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정 박사
구미정 연세대학교 실내건축(구 주거환경학) 박사

올해 1월부터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는 썬크림을 바를 수 없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옥시벤존(oxybenzone)과 옥세노세이트(octinoxate)가 함유된 썬크림의 사용이 금지된 것이다. 이 화학물질들은 바다 속 산호초를 뒤덮어 죽이는 것들로 바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독일 남서부의 프라이부르크는 친환경 생태도시이다. 1970년대 원전건설계획 반대로 촉발된 환경에의 관심은 단순 반대를 넘어서 ‘환경, 생태’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 방향으로 연결하였으며 이런 환경정책과 적극적인 시민참여를 통해 대표적인 환경 수도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 도시의 환경정책은 태양에너지를 통한 에너지자립뿐 아니라 쓰레기, 교통문제 등 시민들과 함께하는 정책과 그 실천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1970년대 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고속도로 건설에 힘을 쓰고 있을 때, 이 도시는 자동차 억제 정책을 도입, 자전거 도로망 확충, 보행자 전용 구역을 설치하였고, 쓰레기 제로 운동을 추진하여 실질적으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폐기물 소각금지, 쓰레기 재활용 등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이 주요 이슈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0(제로)’ 개념의 이 용어는 2016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전 세계적인 화두이다.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한 우리나라도 국가적으로 작년에 탄소중립 선언을 비롯하여 저탄소발전전략 목표를 세웠으며 기업들은 ESG경영(환경 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MZ세대의 환경에 대한 가치소비가 더해서 정책적으로, 산업적으로, 문화적으로 ‘친환경’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도 도시브랜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도입, 보행권 확보, 자전거 도로망 확충 등은 정부 및 지자체 단위의 대규모 정책적 문제라면 쓰레기, 폐기물은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참여가 요구되는 분야이다. 탄소중립이 범정부적인, 세계적인 이슈라고 할지라도 시민 개개인의 공감과 지원 없이는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될 수 없다.

환경문제는 개인적으로는 불편함을 동반한다. 프라이부르크시의 성공은 시민들을 위한 교육,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에 의한 적극적인 참여에서 기인했다. 친환경의 기본은 3R, 줄이고(Reduce), 재사용하고(Reuse), 재활용(Recycle)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2R, 거절하기(Refuse), 썩히기(Rot)가 추가되었다.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의 사용은 처음부터 하지 않고, 음식물쓰레기는 퇴비화하자는 뜻이다.

지난 3월, 고양시도 탄소중립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갖고 고양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산화탄소 감축, 태양광 지원, 전기버스·차 도입, 탄소흡수원 확충 등 7가지 이행 목표를 담고 있다고 한다. 환경을 중시하는 고양시민으로 환영한다. 하지만, 선언문에 앞서 시민들과 좀더 공감할수 있는 환경운동도 병행하기를 기대해 본다. 호수공원을 비롯한 도시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공사들로 도시는 항상시끄럽다. 과연 이러한 공사가 꼭 필요한것인가? 시민들의 공감은 어느정도 얻었는지 궁금하다. 모든 공사는 충분한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친환경 도시로의 고양시 행보에 지역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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