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
국제테니스장 예정부지에서 젖은 폐기물을 차에 싣고 있는 장면

[고양일보] 의정부시가 '국제테니스장'을 조성하면서 젖은 상태의 폐기물을 수거해 약 25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8월말 의정부시는 경전철을 타면 볼 수 있고 부용천 산책을 하면서도 볼 수 있었던 쓰레기가 모여 일명 ‘쓰레기 산’으로 불리었던 부지에 다목적 스포츠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의정부시는 "그동안 폐기물 악취 등으로 고통을 받았던 시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수 있도록 다목적 스포츠파크를 추진해 생활체육 동호인 대회 등 국내외 대회 유치와 문화행사, 시민 이용시설 등으로 활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100년 먹거리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시는 일명 '쓰레기 산'의 폐기물을 처리하면서 석연치 못한 행정을 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시는 시민을 위해 20년간 불법 방치된 폐기물 쓰레기장을 없애고, 그 부지에 ‘국제테니스장’을 조성하고 있다.

시는 폐기물 처리를 위해 폐기물 수거 업체를 선정,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방치된 26만 톤의 폐기물을 처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업체가 젖은 폐기물로 무게를 부풀려 막대한 혈세가 낭비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자 A씨는 "일반적으로 젖은 폐기물의 경우, 하루나 이틀 정도는 햇빛에 말려 무게를 줄이는데, 의정부시가 선정한 수거업체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젖은 폐기물을 그대로 차에 실어 날라 무게가 늘어났다"며 "이렇게 무게가 늘어난 경우, 한 트럭에 200만원 정도 하는 폐기물이 400만원 이상으로 둔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업체가 이후 이 수거한 폐기물을 말려서 처리하는 경우 막대한 차익을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폐기물 수거 관계자에 B씨에 따르면 "실제로 젖은 폐기물 무게를 재어 보면 햇빛에 말린 경우보다 2배 이상 무게가 나간다"며 "일반적으로 처리비를 지불하는 쪽에서는 폐기물들을 바닥에 깔아놓고 말리는 과정을 통해 최대한 무게를 줄여서 비용을 아끼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의정부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16일 "폐기물 수거비용 산정은 환경부 고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했다"며, "비가 많이 오는 날은 폐기물을 수거하지 않고 비가 조금 오거나 맑은 날에 수거했다"고 밝혔다.

폐기물 처리에 소요된 총 예산은 25억1800만원(시비 5억2800만원)으로 국비 70%, 도비 9%, 시비 21%의 예산이 소요됐다.

한편, 의정부시 해당 과에서는 비가 오는 날에는 폐기물을 수거하지 않았으며, 비용 처리도 환경부 고시 가격을 준수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젖은 폐기물을 실은 트럭이 무게를 재고 있다.
젖은 폐기물을 실은 트럭이 무게를 재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결과적으로 젖은 폐기물 수거로 인한 예산 낭비는 의정부시의 관리・감독 소홀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며, 이에 대한 적절한 규명과 책임 추궁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시 다목적스포츠파크 조감도
의정부시 다목적스포츠파크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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