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박사 “노동조합으로 평등의 가치 실현”
김해영 박사 “노동조합으로 평등의 가치 실현”
  • 구자현 발행인
  • 승인 2020.12.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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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박사
김해영 박사

구자현 발행인: 경기도청이 자리하고 있는 수원에서 민주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고, 수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객원교수인 김해영 박사를 만나봤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해영 박사: 네. 수원에서 시민들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고 있는 김해영이라 합니다. 수원시 소속의 공직자면서 노동운동, 연구소 운영, 수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 출강도 하는 한마디로 청년정신으로 살고 있습니다.

구 발행인: 수원시민주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한 설명 부탁합니다. 설립취지와 주된 활동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김 박사: 공직자들의 기본권과 권익보장을 위해 조직된 단체입니다. 물론 활동의 본질로 따지면, 역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공직자들의 기본권과 권익이 선행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조직된 단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구 발행인 : 홍재사상연구회 회장과 한국효치문화연구소 소장으로 계신데 어떤 단체인지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 박사 : 주지하듯 수원시는 조선의 제22대 임금인 정조(正祖)가 건설한 도시입니다. 정조의 호(號)가 홍재(弘齋)입니다. 수원시 공직자로서, 또 철학자로서 그의 사상을 연구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 2013년 조직한 단체가 바로 ‘홍재사상연구회’입니다. 그리고 정조가 선친인 사도세자, 모친인 혜경궁 홍씨에 대한 효성(孝誠)에 대해선 삼척동자도 알만큼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효(孝)가 구체적으로 어떤 윤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그것이 어떻게 사회에서 기능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때문에 정조의 효를 통한 정치[孝治]를 보다 면밀히 분석하여 시대에 알맞은 쌍방윤리를 설정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직한 단체가 ‘한국효치문화연구소’입니다.

구 발행인 : 개인 이력을 보니까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치고,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3년 조기졸업,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나오는데, 철학을 공부한 이유가 특별히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 철학 가운데 주된 관심분야도 궁금하고요.

김 박사 : 세상을 잘못 만난 탓이겠죠? 선친의 급작스런 요절(夭折)로 집안은 그야말로 풍비박산(風飛雹散)이었죠. 의지와 관계없이 13세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짜장면 배달원을 시작으로 공군부대 문관, 전기기사, 신문배달, 철공소, 모터수리, 전자제품판매, 가스기사, 자동차 정비, 볼링장 기계기사, 운전학원 강사, 덤프차 기사, 트레일러 기사, 지게차 기사, 레커차 기사, 공인중개사, 북아프리카 노동자, 학원 강사, 도시가스 설계, 고압가스 충전소, 주유기 수리기사, 주유소 건설 등 33세에 공직자가 되기 전까지 20년간 생존을 위해 투쟁을 했다고 할까요? 더구나 학력도 국졸에 배경도 없다 보니, 삶이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됐죠.

공직자가 되고 나서 사실상 학업을 병행했는데, 학업 초기엔 인권변호사가 되어 저처럼 약자로 사는 사람들을 위해 사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법학과 경쟁률이 말이 아니더군요. 우회하기로 했죠. 즉 틈새전략을 구사한다고 철학과로 간 것인데, 거기서 저의 운명이 바뀌었습니다. 도가철학자(道家哲學者)로 유명한 송항룡 선생님을 만난 것입니다. 그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사람의 삶’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게 됐죠. 자연스럽게 법학을 그만 두고 철학자가 되었습니다. 주 전공은 유교철학이고요. 그리고 현실에선 정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정치외교학을, 사회복지를 몰라선 소통하기 어려워 사회복지학을, 인문학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불교를 빼놓을 수 없어 불교학도 공부했죠.

구 발행인 :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과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각각의 노동조합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합니다.

김해영 박사 :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상급단체가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입니다. 먼저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은 우리나라 공무원 단체에서 가장 모범적인 노조라고 힘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어떤 노조보다 합리적이고, 무엇보다도 정책노조를 표방하고 있다는 게 자랑입니다.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은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을 필두로 ‘전국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지방공기업노동조합연맹’, ‘글로벌스마트노동조합’, ‘연금유니온’ 등이 가입된 명실이 상부한 제3노총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구 발행인 :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노동조합이 있는데, 건전한 노동조합은 어떤 것인지, 앞으로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 좀 주세요.

김 박사 :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엔 노동조합이 무척 많은듯하지만 사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겐 그것을 조직할 힘도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소수의 기득권 노조가 다수를 대표하는 형국인데, 대표성도 그렇지만 노동운동을 왜곡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노동운동하는 사람들 모습을 보십시오. 좋습니까?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대안도 없이 조직이기주의에 매몰돼 소리 지르고 깽판 치는 모습들이 다반삽니다. 이런 노동운동으론 희망이 없습니다. 군자표변(君子豹變)이라고, 이젠 노동운동가들도 빠르게 태도를 변화시켜 공부해야 합니다.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노사는 물론 나라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건설하는데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그것이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첩경이라 확신합니다.

구 발행인 : 혹시 정부와 노동조합 그리고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상부상조할 수 있는지 묘책이 있다면 제시해 주세요.

김 박사 : 묘책이랄 게 뭐 있나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해답이라 봅니다. 솔직히 요즘은 노조가 결코 을(乙)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노조에선 상당한 실력을 지닌 연구원들을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즉 정보가 차고 넘친다는 이야기죠. 따라서 과거처럼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착취를 당하는 그런 시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노조가 사용자 혹은 정부를 적으로 규정하기보다는 파트너로 봐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노조도 같은 노조가 아님을 직시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약한 노조를 존중하는 태도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같은 노동자 신분이면서 어떤 노동자는 귀족, 어떤 노동자는 여전히 신세타령을 한다면 갈등은 해소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기계적인 양보가 아닌 상대적인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합리적 접점을 찾는 것만이 나와 너, 우리 모두를 편안하게 해줄 것입니다.

김해영 박사가 노동조합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해영 박사가 노동조합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구 발행인 : 오랜 기간 철학을 공부한 입장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개인적 견해가 궁금합니다.

김 박사 : 나눔이죠. 그 어떤 부귀한 사람이라도 공동체, 즉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이겠죠.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습니다. 이른바 내던져진 존재죠. 하지만 자신을 인식할 나이가 되면 삶을 선택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가령 우리가 어려선 좋든 싫든 을(乙)이고, 부모님은 갑(甲)이죠.

하지만 우리가 성장하면 갑이 되고, 부모님은 을이 됩니다. 갑과 을은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합니다. 따라서 갑의 입장에서 을을 위해 나눈다면 어떨까요? 어쩌다 을의 처지가 되더라도 두려울 게 전혀 없을 것입니다. 나눠야 합니다. 당장 나눔이 안되면 연습이라도 해야 합니다. 그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의무이자 사람 사는 궁극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구 발행인 : 철학박사 뿐만 아니라 동방대학원대학교에서 문화정보학 박사를 받으셨는데 문화정보학이 무엇을 공부하는건지 설명 부탁합니다.

김 박사 : 별 의미 없습니다. 그 학교에서 학과명을 그렇게 지은 것뿐입니다. 문화정보학과에서 세부 전공은 따로 있습니다. 이른바 ‘경세전략학’인데 학위명을 문화정보학 박사로 수여하다 보니 간혹 혼란이 야기되는 듯합니다.

구 발행인 : 앞으로 남은 인생동안 꼭 성취하고 싶은 것 혹은 꿈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김 박사 : 성균관대학의 건학이념은 수기치인(修己治人)입니다. 자신을 수련해서 사람들을 다 살리라는 의미죠. 따라서 학부부터 박사까지의 주 전공이 유교철학인 만큼, 당연히 저는 공동체를 위해 일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선택이 아닌 의무죠. 사실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법학을 포기하고 철학과 정치학을 공부한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현실에서 불가능한 환경이라면, 후학을 양성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구 발행인 : 최근에 코로나19로 국민들이 많은 시름을 가지고 있는데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박사 : 코로나19 안타깝기만 합니다. 결국 동어반복하게 되네요. 늘 하는 이야기지만, 이른바 사회적 강자는 상대적으로 걱정이 덜합니다. 사회적 약자가 문제죠. 다들 아시듯 우리 민족은 환란을 만나면 서로 돕고 사는 민족이었습니다. 자본주의가 극하면서 눈을 감고 사는 강자들이 많아진 듯해 안타깝습니다. 이건 우리 민족의 정서가 아닙니다. 나누어야 합니다. 아니 나누는 연습이라도 해야 합니다.

얼마 전, 정부에서 최대 100만원, 경기도에서 10만원씩을 지원한 적이 있죠. 때문에 나라 빚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저는 받지 말고 오히려 내자는 캠페인을 홀로 진행한바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11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효과는 미미했다고 보지만, 마음은 편했습니다. 이제 다수가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들에게도 조금은 어깨가 가벼워지리라 확신합니다.

구 발행인 :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단체의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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