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현재 국내에서 상영되는 배리어프리 영화(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영화)는 대부분 영화 사운드와 해설음성, 자막이 동시에 재생되는 개방형 상영시스템으로, 기존의 사운드와 해설이 동시에 재생되기 때문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영화를 관람하기 어렵다. 선진국의 경우 자막이나 화면해설이 필요한 사람만 별도의 수신기를 사용하는 폐쇄 상영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폐쇄 상영시스템 시제품 용역을 맡긴 지 1년 여 만에 최근 시제품을 발표했으나 해외 제품에 비해 크고, 무겁고 견착식 제품으로 대형 장비를 어깨와 등에 장착하고 영화를 관람해야 해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작 시스템은 시·청각장애인이 참여한 시연회에서도 장비가 불편하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며, 골전도 이어폰 또한 이명이나 두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시험 착용해본 시각장애 당사자들도 불편함을 호소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2019년 개봉작 689편 중 78편의 일본영화가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공하는 앱 방식의 폐쇄형 시스템으로 상영되고 있다. 앱 방식의 폐쇄형 시스템을 이용한 영화 관람은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일반 관객과 시청각장애인이 동시 관람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개인 스마트폰과 이어폰 등의 장비를 준비하고, 사전에 다운로드한 앱을 통해 화면 해설을 제공받는다. 청각장애인은 개인 구비나 무료 대여 중인 영화관의 스마트 안경을 통해 자막을 제공받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앱 회사와 장애인 관련 단체가 제공하는 이용자 매뉴얼을 통해 사용 방법과 영화관 이용 시의 준수 사항이 적힌 가이드라인을 숙지하고, 영화관에서는 시청각장애인의 관람을 돕기 위한 스태프용 매뉴얼이 준비되어 운영되고 있다.  스마트 안경은 안경 본체와 마이크, 컨트롤러로 구성된다. 안경을 착용한 채 컨트롤러를 통해 앱을 설치하고 관람작을 선택하여 자막을 다운로드 한 후, 영화관에서 가동시키면 마이크가 영화 본편의 소리에 반응하여 재생되는 방식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미국과 영국 등은 자막과 해설을 포함한 디지털 필름의 경우 폐쇄형 상영시스템을 구축한 영화관에서 재생하는 것을 의무화했고, 장애인들은 매표소에서 자막 상영기와 헤드셋 등을 수령해 언제든 영화를 관람 할 수 있다”며 "이는 제작사와 영화관 등 콘텐츠 제공자와, 시청각 장애인 당사자, 그리고 전반적인 과정을 조율 및 관리하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소통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폐쇄형 시스템 개발이 추진되는 것은 다행이지만, 정부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한국형 폐쇄 상영 시스템이 보여주기식 개발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장애인이 편리하게 사용 가능한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영진위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영화관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서 영진위가 제작한 배리어프리 영화를 장애인 관객에게 온라인이나 OTT등을 통해 신속히 제공하는 등 현 상황에 맞는 대책도 필요하다”면서 한국형 폐쇄 상영시스템의 사용자 친화적인 개발 방안과 베리어프리 영화제작의 확대방안, 코로나 상황에서 배리어프리 영화의 안정적인 공급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형 폐쇄 상영시스템
한국형 폐쇄 상영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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