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숙 의원
손동숙 의원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병원과 애견용품 관련 상점이 도처에 늘어나고 있다. 그에 비례해 반려동물 유기, 방치, 학대 등에 대한 사건들 역시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2019년 광주에서는 강아지가 주인에게 던져져 죽는 일이 있었다. 배변훈련이 안 된다는 이유로 7년을 키운 가족 같은 강아지를 9층 높이의 베란다에서 던진 것이다. 또, 얼마 전 경남 양산 아파트 9층에서도 같은 이유로 강아지 2마리를 베란다에서 던져 죽게 했다. 그렇게 선택과 버림을, 동물들은 받고 당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친구가 한 말이 기억난다. 아들이 코로나로 인해 등교를 못하게 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떼를 쓰고 있으니 좀 알아봐 달라는 얘기였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 지 난감했다.

나도 10년 넘게 반려견을 키우는 동안, 초기에는 그만 키우고 싶다는 갈등이 들기도 했었다. 며칠씩 집을 비워야 할 때는 집에 두고 갈 수도 없으니, 동물병원에 맡겨야 하거나 지인에게 부탁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기도 했다. 배변훈련이 되어 있어도 제때 배변패드를 교체해 주지 않으면 집안 곳곳이 화장실로 변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시간에 쫓기거나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한숨을 내쉬어야 할 때도 부지기수였다. 그렇다고 말 못하는 동물에게 잘못을 알아듣게 교육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보듬고 안고가야겠다는 다짐도 참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반려동물 입양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쉽게 살 수 있는 구조가 생명 경시 풍토를 조성한다”고 동물보호단체에서는 말한다.

"반려동물은 장난감이 아니다"(하야 베일리 예루살렘 동물보호소 이사)라는 말은 참 적절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국내외에서는 반려동물 입양 붐이 일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외로움과 지루함을 느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심심함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반려동물을 구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반려동물은 우리의 욕구해결 수단이 결코 아니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이기에 우리는 달리 생각해야만 한다.

반려동물 입양에는 책임이 따른다. 코로나19 사태로 본인들의 욕구에 의해 쉽게 입양했다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자 본인들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앞세워 또 쉽게 유기·방치를 합리화 하려고 한다.

경기가 악화되니 먹고 살기도 힘든데, 치료비나 사료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키우던 동물을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현실적으로 참 답답한 심정이 든다. 환경의 변화로 갑자기 반려견 양육이 어려워진 경우에 대한 대안도 필히 찾아야 할 것이다.

독일의 경우 반려견 입양 희망자들을 장시간 면접하고, 입양 후에도 보호소 관계자가 입양자의 집을 찾아가 강아지 안부를 확인할 정도로 관리가 철저하다고 한다. 또한 모든 반려견에게는 세금이 붙는다. 목적 중 하나는 사람들이 능력 이상으로 많은 개를 키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네덜란드 또한 강력한 동물복지법을 가진 나라 중 하나인데, 동물 보호를 위한 특별 경찰이 따로 있을 정도이며, 동물을 학대하거나 방치하면 최장 3년의 징역형이나 최고 약 2만5천달러(한화 약 3천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한다.

계속되는 반려동물 학대와 유기 문제는 너무 쉬운 입양과정과 충분히 강력하지 못한 처벌 탓은 아닐까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를 위해 최소한 반려동물 양육자의 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고, 동물보호법 특별조항을 강화해 동물 학대를 방지해야 비참한 생활과 학대를 받는 반려동물들이 줄어들 것이다.

이제 반려동물은 사랑으로 받아들인 가족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로 사람들도 힘들지만 반려동물들도 힘든 시간이다.

우리 모두 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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