국가 몽골의 꿈은 바다였습니다.

유럽 알프스 산맥의 내륙국가인 스위스 제네바에는 세계 2위 해운선사이자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 MSC 본사가 위치해있고, 아메리카 컵 요트대회 2003년과 2007년 연속 우승을 했습니다.

일본은 7월 3째 월요일을 바다 국경일로 삼고 3일 연휴를 만들어 바다의 은혜에 감사하고 해양국 일본의 번영을 기원했습니다.

무늬만 해양국가여서는 안되고 일상 속에 바다가 녹아 들어가 있어야 해양국가가 됩니다.”

인터넷 용어는 바다와 항구에서

스타벅스는 항해사들 이름에서

일상생활은 대부분 바다이야기

스타벅스의 말과 상징도 모두 바다와 관련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윤 교수
스타벅스의 말과 상징도 모두 바다와 관련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윤 석좌교수

윤학배 교수는 “스타벅(1851 백경)이 포경선 피쿼드호 항해사들이었고, 지중해 바다 요정 사이렌(Siren)이 스타벅스 상징으로 쓰일 정도로 이름과 장소까지 바다에서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윤 교수는 “우리가 대항해시대 세계 기준인 바다를 주도할 때 우리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부창출의 기회를 얻게 된다”며 “리더의 조건도 아래에 서면(Understand) 이해되고, 함께 서면(withstand) 견디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다를 강조하고 있는 윤학배 한국해양대 석좌교수
바다를 강조하고 있는 윤학배 한국해양대 석좌교수

 

고양지식인마을 회원들이 윤학배 석좌교수 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고양지식인마을 회원들이 윤학배 석좌교수 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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