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산에서 바라본 일산 신시가지. 멀리 고봉산이 보인다.
정발산에서 바라본 일산 신시가지. 멀리 고봉산이 보인다.

[고양산책2] 정발산

정발산(해발 81.5m)은 일산의 남산입니다. 서울의 남산(높이 265.2m)보다 더 낮고 작지만 서울의 남산이 그렇듯 일산신도시가 생긴 후부터 시민 곁에서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정발이란 명칭은 특별한 산봉우리가 없이 솥과 같이 민둥하고 산 아래쪽은 밥주발과 같이 넓적하다고 하여 생겨난 이름이라고 합니다.

정발산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나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호수공원과 이어지는 문화광장, 정발산역이나 아람누리를 지나 오를 수 있고 혹은 장항동 고급주택가에서 혹은 고양시립 마두도서관 쪽, 혹은 남쪽의 정발중학교 쪽에서 오를 수도 있습니다.

새해 첫날 정발산에 올랐습니다. 해맞이하러 간 것이 아니고 낮에 올라갔습니다. 장항동 쪽에서 천천히 올랐습니다. 정발산에 오르기는 참 오래간만입니다. 예전 장항동이 있는 밤가시 마을에 살 때는 아침 운동을 하러 매일 올랐습니다. 입구 쪽에 있던 작은 연못을 지나 자주 찾던 숲과 널직한 초원은 유아숲체험원이 조성돼 있었습니다.

새해 첫날이어서 생각보다 정발산에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이었습니다. 정발산은 20~30년 전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달라진 거라고는 걷기 좋게 데크나 짚매트 보행로를 잘 정비해 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정발산의 소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시퍼렇게 왕성한 자태를 혼자서 뽑내고 있습니다.  정발산 꼭대기에 있는 평심루(平心樓)는 정발산에 있는 유일한 한옥 정자로 1994년 3월 신도시 건설을 끝낸 토지개발공사(현 주택공사)가 건립한 것으로 정자 안쪽 현판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습니다.

”한메(고봉산)는 자락펼쳐 들을 만들고 한강물은 감돌아 땅을 적신다. 이제 온 겨레의 슬기를 모아.......매파고들 메워 새터를 여니 너른들판 한 가운데 보금자리라. 이곳에 소망같이 우뚝 집짓고 이터를 뜻하여 평심루라“

평심루
평심루

1기 일산신도시는 본래 고양시 일산읍과 송포면 일원으로 주민 절반이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 근교농업지역이었으나 신도시 개발로 상전벽해가 되었습니다.  초기 타지역 사람들이 부러워할만큼 활기가 넘치던 도시가 지금은 쇄락하는 것같아 안타깝습니다.   

평심루를 지나 오던 길을 내려가다 조금 비켜 가면 전통정원이 있는데 경복궁의 향원정 같이 생긴 작은 정자와 연못, 그리고 물레방아가 있으나 동절기여서 그런지 물레방아는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전통정원 앞으로 보이는 커다란 건물이 고양 아람누리입니다.  '크고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의미의 아람누리는 2007년 5월 4일 개관해 오페라 극장인 아람극장(1,887석), 아람 미술관, 전시공간 갤러리누리, 노루목야외극장 그리고 문화예술 강의시설과 카페, 식당 등 편의시설이 있으며 최신 무대장치와 설비를 갖춘 수준급 문화예술 공간입니다. 아람극장 오른쪽에는 아람누리도서관이 있습니다.

정발산에 왔을 때는 인근에 있는 일산밤가시초가를 둘러보고 아람누리에서 멋진 공연을 관람하면 좋을 것입니다. 시간이 많으면 정발산역 건너 문화광장을 지나 일산호수공원을 둘러보아야겠지요.

전통정원
전통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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