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박사(고양시재향군인회장)
구자현 박사(고양시재향군인회장)

대한민국은 세시풍속(歲時風俗)인 24절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 선조들은 지혜롭게 양력보다는 음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태양보다 달이 지구랑 가까워, 계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안 것이다. 음력 기준의 24절기는 온난화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도 비교적 잘 맞는다. 24절기 중 스물두 번째 절기인 동지는 작은 설이라고 불리웠다. 동지 이후로 낮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중국 주(周)나라에서 동지를 설로 삼은 것도 이날을 생명력과 광명의 부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지는 양력인 12월 25일(성탄절)과도 무관하지 않다. 기독교가 예수의 탄생일로 잡고 있는 이날은 고대 로마 달력으로 동짓날이다. 1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길고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은 동지를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여 축제를 벌여 태양신께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우리가 동지에 팥죽을 먹는 이유도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시기에 좋지 않은 액운을 없애기 위해서다. 생존전략(生存戰略, survival strategy)은 이점에 집중한다. 새해가 시작되는 날만 다양한 의식을 통해 새날을 맞이해야 하는 것일까? 매일매일 새로운 마음을 느끼게 할 수는 없는가? 새해에 계획을 세우면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삼일마다 다시 계획을 세운다면 작심삼일(作心三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중국 은(殷)나라 성탕(成湯) 임금의 반명(盤銘)에 보면 ‘일신(日新)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이라는 구절이 있다. 날로 새로워지려거든 하루하루 새롭게 하고 또 매일매일 새롭게하라는 것이다. 하루하루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중세 독일의 신학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Johannes Eckhart)는 “나는 매일 아침, 기꺼이 내 인생의 초보자가 되어본다” 말 그대로 하루하루 인생을 처음 대하듯, 초보자처럼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산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익숙함으로 삶에 무기력을 느끼는 대신, 새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받아들일 때 삶의 설렘과 생동감이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우리도 아침에 눈을 뜰 때, 나이에 상관없이,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발자국을 걷는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어떨까? 매일 아침 계획을 세울 때,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 나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말을 크게 적어놓으면 어떨까?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매일 새로울 수 없다. 그래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아주 소소해 보이는 것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행복과 새로움은 결정된다. 긍정적으로 말하는 습관, 주변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 좋은 꿈을 갖는 것 등은 나의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좋은 꿈은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생긴다. 생존전략(生存戰略, survival strategy)은 새해마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지금 현재 주어진 하루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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