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에스엔피 김재광 대표 고양일보 인터뷰

장항동 인쇄단지에 있는 에스엔피(SNP-Space Directing & Production)는 POP를 비롯해 VMD 등 실사출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광고물을 제작업는 업체이다.  올해 백년소공인으로 선정된 김재광 대표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은 널직한 에스엔피의 1층 작업장은 납품 제품 생산에 기계 소리가 요란했다. 19세 때 을지로 인쇄업체에 몸담은 후 현재는 최신 트렌드의 광고물 제작과 VMD 특화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김 대표는 회사 이름 SNP가 공간창출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공식 기자: 에스앤피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주십시오.

김재광 에스엔피대표: 저희는 실사출력을 기반으로 VMD 광고의 제작, 시공 그리고 POP 광고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박 기자: 실사출력이 무엇입니까?

김 대표: 현수막, 배너 등 모든 옥외 광고물에 들어가는 인쇄를 말합니다. 우리 말로 실사출력, 영어로는 디지털 프린팅이라고 하지요. UV(자외선) 인쇄 기계는 대량 위주로 뽑는 것이지만 실사출력은 소량이 가능하고 햇볕에 강해서 오래갑니다.

박 기자: POP(Point of Purchase) 광고를 설명하면?

김 대표: 현수막, 매너, 스티커 종류 등 전반적으로 기업 광고에 들어가는 것 거의 다 있습니다. 포맥스나 아크릴로 광고 모양을 따는 거죠. 그런게 POP광고입니다.

박 기자: VMD(Visual Merchandising, 비쥬얼 머천다이징)는 뭔가요?

김 대표: VMD는 매장 내부의 전시 광고물입니다. 나이키나 리복 등 매장 안에 디스플레이하는 광고입니다.

박 기자: 차량이나 비행기 랩핑(wrapping) 광고도 하시죠?

김 대표: 저희가 비행기 랩핑을 3번 정도 했습니다. 비행기를 빌려 비행기에 제품 로고를 붙여 공항 격납고에서 홍보 행사를 합니다. 예를 들어 벤츠 로고를 비행기에 붙여놓고 기자들 앞에서 차량 시승 행사를 합니다.

박 기자: 언제부터 이런 분야에 특화하게 되었나요?

김 대표: 창업 초창기에는 광고대행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출력기가 있는 곳에 하청을 주는 인쇄 중개를 했으나 가격 경쟁이 안돼 2018년 부터 이 분야에 뛰어 들어 자체적으로 인쇄물을 제작하면서 점점 규모가 커졌습니다. 아디다스 유경험자를 채용하면서 이쪽으로 특화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사 쪽 단가가 다 무너져 버려 가공이 붙어야 그나마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 생각해 VMD에 본격 뛰어든 거지요.

박 기자: 실사출력이나 VMD로 특화하게 된 동기는 ?

김 대표: 서울 을지로의 인쇄업체에서 일하다가 회사가 IMF때 부도가 나, 퇴사한 후 고양시에 있는 친구의 인테리어 회사에서 3개월 정도 있다가, 백석동에 있는 POP광고업체에 취업해 영업 업무를 했습니다. 그때는 실사출력기가 없어 다 수작업을 했습니다. 2004년 5년간 다니던 이 회사가 부도나 퇴사 후 서울 성수동에서 독립해 창업했습니다. 창업 후 2014년 경 장항동 인쇄단지로 들어왔습니다.

박 기자: 젊을 때부터 을지로에서 인쇄업체에서 일했지요?

김 대표: 1981년 19세 때부터 을지로의 인쇄업체에서 사진 제판 일을 했습니다. 인쇄소는 기계부, 필름 만드는 부서, 제본하는 부서 등이 있는데 저는 필름 만드는 일을 하다가 IMF 당시 퇴사했습니다.

박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김 대표: 어려움이 있지요. 일단은 가격이 무너졌습니다. 원자재 값이 10%~15% 오른 반면 저희가 납품하는 단가는 이전보다 20% 이상 하락했습니다. 일감은 줄고 경쟁사는 많아 졌습니다. 대기업에서 입찰하면 제일 싸게 하는 데를 찾잖아요.

박 기자: 대기업 일을 많이 하시는가요?

김 대표: 저희는 대부분이 대기업 일입니다. 삼성 핸드폰 광고물도 저희가 했습니다. 저희가 직접 주문 받는 것이 아니고 기획사, 광고대행사가 중간에 끼지요. 저희는 소매는 거의 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남품하는 대기업은 삼성, P&G, 올리브영, 3M, 아디다스 등 많습니다.

박 기자: 에스엔피의 기술력이 인정받은 것이네요.

김 대표: 저는 기계도 고부가가치의 질 좋은 제품이 나오는 기계를 선호합니다. 대기업은 가격보다 질을 더 중시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질을 중시하는 게 이익이 더 많이 남고 나을 것이라 생각했고 장비도 고가장비를 주로 사용합니다.

박 기자: 단가가 떨어졌다고 했는데 지난해 매출은 어느 정도 입니까?

김 대표: 2019년 매출이 10억 정도이고 2020년 매출이 12~13억 정도입니다.

박 기자: 감소하지는 않았군요?

김 대표: 감소하지는 않았는데 저희가 개인사업자니까 계산서를 늦게 끊어달라는 데가 있습니다. 지난 12월에 일한 대금 1억 7천만원의 세금 계산서를 1월에 끊었으니 그것을 빼면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저희는 제일 중요한 것이 결제입니다. 돈이 들어올 때 영수로 세금 계산서를 끊어주어야 하는데 일이 끝나면 곧바로 끊어달라고 하고 2개월 혹은 3개월 후에야 돈을 줍니다. 그러니까 돈이 모이지 않습니다. 이걸 바꾸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이 끝나고 입금이 됐을 때 계산서를 발행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개인사업자가 3월에 일을 해놓고 돈은 5월에 받습니다. 4월에 세금을 내야 하는데 만약 1억원 어치 일을 했다면 세금 1000만원을 제가 메꿔 넣어야 하거든요. 그건 잘못된 거죠. 자기네들은 세금으로 다 떨고 내고 그것도 “세금내야 하는데 너희가 먼저 줘야 되는거 아니냐”라고 하고, 거기에 대해 뭐라고 하면 거래처를 바꿔버리니까 할 수 없이 따릅니다.

박 기자: 그런 어려움이 있네요. 매출이 12억이면 많은 겁니까 적은 겁니까?

김 대표: 적지요. 마진율이 감소했다고 했잖아요. 10억원으로 보면 3억이 남는데 돈이 다 들어오는 게 아니잖아요. 제가 한달에 저희 직원 급여, 비용 합해 4천만원 정도 나가니까 이익이 4억 이상이 나와야 되잖아요.

박 기자: 그럼 손해네요.

김 대표: 친구에게 빌리고 소상공인 대출받아 모자라는 것을 메꾸고 갚아 나갑니다.

박 기자: 그 외에 또 어떤 어려운 점이 있나요?

김 대표: 장비입니다. 저희가 웬만한 장비는 다 갖추고 있는데 저희가 하고자 하는 포맥스 매대인데 이걸 만드는 장비가 필요하고 직원도 채용해야 하는데 자금이 없습니다. 포맥스 매대는 마트 같은 곳에 제품을 올려놓고 광고를 하는 것입니다.  장비가 없다 보니 실사 쪽 일은 저희 회사에서 다 해가지만 이런 매대를 만드는 회사들이 실사 기계를 한 두대 사서 해버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한테 안 옵니다. 저희도 거래처 안 뺏기려면 장비를 구입해야 합니다.

박 기자: 장비 값이 얼마나 합니까?

김 대표: 2대 사려면 중국산으로 산다고 해도 1억 이상이고 국산은 2억 정도입니다.

박 기자: 오늘 공장을 보니 매우 바쁘신 것 같은데요.

김 대표: 거래처인 화장품회사 올리브영 전체 광고물을 저희가 맡아 합니다. 제품 광고물, 천장에 매다는 광고물, 창문에 붙이는 광고, 매대에 붙이는 광고. 그걸 맡아서 하느라고 바쁩니다.

박 기자: 전국의 매장에 다 나가네요.

김 대표: 그렇습니다.

박 기자: 물량이 많겠네요.

김 대표: 물량이 많은 대신에 단가가 싸지요.

박 기자: 항상 이렇게 바쁜가요.

김 대표: 월 초에 한가하고 월 초 첫주가 지나면서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박 기자: 올해 사업계획과 앞으로의 비전을 말씀해 주십시오.

김 대표: 직원을 채용해서 매대 사업을 좀 더 활성화시킬려고 합니다. 포맥스(fomex) 매대 제작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박 기자: 포맥스 매대가 요새 유행입니까?

김 대표: 기존에도 많이 했었는데 경쟁력이 있으려면 실사를 무조건 갖춰야 합니다. 매장 내부의 디스플레이 집기로 포맥스로도 하고 아클리로도 하는 광고용 집기입니다.  포맥스는 폴리스틸렌(요구르트병과 같은 재질)을 발포한 것을 고밀도로 압축해 놓은 재료로 잘 부러지지 않는 게 장점입니다. 아크릴과 포맥스 다음으로 철재, 목재, 가구로 하는 디스플레이 매대도 있습니다. 아크릴 포맥스 매대를 하고 나서 다음에는 가구나 철재 쪽으로 가야지요. 그래야 종합적으로 다 할 수 있느니까. 저희는 간판도 만들고 시공까지 다 할 수 있습니다.

박 기자: 인쇄분야가 많이 다분화되고 있군요.

김 대표: 네. VMD쪽은 어찌보면 틈새지요. 이걸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이 드물어요. 인쇄도 책 만드는 쪽, 패키지 하는 곳, 박스 만드는 곳으로 분화되듯 실사 출력도 분야별로 세분화돼 있지요. 예전에는 한 군데서 다 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디다스 광고는 아무나 못합니다. 설치, 시공하는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대행사 디자이너와 미팅을 갖고 이렇게 만들자, 저렇게 만들자 협의하고 난 다음에 샘플 내고 OK 나면 그걸 가지고 아디다스의 직영매장에 설치합니다. 저는 한번 연을 맺은 사람은 저희 회사에서 모든 걸 다 할 수 있게끔 만들려고 합니다. 여기오면 다 된다하고 생각하도록 직원, 거래소 그러니까 놓치기 싫은 거지요. 그래서 저희 거래처는 다 오래갑니다. 보통 10년 적어도 5년.

박 기자: 직원들은 어떻게 대하시나요?

김 대표: 출근 시간 퇴근 시간을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융통성 있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 기자: 직원이 몇 명입니까?

김 대표: 5명입니다. 왠만하면 다 알바를 쓰고 중요 부분에만 직원이 있습니다.

박 기자: 현재의 인쇄업계 현황과 에스앤피의 기술 경쟁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김 대표: 제가 볼 때 인쇄는 오래는 못갑니다. 워낙 단가가 오픈돼 있어 많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인쇄물을 가지고 가공을 해서 또 광고물을 만들 수 있는 업종으로 바뀌고 그리고 또 소량화될 것으로 봅니다.

박 기자: 장항동 인쇄단지가 불편한 점이 많지요?

김 대표: 교통 등 불편한 점도 많긴 한데 오히려 같은 업종이 모여있으니까 기획사나 대행사에서 오면 이 안에서 다 해결할 수 있어 좋습니다.

박 기자: 지역사회 기여활동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김 대표: 1년에 한번 기부를 조금하고 있습니다.

박 기자: 개인적 기호나 취미는?

김 대표: 가족들과 여행하는 게 좋습니다.

박 기자: 고양시나 정부기관에 건의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십시오.

김 대표: 대금이 입금된 후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장항동 인쇄단지 건너편에 공장형 아파트를 지어 이주를 시키고 여기에 아파트를 지으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기는 보상액이 엄청나 재개발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또한 시설자금을 저리 장기로 대출해 주면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고양시가 입찰 시 무조건 최저가 입찰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100원이 들어갈 사업을 90원에 따가지고 80원짜리를 납품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SNP   www.snpop.co.kr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561-2(장대길 106-59)

전화 031-965-9981  팩스 031-978-0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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