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코로나19로 코로나 블루(우울증세)를 호소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적절한 치료와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체계적인 관리를 강화하고 진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국회의원(전남 목포시)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우울증 진료비 현황’을 보면 젊은 층의 우울증 진료 인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이 10대는 지난 2016년 2만2540명에서 2019년 4만1626명, 20대는 같은 기간 6만3459명에서 11만8166명, 30대는 7만2857명에서 10만1487명으로 각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가폭이 10대와 30대와 함께 20대가 가장 크다.

코로나19 감염병이 만연한 올해 상반기 우울증 환자 증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상반기(1∼6월) 의료기관을 찾아 우울증 진료를 받은 사람이 59만2951명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79만8427명)의 4분의 3을 넘었다. 2015년 60만4418명이던 우울증 진료 환자는 해마다 3만∼7만 명가량 늘었는데 올해는 증가 폭이 훨씬 커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울감을 겪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수치를 감안하면 올 한 해 우울증 환자는 100만 명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에 9세 이하를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우울증 환자가 증가했는데 연령별로는 20대 78.0%, 60대 77.4%, 30대 74.0%, 40대 73.6%, 50대 71.2%, 10대 54.4%, 9세 이하 45.9%순이었다. 20대가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  ​올 상반기(1∼6월)에 20대 9만2130명이 우울증 치료를 위해 의료기관을 찾아 지난 해 전체 20대 환자(11만8166명)의 78%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2016년(6만3459명)의 2배 가까울 정도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증가 폭이 컸었다. 

20대 우울증 환자의 급증은 청년 취업난이 코로나19로 악화된 데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스트레스 증가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로 채용시장이 얼어붙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심리적 폐쇄감이 커지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  청년들은 다니던 직장마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으로 그만두어야 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준 올해 4월부터 20대 이하 청년들의 실업급여 수급률이 급증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4월에 48.3%로 전년 동월 대비 절반 가까이 실업급여 수급자가 더 늘어났고 이후 5월은 70.7%, 6월 90.2%, 7월 92.0%, 8월 99.9%로 점점 증가했다.

코로나 19 이전에도 우리 사회의 우울증 비율은 높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상위 10개 정신질환 중 우울증 환자의 비율이 203만2416명(23.2%)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도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국민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우울증 진료 환자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 ‘우울 관련 심리상담자’ 수도 크게 늘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울감 때문에 올 상반기 전국 지방자치단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사례는 모두 73만1546건이다. 지난해 상반기엔 36만2840건, 하반기엔 35만582건이었다. 올 상반기 6개월 동안의 상담 건수가 지난해 전체보다 많다.

전문가들은 생애 처음으로 ‘경제적 자립’을 이룰 시기인데 취업난 등 사회 문제가 걸림돌이 되면서 좌절감이 커진 것이 20대 우울증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일 것으로 봤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힘든 장벽에 막히면서 스트레스가 커졌다는 것이다. 

김지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청년들이 심리적으로 마냥 건강할 것이라는 건 오해”라며 “우울감이 우울증이라는 질병이 되는 걸 막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반 건강검진은 높은 사후 관리로 혈당·혈압 등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던 것과 달리 정신 건강검진은 A4 용지 1장에 우울증상 극복 방법을 주는 것이 전부”라며,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각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이 안내·유도하는 등 좀 더 내실 있게 정신건강 검진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취업문제 등 20대에 맞는 맞춤형 심리 지원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질높은 심리상담 전문가를 더 많이 양성해서 젊은 우울증 환자들의 정신 관리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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