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고양시 백석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르메이에르빌딩 1층 한 켠에 스트라파타라는 조그마한 맞춤 양복점이 있다. 이 양복점의 이승만 대표는 고양시 토박이로 20살때부터 서울 소공동의 유명 양복점에서 20년 동안 일하며 양복 일을 배운 맞춤정장 장인이다.  그를 만나 맞춤 양복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공식 기자: 언제부터 맞춤 양복점을 운영했습니까.

이승만 대표: 저는 1990년대에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뒤쪽에 있던 노블 양복점에서 20살부터 일을 하다가 20년차 될 때 양복점 사장님이 연세가 많아 폐업하면서 저한테 고객 장부 등 모든 걸 다 전수해 주었습니다. 그 후 2011년 강남 역삼동 르네상스 사거리에서 양복점을 창업해 5년이 지나 일산으로 왔죠. 일산으로 온 지도 5년 됐으니 양복점 창업한 지는 10년 됐습니다.

박 기자: 20대부터 양복 일을 했으니 오래되었네요.

이 대표: 제가 막말로 선배들한테 핍박받으며 양복 일을 배웠습니다. 지금 50살이니 30년 됐습니다. 저는 일산 토박이입니다. 지인이 명동의 양복점 직원과 잘 알아, 그곳에 소개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박 기자: 양복점 이름 스트라파타(STRAPATA)가 무슨 의미인가요.

이 대표: 예전 이태리 나폴리에서 양복의 단추(Button) 3개를 2개로 줄이고 양복 디자인을 변형한 디테일로 양복 디자인의 한 이름이 스트라파타입니다.

박 기자: 옛날에는 맞춤 양복을 많이 했지만 요즘 양복을 맞춰 입는 사람이 많은가요. 맞춤 양복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가요.

이 대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기성복이 워낙 강세여서 맞춤 양복이 많이 고전했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 경부터 슬림핏(slim fit, 몸에 딱 맞는 옷) 양복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장년층은 비만 체형이 되고 젊은 층은 서구화 체형이 되다보니 기성복이 시장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죠. 그 때부터 맞춤 양복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습니다. 2007년부터 맞춤 양복 시장이 다시 호황에 들어 지금은 예복으로 하는 분이 많지만, 맞춤 양복을 평상복으로 입는 장년층이 40% 정도됩니다. 제가 강남에 있을 때 일대에 맞춤 양복점이 400개 정도 됐었고 현재 일산에만 맞춤 양복점이 45개 정도 됩니다.

박 기자: 굉장히 많네요.

이 대표: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거예요.

박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없는가요.

이 대표: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는 굉장히 고전하고 있죠.  예식을 미루는 바람에 결혼예복의 수요가 많이 줄었습니다. 전에는 봄·가을로 굉징히 많이 제작했으나 지금은 띄엄띄엄 주문이 들어옵니다. 어느 업종이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서비스 업종이 힘듭니다. 

기술력과 서비스가 장사의 기본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마케팅입니다. 제가 마케팅 쪽으로도 많은 돈을 들여 공부를 했습니다. 이 일을 하려면 1인 다역을 해야 합니다. 고객과 상담하는 세일즈도 해야 되고, 패션 컨셜팅은 당연하죠. 손님의 넥타이・신발・시계・양말・이미지를 아우르는 패션 컨설팅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요즘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SNS에 많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합니다. 컨설팅 서비스까지 해주면서 이전의 고객과 신규로 맺은 고객 인맥을 기반으로 승승장구했는데, 팬더믹이란 전염병 사태에 사람들이 안 움직이니 속수무책입니다.

박 기자: 1벌 맞추는데 드는 비용은.

이 대표: 과거 소공동에서 일할 당시에는 무조건 다 수제 양복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양복점에서 일을 시작할 때 양복 1벌 값이 당시 공무원 두달 치 월급이었습니다.

지금은 대중화를 위해 공정을 줄여 반수제로 해서 제작비용과 가격을 낮춰 40만~50만원대면 1벌 맞출 수 있죠. 수제 양복은 100만원이 넘어가고요. 고객과 상담하면서 그런 부분을 다 설명드리고 선택은 고객이 하시는 거죠. 옷을 잘 입는 분이나 여유있는 분은 수제로 하고, 행사 때 한 번만 입거나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젊은 층은 반수제를 많이 입죠. 비용은 천차만별입니다. 제일모직 울 95% 폴리 5% 소재 그런 걸로 만들면 저희는 정상가가 59만원인데 49만원 정도 받고 있습니다. 그 위로는 금액이 한정 없이 올라갑니다. 원단값만 200만-300만 하는 것, 수 천만원하는 양복도 있습니다.

박 기자: 수제 양복이 좋은 점이 무엇인가요. 기성양복도 잘 나오지 않는가요.

이 대표: LG패션, 캠브리지, 로가디스 같은 기성복업체는 컴퓨터 입력값을 놓고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제작하기 때문에 옷이 체형에 잘 맞습니다. 하지만 장년층은 배가 많이 나오고 엉덩이가 커 옷이 안맞습니다. 옷은 사람 몸을 타고 흘러야 됩니다. 사람의 몸을 타고 흐르지 않으면 그것은 옷이 아니고 그냥 T셔츠 쪼가리 입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박 기자: 수제 양복을 만드는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이 대표: 맞춤 양복은 고객이 원단을 선택하면 그 원단을 끊고 고객의 체형을 분석하고 몸 전체 사이즈를 측정해 그걸 기본으로 해서 패턴을 만들고 재단을 한 다음 완성 전에 가봉을 만들어서 하는 거죠. 그렇게 하고 나면 그 고객의 체형과 패턴이 보관이 되어, 다음 번 옷을 맞출 때는 급할 경우 가봉을 안 하기도 합니다. 업계에서는 가봉을 안 하면 옷이 아니라는 분들도 있지만 시간이 없으면 가봉을 안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의 체형 변화가 없으면 그전의 자료를 가지고 만들 수도 있습니다.

수제양복은 재단을 해서 일일이 손 바늘질을 다 합니다. 고급소재는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작업을 아예 안 합니다. 고급 소재인 울사나 견사를 사용한 500만-1000만원짜리 양복을 만들 때 그렇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 자켓 하나 만든는데 24시간 걸립니다.

박 기자: 주로 어떤 고객이 찾아오시나요?

이 대표: 결혼하시는 신랑, 혼주, 면접보는 사람, 장년층, 양복 매니아 등입니다.

박 기자: 원단은 어떤 것이 많이 사용되는가요.

이 대표: 울 폴리 혼방과 100% 울이 있습니다. 100% 울도 110수, 130수 150수로 나눠집니다. 원사가 100그람인데 110미터를 뽑아내면 110수, 150미터 뽑아내면 150수로 부릅니다. 얇게 뽑을수록 빛감이 좋지만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젊은 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고, 특별한 행사나 장년층에 적합합니다.

박 기자: 양복의 컬러와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어울리나요

이 대표: 많은 디자인이 있지만 가장 노멀한 스타일을 선호합니다. 커프스 버튼, 양복 칼라 디자인, 양말, 구두 등 전체가 다 어우러져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양복에 슬리퍼 신는 격입니다. 고객의 연령대와 스타일에 맞춰 컨설팅해드리죠.

박 기자: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말씀해주십시오.

이 대표: 양복점을 창업하려는 사람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테일러 아카데미를 창설하려고 2년 정도 준비하고 올해 본격화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된 상태입니다. 요즘은 작은 가게라도 경영을 모르면 망합니다. 테일러 아카데미에서 기술, 세일즈, 경영, 상담기법, 세무지식, 마케팅, 근로기준법 까지 1~2년 과정으로 집중적으로 교육할 것입니다.

박 기자: 사회활동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요.

이 대표: 2017년부터 고양시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표 등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일산 새고양로타리클럽에서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의 주거 환경 개선 봉사, 쌀 기부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마스크 기부, 외부인 차단으로 조리를 못하는 고양 박애원 도시락 봉사를 하고, 김장을 해서 노인복지원 등에 제공하는 일을 했습니다.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언챙이, 소아마비 의료진 파견, 재정 지원 등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스트라파타(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1048 르메이에르 빌딩 101호) T.(031)902-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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