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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동 지역 버스정류장 안전수호대는 주어진 업무 이외에도 매일 버스정류장 2개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있다.

[고양일보] 2019년 겨울 코로나19가 세계를 뒤덮은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모범적 대처능력 국가로 주목을 받았고, 코로나바이러스는 곧 사라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름을 지나 가을에 진입하면서 대한민국에선 다시 코로나가 확산되었다. 그동안 경제, 사회, 교육 등 각 분야에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을 만들어 실행에 옮기는 혼돈의 시간이 계속되었다.

고양시에서는 ‘고양희망알바 6000’이라는 코로나19 극복 ‘희망 일자리 사업’이 6월에 1차로 공고되어 7월부터 4개월간 진행되었다.

과거와 다르게 참여자격이 다양했다. 만 18세 이상의 근로능력있는 자, 저소득층, 실직이나 폐업 그리고 지역경제침체로 생계지원이 필요한 휴업자, 무급휴업자 등이 대상이 되었다.

1일 4시간으로 ▲ 드림하천조성 ▲ 공공시설 방역 및 업무지원 ▲ 우리동네해결사 ▲ 가로수 코드화 사업 등이 고양시 3개 구 곳곳에서 진행되었다.

일을 위한 일자리가 아닌 일자리를 위한 일을 만든 것이다.

일반시민 중에는 자격요건에 부합되지 않아 참가하지 못하거나, 방법을 몰라서 지원을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불만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필요 없는 곳에 예산을 쓸데없이 낭비한다는 비판도 생겨났다.

몇 달이지만 4대 보험이 되는 고양희망알바는 ‘꿀알바’라는 별칭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중 1차 고양희망알바가 끝나기 전 8월 말 다시 2차 공고가 나고 9월 초부터 2.5단계의 위험으로 2주를 미룬 시점인 9월 14일 월요일부터 2차 고양알바가 시작되었다.

▲ 스쿨존 아이생명수호대 ▲ 버스정류장 안전수호대 ▲ 드림하천조성 ▲ 우리동네해결사 ▲ 공공시설 방역 및 업무지원 사업 등이 3개월 기한으로 시작되었다.

시작 첫날부터 민원들이 들어왔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급일자리 특혜를 받는 분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다.

‘코로나로 안전을 수호한다면서 여러 명이 붙어 다닌다’ ‘마스크를 내리고 수다만 떤다’ ‘그늘에 앉아서 놀기만 한다’ ‘마을쓰레기는 그대로다’ 등등

각자 맡은 일은 다르지만 시민들은 그들이 딱히 무슨 일을 하는지 구별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민원은 아파트 단지나 대중교통 이용 빈도가 높은 쪽에서 더 많이 일어났다.

그런 중에도 고양시 변두리라 할 수 있는 고봉동(성석・문봉・지영・설문・사리현동) 지역 주민 7명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오전 4시간을 주어진 일만 하기에는 긴 시간이라 여기고 각자 집에서 청소도구들을 갖고 나오기 시작했다.

버스정류장 안전수호대의 주된 업무에는 청소업무는 없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이용 주민이 적은 곳이라 버스정류장엔 거미줄・해묵은 먼지・오래된 게시물・내용물이 빈 소독제 등이 있었고, 정작 필요한 쓰레기통은 없었다.

이 지역 버스정류장 안전수호대는 3개월 동안 버스정류장을 하나씩 해결한다면 우리동네 많은 버스정류장이 깨끗해 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청소를 시작했다.

여성 4명, 남성 3명 이들에겐 각자 역할이 있었다. 여성 안전수호대는 스티커 제거와 묵은 때를 벗겨내고, 남성 안전수호대는 높은 곳 거미줄 제거나 신호전광판을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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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안전수호대는 스키커 제거와 묵운 때를 벗겨내고, 남성 안전수호대는 높은 곳 거미줄 제거나 신호전광판을 닦아낸다.

물론 본연의 의무인 버스 이용객들에게 소독제를 뿌려주고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독려도 한다.

즐겁게 일하는 이들은 “우리는 버스정류장 전담 청소 사업을 해도 되겠다”고 수다를 떨며 스스로 은근히 자부심까지 느낀다.

서로 꾀부리는 일 없이 4시간을 화장실이 없는 곳에서도 매일 마주 보는 두 버스 정류장을 말끔히 청소하고 있다.

아직 한 달이 되지 않았지만, 마을주민들은 “이곳에 오래 살았지만 버스정류장 청소하는 것은 처음 본다”는 말을 하면서 “수고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네는 분들도 생겨났다.

그 분들 중에는 구석구석 치우지 않는 쓰레기, 아무데나 버리는 담배꽁초 문제 등을 제기하는 주민도 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이 7명의 고양희망알바 버스정류장 안전수호대는 매일 깨끗해지는 버스정류장이 늘어가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다른 지역 알바 중에서 너무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적도 있다지만, 이 지역 안전수호대의 목표는 '매일 마주 보는 두 버스 정류장만 청소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익어가는 가을 벼와 함께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하면서 이 지역 버스정류장 안전수호대는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굳건하게 고양희망알바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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