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일 사무총장
김두식 이사장(좌측)이 기부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구자현 발행인: 미디어시티그룹 대표 구자현입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강홍일 사무총장: 조합원 80% 이상이 중경증 장애인들로 이루어진 사회적 협동조합 ‘되돌림’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강홍일입니다.

구 발행인: 소개가 간단하네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강 사무총장: 오랜 기간 다양한 일을 하다가 사회적 협동조합 ‘되돌림’과 인연이 되면서 저의 삶은 바뀌었습니다. ‘되돌림’은 저의 인생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구 발행인: 일반인도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조합원 대부분이 중 경증 장애인분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라고 하니 어떻게 설립됐는지 궁금합니다.

강 사무총장: ‘되돌림’이 결성된 사연은 경범죄처벌법이 발효되었던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경범죄처벌법은 쉽게 말해서 구걸금지법으로 빈민들이 거리에서 구걸행위를 하면 법에 저촉되어 유치장에 갇히는 일이 허다해졌는데, 별다른 생계수단 없이 앵벌이를 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범법자가 되어 입에 풀칠도 못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현재 김두식 이사장님(1급 중증장애인)과 주변 지인들이 다짐을 합니다. “여태껏 남들에게 도움을 받기만 하며 살아왔는데, 이젠 우리가 남들에게 도움을 줘보자”라는 소신으로 발전해 ‘되돌림’이라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구 발행인: 설립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했는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강 사무총장: 장애인들이 하루아침에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든 게 아닙니다. 보건복지부에게 수 차례나 반려당하고 허가증이 나오기까지 무려 14개월이 걸렸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인가를 거부한 이유는 “장애인들이 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데?”였습니다. 사실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비장애인과 비교해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비장애인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장애인들은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장애인들은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 수 없는 걸까요? 되돌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조합원들이 장애인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이해와 융통성을 발휘해달라고 보건복지부를 설득했죠. 이해와 융통성 없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은 속도로 같은 결과를 내기만을 바란다면, 결국 장애인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이야기죠. 이렇게 보건복지부와의 신경전을 계속하던 중 되돌림은 국회에서 회의가 열린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이를 놓치지 않고 조합원 50명이 국회를 찾아가 되돌림의 의견을 발표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이것을 계기로 허가를 받게 됐습니다.

구 발행인: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이네요 ‘되돌림’이라는 이름이 좋은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강 사무총장: ‘되돌림’은 사회적협동조합이 지향하는 정신을 담은 이름입니다. 처음 이름을 지을 때 조합의 취지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 무엇일까 고민 했습니다. 그렇게 결정된 이름이 ‘되돌림’입니다. 조합원들은 어려운 사람을 도와 공익을 증진한다는 취지에 맞다 생각합니다. 취약계층이 일해서 얻은 수익을 다시 취약계층을 돕는 데 쓰는 거죠, 그야말로 취약계층이 취약계층에게 ‘되돌려주는’ 조합의 원칙에 적격인 이름이 아닐 수 없죠.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되돌림은 공익 정신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습니다. 장애인활동보조사업만 봐도 그렇습니다. 정부지원금 중 81%를 시급으로 정하고 4대 보험금을 제외한 75%를 실질적으로 지급하여 협동조합의 수익성보다 취약계층인 저소득 노동자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서비스 이용자인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질 향상 또한 목표로 하고요.

2019년 이사회
2019년 이사회

구 발행인: 되돌림 현황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강 사무총장: 조합원의 80%가 중경증 장애인입니다. 조합원 본인들도 힘든데, 힘들게 살고 있는 중증장애인에게 장애인활동보조사업으로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고 있고 취약계층을 위한 자원봉사, 일자리창출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조합원은 41명이고 이사장 포함 이사는 총7명입니다.

구 발행인: 조합원이 많은 건 아니지만 장애인들이 장애인들 돕는 ‘되돌림’의 의미는 작지 않다는 생각됩니다. 주된 활동사업 설명해주세요.

강 사무총장: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2017년 11월부터 독거노인 분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8년 1월부터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시작했고요. 한 달에 한번 대상자를 선정해 냉장고를 바꿔주거나 보수공사를 해주는 등 복지 취약계층에게 보다 나은 생활환경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구 발행인: 되돌림의 꿈은 무엇인가요?

강 사무총장: 조합원들이 함께 노력해서 기초생활수급자 신세를 탈피해보자는 것이죠. 기초생활수급자를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안정적인 직장을 통한 150만원 정도의 월급이라는 답이 나왔죠. 이를 이루기 위해 되돌림은 언젠간 국유림을 임대해 수익성이 있는 나무를 심고 관리하는 사업을 하고 싶죠. 마치 나무를 심은 다음 취약계층 사람들을 관리인으로 고용하여 자기 몫의 나무를 관리하게 하고, 몇 그루는 공동재산으로 취급해 모두 힘을 합쳐 수익을 내도록 하는 식입니다. 그 수익의 일정 부분은 인건비로 지급해 고용창출도 하면서 공동재산을 기반으로 상부상조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소망하고 있죠. 되돌림이 앞장서서 그런 사업을 시작하면 우리나라에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많이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꿈입니다.

구 발행인: 지금까지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사회적 협동조합 ‘되돌림’의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되돌림 홈페이지 http://www.retur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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