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문화재청이 고궁, 왕릉 등 문화재 주변의 장애인 '무장애 관람환경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촉각 안내판 등 장애인의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문화재청이 올해 2월부터 궁궐과 왕릉을 모든 장애에서 자유로운 관람구역으로 진화시킨다고 했지만 선정릉을 직접 방문해보니 여전히 점자 안내판은 훼손돼 있어 인식이 어렵고, 음성안내 버튼은 눌러도 작동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예지 의원실에서 선정릉을 직접 방문한 결과, 촉각 안내판은 점자의 절반 정도가 훼손돼 인식이 어려우며 음성안내 또한 버튼을 눌러도 작동이 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현장 직원분께 확인 결과 눈과 비 등에 노출되어 있고, 다수가 사용하다 보니 고장이 잦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음성안내 기기는 야외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내구성이 떨어지고 고장이 빈번하다. 촉각과 청각 등의 사용이 가능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향후 2026년까지 진행하는 무장애공간 조성사업에서 이런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문화재청 제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창덕궁 매표소 주변 종합정비 외 부공사의 경우 장애인 경사로의 경사가 배리어프리 인증에 부적합, 설계변경과 공사기간 연장이 발생했다.

이에 김 의원은 “설계과정부터 장애인 단체의 자문을 구하거나, 장애 당사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해야 한다. 무장애 공간을 조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장애 당사자들의 필요와 요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의원은 한국장애인개발원 자료인 ‘문화유적지 무장애 공간 조성 연구’를 언급하며, “미끄럽지 않은 재질로 설치된 접근로 바닥, 하수구의 구멍, 접근로의 폭과 기울기, 계단의 안정적인 넓이, 휠체어 등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매표소, 키오스크 접근성 등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됐다”면서 관련 대책 마련도 함께 마련할 것을 지적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경복궁 등 10개의 궁이나 능 중 문화재 해설 도우미를 운영한 곳은 5곳이었지만, 수화통역사가 있는 곳은 1개소, 시각장애인 도우미가 있는 곳은 전무했다”면서 문화유적지의 인적 서비스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최근 3년간 문화재청과 산하기관에서 실시한 사회적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보니, 프로그램이 상설이 아닌 간헐적으로 진행된다는 한계가 있으며, 대상도 특수학급 등에 한정되어 있다”면서 “일회성 행사에서 나아가 장애인들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관람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외에도 김예지 의원은 "문화재청 소속‧산하기관 중 장애인 등이 접근이 편리한 배리어프리(BF) 인증을 받은 기관은 전무하다"며, 관람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도 함께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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