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뷰할 대상은 국제암대학원대학교의 최귀선 교수이다. 최 교수는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학과 학과장 겸 국가암관리사업본부 교수을 맡고 있다.

2월 28일 오후 4시경 최교수를 암센터연구동에 있는 대학원대학교에서 만났다.

열정과 확신의 최귀선 학과장

기자를 반갑게 맞아준 최 교수는 열정과 함께 매우 확신에 차 있는 모습이었다.

“암센터에서 해야 하는 중요한 일 하나가 공익적인 사업을 하는 것. 전 세계가 인정하는 공통적인 정책비전입니다. 이제 암예방 및 치료는 우리나라 국민들만을 위한 국책 과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개발도상국가들이 가장 절실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정책분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세계 모든 국가에서 전염성 질환과 더불어 암치료, 암예방이 국가 최대의 의료정책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Q] 반갑습니다. 서울에 위치한 수많은 병원을 뒤로 하고 고양시 암센터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수한 인력을 키워주는 것이, 그리고 우리를 알리고 우리의 경험을 세계에 공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판단하여 이 곳 국립암센터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이곳에 입학하는 국내외 학생 선발과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해외의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해 암대학원대학교 각 학과장 중심으로 베트남 등을 방문해서 입학설명회를 하는 노력들을 기울여왔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암센터가 꾸준히 협력해 온 베트남 호치민대학교 경우에는 의대 교수진들로부터 우수한 의대 졸업생을 추천을 받았습니다.

우간다 경우에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시 저희가 수행단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우간다 국립암센터와 MOU를 체결하면서 우수 학생 확보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간다의 병원 하드웨어는 여러 선진국의 많은 지원을 받아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장비를 다룰 줄 아는 인력, 교육, 트레이닝 등 소프트웨어의 수준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 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부분이었습니다.

매년 두 명씩 우간다 학생들을 입학시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밖에 카메룬에서도 매년 한두 명, 라오스에서도 한두 명, 그리고 국제보건기구(WHO)에서도 학생들을 추천받고 있습니다. 국제보건기구와 저희는 일 년에 두 번 정도 워크숍을 갖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우수한 해외 학생들을 추천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서태평양지역 암관리 전문가를 매년 한두 명씩 입학을 받고 있습니다. 그 나머지는 한국 학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국립암대학원대학교 학생 선발에 관해 설명하는 최 학과장

[Q] 국제보건기구에서는 주로 어떤 학생들을 추천하는지요?

[A] WHO 추천학생은 졸업 후 사회경력을 가진 학생들이 많습니다.

우간다의 경우 의사이면서 보건, 기초과학에 관심 있는 분들이 국제보건기구의 추천을 받아 다시 저희 대학원에 학생으로 입학하여 수업을 들으며 배우고 있습니다.

 

[Q] 이곳에 입학하고자 하는 준비생들을 위해 조언을 하신다면?

[A] 무엇보다도 융합형 인재상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보건의료분야 비전공자들도 많이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열정이 있는 학생을 중심으로, 학부전공과 관계없이 선발되고 있습니다.

다들 훌륭하게 잘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자리를 빌려 밝혀두고 싶습니다.

 

[Q] 이번 3월부터 첫 박사과정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네. 전문대학원을 올해 3월 개원하고 첫 박사과정 학생들을 뽑았는데, 많은 지원자들 가운데 7명을 선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에는 경제학 전공, 영문학 전공 학생들도 포함되었습니다.

본인의 열정과 뜻만 있다면 인문학 전공자라도 성공적으로 졸업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Q] 대학원의 특징에 대해 한마디로 요약하신다면?

[A] 암관리의 전체적인 그림을 다 이해하면서 공부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5개 트랙으로 구성하여 학사 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⓵예방, ⓶진단, ⓷치료, ⓸말기암환자 관리, ⓹헬스데이터 관리 등의 5개 분야를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융합형 연구트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구소, 진료담당 병원, 국가암관리사업, 대학이 한 곳에 모인 대학 모델은 국내외에서 국립암센터가 유일합니다.

한 기관에서 네 가지 기능을 다 하는 해외 기관의 사례도 찾아보았으나, 해외에도 그 예가 없어서 저희가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좌측이 최국진 미디어고양 발행인, 우측은 최규선 학과장

 

[Q] 지도교수 한분이 보통 몇 명의 학생을 맡으시는지?

[A] 평균 3명의 학생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담당하는 학생이 단출하여 학생들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단순히 수업만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시간을 임상에 관여하기에 충분히 학생들과 교감을 가지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Q] 모든 수업은 영어로 이루어진다면서요?

[A] 학생 중에서 과반수가 외국인 학생이고, 수강생이 한두 명이라도 외국인 학생이 있기 때문에 모든 수업과 토론은 영어로 진행됩니다.

수업 중 한글을 무의식적이라도 자주 사용한다면 외국 학생들에게는 마음의 벽이 형성될 수 있기에 항상 조심하고 있습니다.

영어에 대한 부담은 굉장히 큰 것이 사실이지만, 가르치려고 하는 마음, 배우려 하는 마음만 있으면 3시간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경험적 진실입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으시다면?

[A] 한국 학생 한 사람의 경우인데요.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경제학전공, 부전공으로 연극을 공부한 다방면에서 재능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의과지망을 염두에 두고 저희 대학원에 왔는데, 암연구에서 우수한 성적과 재능을 보여서 의대보다는 암전문가로 방향전환을 한 학생입니다.

이번에 첫 전문대학원 박사과정에도 입학했고, 인문학적 소양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서, 전 세계 국제암연구소, 프랑스 국립암연구소 등의 협력 사업에 파견시키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학생 한 사람의 경우를 소개하자면, 이 학생도 한국 학생인데,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해서 국내에 돌아와서는 유명 대기업에 취업해 열심히 근무하다가 자신이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 암센터에서 투병중인 환자인데 지금은 학생으로서 공부와 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암치료, 예방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공부에 큰 관심을 보여 현재 석사과정 학생으로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제자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역력한 최 학과장

일반대학원의 학생들과 달리 자신의 주변에 소중한 분들이 암으로 고생하신 경험을 가진 학생들. 특히 어머니의 암을 지켜보며 대학원 입학을 결심하게 된 학생. 의대 졸업을 한 후 공공성이 강한 암관리 정책에 자신의 승부를 걸고 싶어서 온 학생 등 다들 애착을 갖게 하는 학생들입니다.

 

“신학기 준비를 위해 분주하신데 이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미디어고양 독자들과 나눌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