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접종하는 모습
한 시민이 예방 접종받고 있다.

[고양일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총 9건(22일 14시 기준)이 발생한 가운데 21일 고양시에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17년부터 작년까지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은 매년 2명 정도였는데 올해는 6일(16일 ~ 21일)만에 9명이 사망해 국민의 불안감이 폭증하고 있다.

사망한 고양 시민은 일산서구에 거주하는 남성(89세)으로 지난 19일(월) 오후 1시경 모 병원에서 독감 예방 백신(보령플루V테트라/A16820012, 어르신용)을 접종한 후, 다음 날인 20일(화) 낮부터 어지러움증을 호소했으며, 21일(수) 오전 11시 40분경 CPR(심폐소생술) 후 자택에서 사망했다.

사망한 어르신은 평소에도 당뇨・고혈압・심장동맥협착증(스텐트 시술 2회)・뇌졸증・녹내장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고양시 일산서구보건소는 경기도로 이상 반응 신고를 하고, 당일 동일 기관 접종자 이상 반응 여부를 전수 조사(47건) 중이다.

향후 경기도 역학조사관의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질병관리청에서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에서 예방접종과의 연관성 여부를 결정한다. 만일 이 위원회에서 예방접종 이상 반응으로 인한 사망으로 결정할 경우에는 피해보상을 받게 된다.

이날(21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독감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은 약 1297만명이다. 이 중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무료접종을 받은 사람은 836만명이고, 유료접종자는 461만명이다.

국가예방접종 대상자 가운데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의 70%, 임신부의 34%, 만 13∼18세 청소년의 48%, 어르신의 31%가 각각 접종을 마쳤다.

전날(20일) 기준으로 사망 사례를 포함해 독감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는 총 431건으로 집계됐다.

이상 반응을 유형별로 보면 △ 알레르기가 119건으로 가장 많았고, △ 국소반응 111건, △ 발열 93건 등의 순이었다. 기타 이상 반응은 104건이다.

이상 반응 사례 중 유료접종자가 154명, 무료접종자가 277명이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오후 독감 백신 관련 긴급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사망 사례가 총 9건 보고돼 그중 7건에 대해 역학조사와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이 진행 중"이라면서 "또 같은 날짜에 같은 의료기관에서 동일 백신의 제조번호로 접종받은 접종자에 대해 이상 반응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일부 사례의 경우 백신 자체 문제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전체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접종을 계속 진행할 방침임을 밝혔다.

정 청장은 "사망 사례 중 2건은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며, 나머지 신고 사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부검 결과와 의무기록 조사 등 추가 조사를 통해 인과관계를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특정 식품과 약물 등의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분 혹은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말한다.

현재까지 신고된 사망자 9명 가운데 유가족의 요청으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2명을 제외한 7명의 연령대는 80대와 70대가 각 2명이고, 60대·50대·10대가 각 1명이다. 7명의 거주지는 서울, 경기(고양), 인천, 대구, 대전, 전북, 대전이다.

사망자 6명은 모두 과거 독감백신 접종 이력이 있었고, 이 중 5명은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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