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보훈지청 장미란 주무관
경기북부보훈지청 장미란 주무관

처음 보훈지청에 발령받았을 때 보상과에서 생활조정수당 업무를 담당했었다. 생활조정수당은 국가유공자 및 유족분들 중에서 생활이 어려운 분들에게 수당을 드리는 제도이다. 그래서인지 기초수급자분들을 많이 만났었다. 그런 분들 중에 가끔 생활조정수당이 탈락되는 분들이 있는데, 상이등급이 재조정되면서 보상금 소득이 새로 생겼거나 인상되어 기초수급 자격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분들에게 생활조정수당 탈락 통보를 전할 때 항상 들었던 말이 있다. 기초수급자격을 유지하며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새로 받게 된 보상금보다 나은데 상이등급 조정을 괜히 신청했다는 것이었다. 그런 말들을 근무하며 많이 들었기 때문인지 올해 보훈대상자가 필요한 경우 보훈급여금 종류별 수급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보훈처 업무처리 지침이 바뀌었다는 소식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국민이 주인인 정부의 실현”을 위하여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부혁신을 시도하고 있고, 국가보훈처에서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위와 같이 업무처리 지침을 개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위의 사례가 가장 모범적인 혁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민원 현장에서 발생한 고충에 귀를 기울여 이를 해결하였으며, 보훈급여금 종류별로 수급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보훈대상자는 물론이고 업무를 담당하는 민원공무원에게도 긍정적으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보훈대상자는 기초수급자격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보훈처에서 제공하는 기타복지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좋고, 민원공무원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만이 줄어서 좋다. 이해관계자 모두가 혁신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말을 제일 잘하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격언이 있다. 제일 잘 하는 혁신도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지청은 혁신의 첫걸음이 되는 경청을 위해 국민생각함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좋은 혁신 아이디어가 나오길 기대해보며 그 결과로 보훈대상자들이 든든한 보훈을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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