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자동차 운전면허시험장에서 특수제작 차량이 제공되지 않아 기능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다며 지체장애인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10일 인용 결정의 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장애인 A씨가 청구한 장애인시험용 이륜자동차 미비치 위헌 확인 헌법소원(사건번호 2016헌마86)을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기각했다.

이선애·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등 재판관은 도로교통공단이 장애인용 기능시험 이륜차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위헌 의견을 냈다.

반면, 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 등 나머지 4인 재판관은 “도로교통법령은 도로교통공단에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작위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는 않다”고 각하 의견을 냈다.

헌법재판소법 제23조 2항 단서 1호는 법률의 위헌 결정시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헌재는 정족수 미달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무릎관절 이상 부위에서 잃은 지체장애인 A씨(장애등급제 폐지 이전 3급)는 2015년 7월 제2종 소형 운전면허를 취득하고자 운전면허시험장에 갔지만, 신체장애인을 위한 특수제작된 차량이 제공되지 않아 기능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다. 이에 A씨는 2016년 2월1일 “특수제작된 이륜자동차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A씨는 도로교통법령은 헌법 제34조 제5항 등과 함께 피청구인에게 청구인과 같은 신체장애인이 2종 소형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이륜자동차를 제공하도록 작위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도로교통공단에게는 관련 법령에서 운전면허취득이 허용된 신체장애인이 그러한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하게 운전면허시험을 신청·응시·합격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제반 수단을 제공하고 이와 관련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면서 “운전면허 취득이 허용된 신체장애를 가진 청구인이 제2종 소형 운전면허를 취득하고자 기능시험에 응시함에 있어서 신체장애 정도에 적합하게 제작·승인된 기능시험용 이륜자동차를 제공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신체장애인이 운전면허 시험과정을 형성하는 것은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하게 차량을 운전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 기초가 되는 것인데, 청구인은 사실상 기능시험에 응시하지 못함으로써 실질적인 기초를 갖추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됐다”면서 “신체장애인이 제2종 소형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수요가 적다거나, 신체장애인의 이동권이나 취업 지원과의 관련성이 적다는 사정이 이 사건 작위의무 불이행을 헌법상 정당화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각하 의견을 낸 4인의 재판관은 “도로교통법령은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청구인과 같은 신체장애인에 대해 그 장애의 정도에 적합하게 제작·승인된 이륜자동차로 기능시험에 응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일정한 신체장애인에 대하여 해당 신체장애인이 소유하거나 타고 온 이륜자동차 등을 이용해 기능시험을 응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도로교통공단에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작위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는 않다”고 각하 의견을 냈다.

이어 “신체장애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특수제작될 수 있는 차량의 형태는 하나가 아닐 수 있다. 또한 신체장애인의 장애 상태와 정도에 맞는 시험용 차량을 제작하고 운전면허시험장에 이를 비치하는 비용이 어느 정도의 재정부담을 수반할 것인지 쉽사리 예측하기 곤란하다”면서 “응시자 스스로 자신의 신체장애의 정도에 적합한 시험용 차량을 가지고 시험을 치르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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