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정상화, 이대로는 불가능하다
공교육 정상화, 이대로는 불가능하다
  • 박종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5.0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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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칼럼니스트
박종호 칼럼니스트

대한민국 공교육은 이미 무너졌다. 정상적인 학교 수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고교평준화 이후 수월성 교육을 인정하지 않는 전교조는 실력에 따른 ‘수준별 반 편성’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전교 1등과 꼴등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하는데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가 없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수업이 재미가 없고 못 하는 학생은 따라갈 수가 없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잠자고 방과 후 학원에 가서 자기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한다. 학교 선생님의 체벌에는 항의해도 학원 선생님에게는 더 엄하게 혼내 달라고 부탁한다. 학교 수업은 재미없고 학교 선생님보다 학원 선생님을 더 신뢰하는데 어떻게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겠는가.

1974년에 고교평준화가 실시되고 47년이 지났다. 조기 사교육 열풍을 없애겠다고 고교평준화를 시행했지만, 오히려 사교육 시장은 더 커졌다. 1981년의 졸업정원제와 1988년의 입학정원제 과정을 거쳐 1990년대의 폭발적인 대학 설립과 전문대학의 업그레이드 허용 등으로 대학생이 급증하면서 모든 고등학생이 사교육을 받게 됐다. 학생들의 수월성 교육 요구를 보완하기 위한 자율형사립고는 김영삼 정부 때 발의하여 김대중 정권 때 도입됐고 이명박 정권에서 확대되었다. 그러나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교육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 과학고와 영재고를 제외한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등학교로 강제 전환키로 하였다. 2018년 전국 17개 교육감 선거에서 대구, 경북과 대전을 제외한 14개 지역 교육감에 좌파 성향의 교육감이 선출되면서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기의 두 아들을 외고에 보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며 특목고 폐지를 가장 강하게 주장한다. 교육 행정가로서 현실을 외면한 너무도 뻔뻔한 내로남불이다.

대한민국 학교는 국공립과 사립으로 나뉜다. 사립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법인이나 개인이 설립·경영하는 학교다. 이들 사립학교 중 수월성 교육을 위해 설립된 자율형사립고는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운영하므로 학생선발권과 교과자율권을 전적으로 갖고 있다. 좌파 정권은 이러한 수월성 교육을 인정하지 않고 기어이 2025년까지 강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시키겠다고 한다. 명분은 ‘일반고 역량 강화’와 ‘고교서열화 해소’다. 자사고를 없애는 것과 일반고 역량 강화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오히려 공립학교의 교육을 강화하여 굳이 자사고를 안 가도 될 정도로 만들면 될 일이다. 민주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경쟁이고 대학은 성적별 서열화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공산주의도 아닌데 어떻게 강제적으로 서열화를 없애겠다는 말인가. 공교육의 정상화는 학교 선생님의 의지와 실력에 달려있다. 임용고시 통과로 선생님이 되면 정년과 연금이 보장되는 제도권 선생님들은 학원 선생만큼 열심이지 않다. 수업은 건성으로 한다. “이런 건 학원에서 다 배웠지?”하고 넘어간다. 모르는 학생은 학원을 안 다닐 수가 없다. 이런 현실에서 공교육 정상화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학생에게는 자신의 능력에 따른 학교선택권이 있어야 한다. 평준화 이후 5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는 현실을 타개할 수 없다면 과감하게 교육시스템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 차라리 고교입시를 부활하는 것은 어떤가. 그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지역별로 학생에게 학교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고등학교는 미래의 꿈을 키우는 곳이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모든 학생이 학원으로 내몰리면서 모든 학생은 시험기계가 되었다.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제도권 학교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을 위한 대안학교가 많이 증가했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되는 세상이 되었다. 지금과 같은 평준화를 개혁할 수 없다면 보완책으로 만든 자사고는 그대로 두어야 한다.

사학교육사업이 이전과 달라졌다. 성공한 사업가가 순수한 육영사업으로 운영하는 학교가 많아졌다. 새로운 형태의 사회 환원인 셈이다. 대표적인 자사고인 ‘민족사관고’는 대한민국 최초의 초저온 살균공법 우유인 파스퇴르 우유 사업으로 돈을 번 최명재 이사장이 사재 등 1000억 원 이상을 들여 설립한 학교다. 학교에는 미래 노벨상 수상자를 위한 좌대를 만들어 전국의 우수한 학생들을 키우고 있다. 강제로 일반고로 전환되는 2025년도에는 학생이 없어 폐교할 수밖에 없다. 전주의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으로 돈을 번 홍성대 이사장이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여 전주에 세운 자사고다. 그 또한 일반고로 전환하느니 폐교하겠다고 일찍이 선언했다. 울산 현대청운고와 포항제철고 및 광양제철고는 현대그룹과 포스코가 설립한 자사고다. 하나고는 하나은행이 설립한 자사고다. 기업들의 교육을 통한 사회적 기여는 더 확대되어야 한다. 왜 이런 훌륭한 교육기관을 강제로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말인가.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한 사람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라며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인재경영철학으로 삼성을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로 만들었다. 5차 산업화 시대에는 한사람이 백만 명 이상을 먹여 살릴 수도 있다. 지금의 고교평준화 정책과 수월성을 인정하지 않는 교육제도로는 절대 우수한 인재를 키울 수가 없다. 공교육 정상화는 학생들의 능력 차이를 인정하고 수준에 맞는 학교선택권을 주면 된다. 철밥통에 만족해서 게을러진 선생님들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수준 미달의 선생은 도태시킬 수 있어야 한다. 기존 교육제도의 과감한 환골탈태가 공교육 정상화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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