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칼럼니스트
박종호 칼럼니스트

혁명이란 하늘의 명(天命)을 바꾸는 일이다. 5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중국에서는 역성혁명으로 수시로 왕조가 바뀌었다. 맹자는 공자와 달리 왕이 왕답지 못하다면 쫓아낼 수 있다는 역성혁명론(易姓革命論)을 주장했다. 나라에는 왕보다 백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왕조는 비교적 오래 지속되었다. 고려 王氏 왕조는 474년, 조선 李氏 왕조는 518년 동안 유지됐다. 중국에서 300년 이상 된 왕조는 319년 지속된 宋이 유일하다. 그만큼 중국은 국가변혁 즉 역성혁명이 자주 일어났다. 일제 해방 후 한국에 혁명이 일어났다. 첫 번째는 자유당의 부정선거로 촉발된 반독재·민주화를 위한 4.19 학생혁명이다. 두 번째 5.16 혁명은 1960년 4월 혁명 이후 세워진 민주당 정권의 무능과 부패로 사회가 극도의 혼란에 빠져있던 상황에서 빈곤과 정치인의 부정과 사회적 혼란을 타개한다는 명분으로 젊은 군인들이 일으킨 군사혁명이다. 세 번째는 문재인 자신이 촛불혁명이라고 명명한 2017년의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다.

혁명은 과거의 구태와 악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목숨 걸고 하는 일이다. 5.16 혁명을 주도한 박정희는 단군 이래의 가난으로부터 한국을 구했다. ‘할 수 있다’라는 정신 개조 운동인 ‘새마을 운동’은 오랜 가난으로부터 한국을 건져냈다. 전문가조차 불가능하다고 한 경부고속도로를 깔고 포항 모래벌판에 제철소를 세웠다. 울산의 허허벌판 바닷가에 조선소를 건설하고 현대는 포니 자동차를 만들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여천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여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나라로 만들었다. 좌파는 박정희를 ‘5.16 군사 정변’을 일으키고 유신독재를 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박정희는 대한민국이 오랜 가난을 벗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다진 위대하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기억된다.

반면에 자칭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가? 문재인 정권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4년 반 동안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으로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가두고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는 망하게 했다. 유일한 업적으로 자랑하는 북한 바라기는 허무하게 끝났다. 세계 제일의 원전은 폐쇄하고 태양광을 한다고 멀쩡한 산을 민둥산으로 만들었다. 집값 잡겠다고 장담한 대통령과 선무당 같은 국토부 장관이 전국의 부동산가격을 거의 2배로 폭등시켰다. 노무현이 검찰 때문에 억울하게 죽었다고 생각하는 문재인의 분노가 조국 사태를 통해 절정에 이르러 공수처법을 강제로 통과시키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는 검찰개혁을 했다. 문재인과 좌파 정치인은 조선, 중앙, 동아라는 보수 언론의 기사가 항상 마음에 안 든다. 이들의 입을 틀어막기 위한 ‘언론중재법’을 언론개혁이라고 밀어붙이고 있다. 좌파 언론 단체와 전 세계 언론기관과 UN까지 경악하며 반대하는 언론중재법이 제정되면 한국은 아마 민주주의 국가에서 유일무이한 언론 통제법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전대협 출신의 586과 민노총과 전교조는 선전·선동·데모에 능하다. 이명박 정권 초기에 ‘광우병 파동’을 일으켜서 수많은 국민을 광화문으로 불러들였다. 이명박은 광우병 파동 이후 제대로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권 초기 학생들 수학 여행길에 일어난 세월호 해난사고는 박근혜에 대한 온갖 괴소문을 만들어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 광장을 촛불로 태웠다. 매주 수십 만명이 모이는 집회 비용은 도대체 누가 지급했는지 궁금하다. 좌파의 모진 흔들림에 박근혜는 탄핵당하고 정권까지 빼앗겼다. 그렇게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팽목항으로 달려가서 세월호 방명록에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썼다. 도대체 무엇이 고맙다는 건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촛불을 태워 대통령이 된 문재인의 임무는 오직 적폐 청산에 달린 것처럼 전 정권 사람들을 잡아넣는데 전력을 쏟았다. 대통령취임 2년 만에 맞은 조국 사태는 정의와 공정의 화신처럼 행동했던 조국이 실제로는 부정과 위선의 상징이 됐다. 많은 국민이 반대한 조국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문재인 대통령은 기어코 밀어 붙였다. 그 후폭풍은 엄청났다. 2019년 10월 3일 개천절과 10월 9일 한글날, 광화문에는 엄청난 시민이 몰려나와 “조국 파면”과 “문재인 하야”를 외쳤다. 불과 3년 전 촛불집회 때와 정확히 대칭되는 국민의 외침이었다.

60년 전 일어난 5.16 혁명은 대한민국에 자유와 자본주의와 민주화를 가져다주었다. 4년 전 일어난 촛불집회를 과연 혁명이라고 할 자격이 있는가? 문재인 정권은 국론 분열과 국가의 좌경화와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왔다. 기업인은 죄인 같은 대접을 받고 폭등한 부동산가격은 집 없는 서민과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깊은 절망과 좌절만 주었다. 도대체 문재인은 임기 동안 나라를 위해 제대로 한 것이 무엇인가. 무능한 문재인의 관운은 대단히 좋은 것 같다. 희한하게 위기 때마다 기회가 생긴다. 지난 2년간의 코로나 사태는 시민들의 모임을 막았다. 코로나 사태가 아니라면 광화문의 밤은 이미 문재인 하야를 외치는 횃불로 밝혀졌을지도 모른다. 나라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라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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