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권치규 작가
본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권치규 작가

[고양일보] 성신여대 교수이자 조각가인 권치규 개인전 ‘Bio-Resilience’이 지난 11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부암동 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존재와 욕망에 대한 탐구에 이어 회복탄력성(回復彈力性)을 주제로 한 ‘숲 시리즈’다.

지난 18일 본화랑에서 고양일보 최국진 사장이 권치규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Q. 숲 시리즈를 통해 의도하는 바는?

- 숲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인간의 잠재된 복원력과 자기 생성의 힘인 회복탄력성이라는 개념을 가시화하여 자연(自然)의 섭리와 순환(循環)의 질서를 생각하길 의도했습니다.

1층에 전시된 서정적 풍경(미루나무)
1층에 전시된 서정적 풍경(미루나무)

Q. 숲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은?

- 싱그럽고 푸르른 숲은 인간과 자연의 훼손된 관계성을 회복시켜주며, 심신(心身)의 안정과 휴식을 줍니다. 숲은 짙은 생명력을 품고 있으면서 정화(淨化)와 치유(治癒)의 신비로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숲을 어떻게 표현했나요?

-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로 자연이 가진 곡선과 유기적 모습을 그대로 살려 우거진 숲을 형상화했습니다. 하늘하늘한 이파리, 뻗어나가는 나무줄기 등의 모양을 투조(透彫) 기법(금속 등을 뒷면까지 완전히 도려내 무늬를 나타내는 조각 세공기법)처럼 제작하고 여러 겹을 중첩시켜 사각 혹은 원형 구조로 숲을 표현했습니다.

Q. 스테인리스에 채색된 형광빛 감도는 연두색은 어떤 의미죠?

- 여기서 연두색은 따사로운 햇살을 머금은 나뭇잎과 시원한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의 생기와 에너지를 담은 빛깔임을 암시합니다.

미루나무
숲(바다가 있는 풍경)

겨울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 죽음과 소멸의 시간을 거쳐 찬란한 봄을 맞이하는 숲처럼 자연의 일부인 인간에게도 내재된 회복력이 있다고 작가는 믿고 있다.

작가는 “밑바닥에 떨어져서도 우리는 다시 재기의 희망을 본다”며, 숲의 은유를 통해 인간의 자기 회복력을 인식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권 작가는 “숲 시리즈 작품을 통해 자연과의 교감을 회복하고 상실된 삶의 정서를 다시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특히, 요즘처럼 어렵고 힘든 시기에 위기를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치유와 회복의 힘을 얻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Universe(우주), 이 작품은 우주의 생성력을 나타낸다. 표면을 어둡게 처리한 것은 안에 내재되어 있는 생명력을 의미한다.
Universe(우주), 이 작품은 우주의 생성력을 나타낸다. 아래에서 볼 때 표면을 어둡게 처리한 것은 안에 내재되어 있는 생명력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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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목, 아래 블루색 부분은 물방울을 의미한다. 물방울이 위로 솟아 올라 생명체가 만들어 지는 것을 보여준다. 물과 생명은 하나라는 의미다. 이 작품은 생명의 순환원리를 표현하고 있다.

권 작가는 홍익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원 석사과정과 홍익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조각분과 위원장, 서울국제조각 페스타 운영위원장,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등을 맡고 있다.

그동안 권 작가는 국내 14번과 해외 6번을 합하여 개인전을 20번이나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회 물음에 권 작가는 “2014년에 북촌 아트스페이스H에서 가진 전시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지금까지 전시 중에서 가장 큰 전시였고, 야외는 물론 1층에서 4층까지 모두 사용한 매머드급 전시였다”고 답했다.

조각은 재료비 자체가 많이 들어가기에 좀 규모 있게 하려면 수천 만원에서 억대까지 비용이 들어간다. 조각의 경우 전시회를 통한 구입도 많지 않아, 조각가들이 전시를 열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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