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칼럼니스트
박종호 칼럼니스트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가 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여당의 패배는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실정과 무능, 내로남불과 위선에 질린 민심이 돌아선 결과다. 앞으로 대선까지 1년도 안 남았다.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는 야당의 고민도 크지만, 자신들의 잘못으로 서울과 부산시장 자리를 뺏긴 여당의 걱정이 더 클 것이다. 그러나 선거 패배 이후에도 민주당은 이미 켜진 적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무력한 야당을 둔 국민으로서는 여당의 이런 무리수가 고마울 뿐이다. 이미 변심한 20대와 30대 그리고 중도층의 마음을 확고하게 해줄 것이다. 여당의 오만이 계속돼야 정권이 바뀐다.

민주당의 새로운 당 대표로 친문 강경파 선봉장인 윤호중이 선출됐다. 법사위원장으로서 공수처법, 임대차 3법, 공정거래 3법 등을 야당을 무시한 채 강행 처리하였다. 당 대표 취임 일성도 ‘야당과의 협치보다 개혁’이라고 했다. 여당의 개혁은 정권에 칼날을 들이대는 검찰의 무력화, 정권호위용 공수처 설치, 부동산 가격폭등을 일으킨 부동산 대책의 지속, 전세 대란을 만든 임대차법 유지, 비판적인 내용을 말하는 언론의 입 틀어막기 등이다. 거대 여당은 입법독재의 폭주를 계속할 것이다.

선거 패배 후 5명의 민주당 초선의원이 조국 사태 등으로 선거에서 패배했음과 자신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을 반성문에 담았다. 이들의 사과는 강성 문빠들에 의해 조리돌림 당하고 당내의 중진들에게도 비판받았다. 결국 이들은 국민 앞에서 읽은 반성문에 대한 반성문을 써야 했다. 모처럼 용기 낸 소수 여당 의원들의 바른말은 강성 지지자에 의해 문 대통령이 ‘양념’이라고 비호한 비난과 욕설의 댓글로 융단폭격 당했다. 여당 내에서 국민을 위한 바른말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과 여당 의원 개개인은 입법기관이 아니라 당론에 따라 손만 드는 거수기라는 것을 국민이 똑똑히 알게 됐다. 자정 능력이 없는 여당에 과도한 힘을 실어주면 어떻게 입법 독재가 자행되는지 모든 국민이 알게 되었다.

교통방송 김어준의 일당이 하루 200만 원 이상이다. 남들 다 쓰는 계약서도 없다. 박원순은 그렇게 자기편을 키웠다. 민주당을 위한 음모론과 선동질을 무시로 하고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 역할을 했던 김어준의 연봉은 대략 5억 원 정도다. 중소기업 부장급 10년치 급여에 해당한다.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 2020년 최저임금은 8590원이다. 주 40시간을 일한다면 월급 기준으로는 179만5310원이다. 김어준의 하루 일당에도 못 미친다. 교통방송의 예산 70%는 서울시민 세금이다. 김어준은 시민 세금으로 하루에 최저임금 노동자의 월급 이상을 받아도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버는 돈의 10%도 안 된다고 큰소리친다. 자세한 월급은 밝힐 수 없단다. 노골적이고 편파적인 친여 방송인 김어준에게 이 정도의 거액은 세금으로 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민주당을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 일하면 일당 200만 원 정도는 받게 해준다는 사실에 국민은 경악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임한 9년(2011년∼2020년) 동안 서울시 등록 시민단체가 1017개 늘어난 2295개로 증가했다. 이 동안 서울시가 시민단체에 지원한 금액은 엄청나다. 서울시 지원을 받은 진보 여성단체는 서울과 부산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자살하거나 물러나도 아무런 성명 한 줄 발표하지 않았다. 위안부 할머니 장사꾼 윤미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아,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라고 한탄했다. 박원순이 지원하던 그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한 것이다. 뻔뻔한 윤미향은 지금까지도 국회의원이고 재판도 받지 않았다. 내 편은 보호하고 법과 정의는 무시하는 것이 여당의 논리다.

아직 새로운 검찰총장이 임명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은 임기 1년을 무사히 마치려면 지금까지 목숨 걸고 충견 노릇을 한 이성윤을 검찰총장에 임명할 것이다. 고위공직자와 검사를 수사한다는 명분으로 정권호위를 위한 공수처(公搜處)를 만들었다. 그러나 초대 공수처장 김진욱이 이성윤을 비호하는 CCTV가 방송을 타면서 빈 허울뿐인 공수처(空手處)라는게 입증됐다. 민주당이 앵무새처럼 입만 열면 말하는 검찰개혁의 실체는 ‘자신들이 적폐라고 지적’하는 것은 철저하고 모질게 수사하고 ‘살아있는 권력의 부정’에는 눈감는 것이다. 모든 잘못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공수처보다 더한 것을 만들어도 사람이 시원찮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윤석열이 검찰개혁과 중립을 못 지켜서 쫓겨난 게 아니란 걸 국민은 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정책 기조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임기 1년을 남기고 TK 출신의 김부겸을 총리에 임명했다. 하지만 무능과 무소신의 홍남기와 교육행정에 무지한 유은혜는 바꾸지 않았다. 총리 한 사람이 4년 동안 아무 성과 없던 정책 기조를 하루아침에 좋게 바꿀 수는 없다. 더구나 대통령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많은 나라가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르완다보다도 뒤처진 112위다. 그래도 대통령은 11월까지 집단면역 달성에 자신이 있다 한다. 더욱이 청와대에 ‘방역기획관’이라는 자리를 새로 만들어 기모란 교수를 임명했다. 그녀는 김어준 방송에 14개월 동안 54번이나 나와서 “백신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구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고 까지 말한 사람이다. 대통령의 부정확한 상황 인식과 유체 이탈식 화법은 남은 1년 동안 계속될 것이다. 무능한 대통령이 나라를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국민이 처절하게 알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지지율이 30%로 떨어졌다. 역대 최저다. 대깨문이 있는 한 절대 바뀌지 않는 민주당 지지율이다. 4년 동안 누적된 여당의 무능과 내로남불과 오만과 폭주는 중도파의 등을 돌리게 했다. 역설적으로 야당이 무력해도 국민이 깨어있으면 나라는 살릴 수 있다. 문제는 남은 1년 동안 야당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달렸다. 국민이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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