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발행인: 취업이 점점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1인 창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2020년 1인기업인 트렌드넷을 창업한 후 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백인혜 대표와의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백인혜 대표: 안녕하세요. 백인혜입니다. 우선 인터뷰 기회를 주신 고양일보에게 감사드립니다. 디자이너로 시작해 마케팅팀에서 일했습니다. 직장생활은 안정적이지만 언제까지 자신의 삶을 담보해 줄 수 없다고 생각했죠. 또한 쳇바퀴 같은 직장생활, 회사 오너와 클라이언트 스케줄에 끊임없이 맞춰야 하는 어려움. 내가 자율성을 가지고 나의 시간을 활용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겪었죠. 퇴사 후 프리랜서로 생활하다가, 연간 계약을 통해 고정적인 거래처들이 생겨났고 수입이 늘어났습니다. 세금 부분과 레퍼런스를 본격적으로 쌓아봐야겠다는 생각이 트랜드넷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됐죠.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SNS 마케터 중에 디자이너 출신이 거의 없다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고요.
구 발행인: SNS 마케터가 주된 일인데 일의 진행 과정이 궁금합니다.
백 대표: 푸드 프랜차이즈 기업의 SNS 마케팅 코칭&컨설팅을 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SNS 채널에 대한 방향성으로 계약을 하고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 그 기업의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패키지 디자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홍보물 컨셉 등 폭넓은 분야까지 다루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이 마케팅뿐만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서 기획이 가능하게 된 거죠. 컨셉이나 방향성이 채널과 맞물려서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구 발행인: 1인기업의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요?
백 대표: 직원 채용에 대한 부분입니다. 1인기업이라고 해도 일이 많아질수록 혼자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죠. 실무적인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신입에게 가르쳐주고 일을 진행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경력직을 선호하는데, 연봉을 맞춰줄 수 있음에도 경력직은 안정적이고 큰 회사를 선호합니다. 1인기업에는 문을 잘 두드리지 않더라고요. 초기에 사업자를 냈을 때 같이 하기로 한 분이 1주일 만에 다른 곳으로 스카웃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사람’에 대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게 된 거죠. 결과적으로 영업, 실무, 트렌드와 마케팅에 관련된 지속적인 공부, 세무회계 등 A부터 Z까지 혼자 다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프로세스를 잡고 있고, 그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좋은 분들과 파트너쉽을 맺어서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 발행인; 1인기업은 많은 단체와 협업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현재 다양한 활동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백 대표: 저는 많은 분이 얘기하시는 ‘n잡러’(2개 이상의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본업으로 SNS 마케팅을 하면서 카드뉴스 등 제작을 직접하고 있습니다. 현업 마케터로 활동하다 보니 실전 SNS 채널 운영에 대한 강의들이 들어와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로 기업협회에서 기업 홍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전 채널 운영과 SNS 마케팅 교육을 하고 있는 거죠. 보험회사 등 영업이 필요한 조직에서는 퍼스널 브랜딩, 디지털 세일즈에 관련된 교육을 합니다. [백인혜의 SNS 톡톡]이라는 타이틀로 저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레이디경향 칼럼니스트기도 합니다. GIN 인플루언서 협동조합 이사, (사)한국호텔외식관광경영학회 산학협력 부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올해 1월 말에는 저를 포함하여 퍼스트 브랜딩(Personal Branding)에 대해 활동하는 9명을 대상으로 <힙피플, 나라는 세계> 의 책을 출간했죠. 저의 직함 중에서 특히 서울패션스마트센터 자문위원은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서울패션스마트센터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센터로 패션의류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청년 취업, 창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패션의류 관련 컨설팅, 일감 연계 상담창구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현직 의류업계 종사자 및 교수진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여 실무 교육을 진행하고 지식 콘서트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센터 내 모든 시설 및 교육은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데요. 청년창업공간을 통해 현재 9명의 창업자가 사업자 등록을 내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 발행인: 기업은 자사의 물건을 홍보하기 위해 SNS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기업들은 어떠한 점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까요?
백 대표: 많은 기업 담당자들과 소통하면서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조업일수록 더 크게 다가오는데요. SNS 마케팅을 할 때 콘텐츠가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고객 입장에서 고객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고객보다는 기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가장 당연한 것인데 잘 지켜지고 있지 않죠. 같이 일을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이야기를 해도, 담당자들은 쉽게 바뀌지 않더라고요. 고객이 더 똑똑해졌고, 코로나로 더욱 가속화된 온라인 시장에서 이미 정보를 다 꿰차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내 제품이 좋고, 내 제품을 사야 한다는 식의 광고성으로만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고객은 수많은 광고 때문에 피로도가 높은데도 말이죠. 이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온라인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면 더더욱 고객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객이 뭘 필요로 하는지, 고객과 먼저 관계를 형성하고 내 브랜드를 경험하게 해서 팬덤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관점을 바꿔 보는게 중요하죠.
구 발행인: 1인기업을 하면서 어떠한 생각을 가져야 할까요?
백 대표: 마케팅에서 고객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 했듯이, 저에게 고객은 클라이언트 기업들입니다. 물론 기업은 이익 창출이 중요하겠지만, 레퍼런스를 쌓는다 생각하고 ‘금액보다는 좋은 기업과 거래를 시작해서 그분의 목표를 달성해 준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낮았던 금액이 계속 연장계약이 되면서 금액도 높아졌고요, SNS 채널이 아니더라도 기업에게 도움이 될만한 업체들을 연결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도와드리고 있죠. 담당자들이 직원도 아닌데 일에 대해 진심이 느껴진다며 많이 고마워합니다. ‘안 할거면 아예 손을 대지 말고, 시작했으면 제대로 해서 보여주자’라는 마인드로 임하고 있습니다.
구 발행인: 1인기업이라서 쉬는 날이 없을 것 같은데요 주말에는 어떻게 보내나요?
백 대표: 맞습니다. 거의 쉬는 날이 없죠. 주말도 기업 채널 계정으로 고객들 인스타에 들어가서 소통도 해주고,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처럼 주말에 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항상 바쁘지만 제가 선택한 일이라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구 발행인: 트랜드넷이 어떠한 방향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하나요?
백 대표: ‘신뢰의 아이콘 트렌드넷’이 되길 희망합니다. ‘트렌드넷은 진정성 있게 우리 회사와 시너지를 낼 파트너가 되어 줄 수 있다’는 신뢰를 쌓고 싶습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고요. 지금 몇몇 분들과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매출도 중요하지만, 실속있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매출은 큰데 사장님이 가져가는 월급은 직원보다 적은 곳도 많이 봤거든요. ‘외유내강’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소소할 수 있으나 알고 보면 ‘알짜배기’ 그런 회사가 되고 싶어요.
구 발행인: 사업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백 대표: 당연히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가 아닐까요? 좋은 사람과의 좋은 관계인 것 같습니다. ‘지혜로운 기버’가 되고 싶고요. 한동안 ‘선한 영향력 백인혜’라는 슬로건을 썼었는데요. 제가 가장 행복할 때는 저의 지인들이 잘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죠. 주변의 분들이 잘되니 저도 잘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좋은 분들과 꾸준한 관계를 통해서 시너지를 내면서 상생할 생각입니다.
구 발행인: 좌우명이 있나요?
백 대표: ‘도전을 즐기는 선 질러, 후 수습’입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결정을 해야할 때가 많잖아요.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할 일이라면 해보고 나서 미련이라도 남지 않게 하자’라는 주의입니다. 고민이 있다고 해서 끌어안고 몇 날 며칠 고민한들 해결되지 않더라고요. 먼저 경험하고 빨리빨리 그것들을 해결하는 방향이 더 지혜로운 것 같습니다. 1인기업이라 가능한 일일 수도 있죠. 저는 항상 다양한 경험을 추구합니다. 지인들과 식당을 가더라도 항상 다양한 곳을 찾으려고 노력하죠. ‘이번에는 어떤 맛집에 가서 어떤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볼까?’ 맛집 도장깨기를 합니다. 작은 경험일지라도 새로운 경험은 저에게 세상의 넓은 시야를 갖게 해 주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하고 다양한 경험은 다른 분과 소통할 때도 중요합니다. 대화의 소재가 풍부해져서 누굴 만나도 대화가 끊어지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양성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 아닐까요.
구 발행인: 트렌드넷의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