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센터장이 지난 6월 15일 고양시 소노캄 호텔에서 개최된 고양지식인마을 초청 조찬모임에서 ‘노사모에서 개딸까지 팬덤정치의 명암’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종혁 센터장이 지난 6월 15일 고양시 소노캄 호텔에서 개최된 고양지식인마을 초청 조찬모임에서 ‘노사모에서 개딸까지 팬덤정치의 명암’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고양일보] “개딸이 됐든, 대깨문이 됐든, 깨시민이 됐든, 팬덤정치는 이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상이 됐습니다. 팬덤정치 상황에서는 정치인 본인 보다 언론인과 시민들이 올바른 지적을 하고 정치인이 올바르게 균형을 잡아가도록 이끌어 가야 합니다.”

김종혁 경제사회연구원 미디어센터장(60)은 지난 6월 15일 고양시 소노캄 호텔에서 개최된 ‘노사모에서 개딸까지 팬덤정치의 명암’이라는 주제의 '고양지식인마을' 초청 제6차 조찬강연에서 ”정치인들은 팬덤을 만들어 롱런하기를 바라지만, 정치인들을 바로 잡을 사람은 국민들”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 JTBC미디어텍 보도제작부문 대표를 역임한 뒤 TV조선 ‘강적들’ 고정 패널을 비롯해 SBS MBN JTBC YTN 등에서 패널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혁 센터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고양시장 경선후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 센터장은 “의사들은 애가 울 때 부모들에게 ‘그냥 놔두세요’, ‘어른이 애를 길들여야 합니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애가 결국 어른을 길들이게 된다”며 “팬덤정치 상황에서도 정치인이 시민을 이끌어가지 못하고 결국 시민들이 정치인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끈다”고 설명한다. 

“요즘 정치는 과거와 완전히 달라서 팬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정치 역량이 완전히 갈리게 됩니다. 결국 정치인은 팬덤 정치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과거에는 정치인이 대중을 이끌어왔지만, 이제는 팬덤이 만들어지면서 팬덤이 이런 저런 일을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대중이 정치인을 이끌어가는 시대가 됐습니다.”

김 센터장은 팬덤 정치가 형성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팬덤은 열광하는 지지자들의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과거 라디오 시대에서도 대중 연설이라는 형태로 팬덤은 존재했습니다. 히틀러는 라디오라는 신 미디어를 통해 국민들을 광란으로 몰고 간 정치인이었습니다. TV에 이어 인터넷이 등장하면서부터 팬덤정치는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이제는 카톡방을 만들어 배타적인 지지 공간을 만들고 온라인으로 연령과 세대, 성별과 빈부 차이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BTS 임영웅 등 대중의 스타에 대해 가졌던 팬심이 정치권으로 옮겨오게 된 것이지요. 이제 정치인들도 외모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고, 말하는 태도와 목소리 톤, 자세 등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팬덤정치의 특징에 대해 김 센터장은 “잘 생긴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며 “고난과 역경, 엄청난 고통을 극복한 사람에게 팬덤 현상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DJ의 사형선고와 4전5기, YS의 단식, 이명박의 샐러리맨 신화, 박근혜의 ‘휴전선은요, 대전은요’ 등은 모두 역경을 극복한 사례입니다. 대깨문이라는 엄청난 팬덤을 만들어낸 문재인은 노무현의 죽음을 통해 순교자의 상속자로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다해’ 현상을 가져왔습니다. 

반면에 범생이는 팬덤 형성이 잘 안됩니다.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동연 오세훈 같은 정치인들은능력도 있고 인간성도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런 게 팬덤을 형성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팬덤 정치인이 되고 싶으면 극복 신화를 만들어야 하고, 장점과 다른 부분을 보여줘야 합니다. 가졌으면 못 가진 것으로, 배웠으면 못 배운 것으로 밀고 나가야 합니다. 

별명도 있어야 합니다. 바보 노무현 노짱, 앵그리 준표, 찰스 바둑이, 준스톤 등 멸칭은 애정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팬덤은 한번 피웠다 시들면 다시 과거처럼 불타오르기 힘들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극복신화 만들어야 팬덤 형성

별명 필요하고 범생이는 곤란 

고양지식인마을 회원들이 김종혁 센터장의 열강을 경청하고 있다.
고양지식인마을 회원들이 김종혁 센터장의 열강을 경청하고 있다.

그는 이어 팬덤정치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이렇게 설명했다.

“개딸 현상은 이재명의 사냥개딸들이 ‘이재명 송영길 저희가 지킵니다’로 나타났습니다. 20~30대 여성이 문재인의 패미니즘에서 출발해서 이준석의 20~30대 남성 편향에 대한 반발로 마치 진자 추가 왔다 갔다 하듯이 개딸 현상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윤석열 후보가 ‘군인 월급 200만원’, ‘여가부 폐지’ 등 지키기 힘든 공약을 질러 버리게 만들었지요. 팬덤정치는 결국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이날 모임을 주관한 ‘고양지식인마을’은 뜻을 같이하는 고양시 각 분야의 리더들이 모여 세미나, 공청회 개최, 지역사회 여론 선도의 역할, 회원 상호 간의 친교를 통해 고양시의 더 좋은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고양시 싱크탱크 시민단체이다.  ‘고양지식인마을’은 지난 해 12월 12일 발기인 25명으로 창립총회를 가졌으며 고양시 발전을 위해 연내 정회원을 1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택수 객원기자 ffjj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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