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 특임교수/ 서애의료사협 상임이사
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 특임교수/ 서애의료사협 상임이사

[고양일보] 요즘처럼 굵직굵직한 특종뉴스에 시달리던 때는 없었던 것 같다. 그 모든 것이 시한폭탄과 같은 폭발력을 지닌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옵티머스와 라임펀드 문제, 월성원전 관련 감사 때 산업통상자원부 444개 문서폐기, 검찰개혁과 공수처 문제, 부동산정책 문제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추·윤 갈등으로 표현되는 검찰과 법무부의 샅바싸움은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마주보고 달려오는 폭주기관차를 중앙역에서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의 심정일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국가 권력의 최고층에 있는 분들의 무책임에 더욱 간담을 서늘케 하는 것이다.

기차의 철로는 원격장치로 방향을 틀 수 있는 장치가 있다. 직전에 교차로를 걸면 피해갈 수 있다. 외길 철로로도 하루 수십 번씩 반대방향 기차들이 아무 문제없이 교차한다. 하지만 개인감정싸움으로 비치는 추·윤 갈등은 그런 홀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든 진보정권들은 대정부 투쟁과 국가권력을 다투는 선거에서 하나같이 부르짖었던 대의는 국가보안법 철폐와 검찰개혁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하나도 권력을 잡은 뒤에 국가보안법은 건드린 역사는 없었다. 게다가 현 정권에서는 국가보안법 철폐는 커녕 그와 아주 유사한 '5.18광주민주화운동 왜곡처벌법'이라는 민주화 취지에 역행하는 법을 제정한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왜 추·윤 갈등인가?

출발은 검찰개혁이다. 검찰개혁의 요체는 살아있는 권력으로부터의 중립성 보다 검찰총장의 임기보장이 법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집권세력의 비호그룹인 여의도 선출직들은 하루를 멀다하지 않고 동반사퇴, 자진사퇴, 징계, 해임이란 말을 '결론은 버킹검!' 떠들어대고 있다. 그리고 소위 법무부장관이라는 분은 국정감사 자리나 대정부질의 자리에서나 숱한 설화를 남기면서... 물론 질의하는 분들의 자세나 발언이나 생각이 국민을 가·붕·개 취급하는 건 똑같지만... 그것도 모자라 SNS질이나 해대는 게, 도시 국가초고권력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올바른 처신인가 의심들 정도로 한심하달 뿐 다른 표현이 불가하다.

그렇다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 건에 대한 감찰단과 사법부 판단에 집권이래 최저로 떨어진 대통령과 제1야당에 뒤집어진 지지율조사결과에 이 문제를 풀어야할 열쇠를 가진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물론 문대통령은 지난 노무헌대통령의 검찰개혁 실패과정을 지근거리에서 소상하게 지켜본 사람이다. 강금실 법무부장관을 검찰의 인사기수까지 파괴하면서까지 전격적으로 임명하고 대통령 자신이 검사들과의 대화 자리까지 마련하면서 언쟁을 마다하지 않았던 검찰개혁이 처절하게 좌초되고 그로인해 노무현 대통령의 극단적인 선택을 보아왔던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검찰개혁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과정이 남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화살받이를 하는 것이 이롭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 뒤에서 전후과정을 조율하면서 지고의 목표인 검찰개혁을 어떡하든 완수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게 읽힌다. 하지만 그 실타래는 처음부터 꼬였고 이제는 도저히 풀 수 없을 정도로 얽혀버린 것이다. 어떠한 해법도 실타래를 풀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결국 대통령의 결단이다.

여기서 대통령의 자질이 거론되는 것이다.

국가 최고 권력은 국가와 국민 그리고 소속정당의 존망이 달린 문제에 대해 고독한 결단을 과감하게 내리고 그 책임을 온전하게 홀로 가져가야하는 자리다.

역대 대통령들은 자신의 행적에 대한 평과와는 별도로 그런 자질을 보여줬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다. 특히 검찰개혁에 대한 노무현 대통렁의 해법은 그런 면에서 오늘이 이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그런 과거의 향수에 젖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모든 문제를 대통령 혼자 고민하고 결정하고 혼자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국민을 바라보는 명철하고 객관적인 해법을 찾아 대통령에게 권해야하고 대통령은 제시된 여러 해법을 자신의 통찰력으로 선택하되 그 책임을 온전하게 지고 가야한다.

대통령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하나같이 청와대나 여의도로 가면 1년도 안 돼 개돼지가 됐다고 한다. 스스로 쳐놓은 인의 장막에 의해 자기세뇌에 빠져버리는 것을 막을 구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벌거벗은 임금님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동화가 오늘날에도 아이들의 귀감이 되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한나라의 법무부장관이나 되는 분이 슷로 만들어놓은 광풍 한가운데서 SNS 질로 자신이 탄핵했던 노무현 대통렁의 사진을 걸어놓고 또 중얼중얼하고 있다.

대통령은 왜 있는지.. 어디에 있는 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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