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발행인(고양시재향군인회장)
구자현 발행인(고양시재향군인회장)

[고양일보] 생존성을 가장 강하게 교육하는 곳은 군대이다. 전쟁 시에 살고 죽는 문제는 군대 위기관리 매뉴얼을 실천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가급적 쉬운 방법으로 빨리 실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행기 기장의 경우 항공사에서 행동형 인간을 뽑는다. 위기상황에서 생각할 시간은 없다. 매뉴얼대로 바로 실천하는 기장이 필요한 것이다. 이만큼 생존성은 복잡한 생각이 아닌 위기상황을 빨리 인식하고 매뉴얼대로 빨리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최강의 미국군은 해마다 군대 안에서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 전시도 아닌데 인명피해가 크다. 군에서 사고예방을 위해 만든 광고가 있다. STOP 123이다. 화가 나서 동료를 때리거나 자살을 하려고 하는 감정이 나를 지배할 때 STOP을 외치고 하나 둘 셋을 세는 것이다. 이것이 행동요령의 전부다. 아주 간단하다. 실행하기 쉬우므로 효과도 좋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그러나 한순간 부정적 감정이 나를 지배하면 사고가 나는 것이다. 이때 STOP을 외치고 하나 둘 셋을 세면 부정적 감정의 마음이 잠시 쉬게 된다. 쉬는 마음속에 원래의 이성의 마음이 자리를 잡는 것이다.

생존성을 늘리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하지만 적당한 스트레스는 생존성을 올려준다. 인류초기부터 스트레스는 위험에 대처해 싸우거나 그 상황을 피할 수 있는 힘과 에너지를 제공했다. 심리학에서는 스트레스는 외부의 위협이나 도발 등에 대항해 신체를 보호하려는 심신의 변화과정이다. 특히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므로 신체와 정신에 활력을 준다. 현명한 사람일수록 스트레스를 잘 활용한다.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휴식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휴식은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탁월하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휴식은 쉽지 않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대나무가 높게 자라는 이유는 중간 중간에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중간 중간에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휴식의 문화가 부족하다. 여행을 가도 휴식보다 관광이 주목적이다. 여행에는 자신을 돌아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거의 관광에 집중되어 있다. 해외여행의 경우는 더 심하다. 많은 돈을 지출한 만큼 최대효과를 봐야 한다. 강행군을 통해 많은 사진을 찍고 귀국한다. 여행가서 몸살 났다는 경우도 자주 듣는다.

생존전략(生存戰略, survival strategy)을 힘 있게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 인간은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가질 수는 없다. 적절한 휴식을 통해 자신을 재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휴식은 생존성 증가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인 것이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