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정 박사
구미정 연세대학교 실내건축(구 주거환경학) 박사

코로나19로 사람들 간의 거리두기는 강화되고 작년에 주춤했던 중국발 황사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하지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왔듯이, 팬데믹 세상에도 봄이 왔다. 호수공원의 벚꽃은 밤에 눈꽃을 이루고,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는 연푸른 잎들이 채워지고 있다. 장범준의 ‘벚꽃엔딩’과 더불어 우리는 봄이 되면 진해와 여의도를 떠올린다. 바로 벚꽃축제이다. 진해 군항제에서 시작되는 벚꽃은 여의도에서 절정을 이룬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개최가 취소되었지만 매년 우리는 봄을 만끽하기 위해 이 축제에 방문해 왔다.

지역축제는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이벤트성 활동이다. 지역문화는 일정 지리적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역사적, 사회적, 자연적 생활양식, 태도, 의식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주민 간의 소통,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축제는 나아가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관광객 방문으로 지역축제는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교육적 효과 및 지역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다. 부천 국제만화축제, 춘천 마임축제, 인천 펜타포트음악축제 등의 문화예술 축제, 수원 화성문화제, 충남 백제문화제 등 전통문화축제, 파주 장단콩축제, 양양 송이축제, 금산 인삼축제 등 특산물 축제와 보령 머드축제, 강릉 커피축제, 대구 김광석, 나의 노래 다시부르기 축제, 광주 비엔날레 등의 지역특성화 축제가 있다.

해외에도 다양한 축제가 있다. 독일 뮌헨에서 9월말에서 10월초에 열리는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대표적인 맥주 축제이다. 1810년 루드비히 1세의 결혼식 축하하기 위한 행사에서 출발한 이 민속축제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유명하다. 매년 전세계에서 600만 명 이상이 방문하여 500만 리터 이상의 맥주가 소비되는 독일의 대표적인 축제이다.

프랑스 리옹(Lyon)에서 개최되는 빛축제(Fête des Lumières)는 대표적인 예술축제이다. 30여년의 역사를 가진 이 행사는 프랑스 남동부의 대표도시인 리옹에서 개최된다. 도시 곳곳을 다양한 예술적 빛으로 채우는 이 기간 동안 리옹의 거리, 광장, 건축물 등 장소에 매년 새로운 주제에 따라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 축제로 매년 12월초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프랑스를 방문한다.

문화관광체육부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고 있는 지역축제는 약 1,000여개에 이른다. 전남 122개, 경기 110개를 비롯하여 서울도 81개나 개최된다. 고양시는 고양국제꽃박람회(14회), 고양행주문화제(34회), 고양호수예술축제(12회) 등 3개가 포함되어 있다. 이 3개의 축제는 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용인시 축제가 14개, 파주시 7개, 수원시 6개 등 경기도의 다른 도시들과 수적으로 비교된다. 호수공원의 벚꽃축제는 안 될까. 코로나이후의 도시마케팅을 위해 고양시의 새로운 축제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