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의 의료 서비스 질 향상과 빠른 사회복귀를 위한 진료 시스템과 제도가 구축돼야 한다.
정신질환자의 의료 서비스 질 향상과 빠른 사회복귀를 위한 진료 시스템과 제도가 구축돼야 한다(PIXA BAY)

[고양일보] 의료급여를 받는 정신질환자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장기 입원자가 많으나 하루 입원비는 타 질환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정신질환자가 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아 빠르게 사회복귀를 할 수 있는 진료 시스템과 제도가 구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은 8월 정신건강동향 보고서를 통해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정신질환 진료현황’을 발표했다.

의료 급여 수급권자는 생활유지 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국민을 말하며 우리나라 의료보장 인구 5,288만 명 중 건강보험적용인구 5,139만 명(97%)을 제외하고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149만 명(3%)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약 4년간 의료급여 전체 질환의 연간 진료 실인원은 약 153만여 명으로 큰 변동이 없는 반면, 정신 및 행동장애로 진료받는 실 인원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신 및 행동장애의 경우, 2015년 378,464명, 2017년 412,689명, 2019년 454,788명으로 각각 2년 전 대비 9.1%, 10.2% 증가했다. 이는 22대 질병분류 중 5번째로 많은 인원이다.

또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약 4년간 전체 질환의 1인당 연간 진료비(입원, 외래, 약국)는 매년 약 10% 상승했으나 정신 및 행동장애 진료비는 오히려 2017년에 소폭 감소하는 등 큰 변화가 없다. 2019년 정신 및 행동장애의 연간 진료비는 전체질환 연간 진료비 376만원 보다 0.8배 낮은 318만원으로 조사됐다.

정신 및 행동장애로 진료받는 사람이 매년 증가하고 전체 질환의 1인당 연간 진료비가 상승하고 있으나 정신 및 행동장애의 진료비는 제자리 걸음임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한 해 동안 소요된 총 입원진료비를 21대 질병분류별로 살펴본 결과, 전체 질환의 입원비용은 3조 6,419억원이며, 이 중 정신 및 행동장애가 1조 1,884억(33%)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순환기계의 질환(5,240억, 14%), 신경계의 질환(4540억,13%), 암 질환(2647억, 7%) 순이다.

입원 환자수를 보면 정신 및 행동장애의 입원 실인원이 105,116명으로 가장 많았다. 입원한 실 인원을 중심으로 분석하여 살펴보면, 정신 및 행동장애의 1인간 연간 입원비는 1130만원으로 세 번째로 높으나 1인당 1일 입원비는 5.3만원에 불과해 타 질환과 격차가 두드러졌다. 

정신 및 행동장애의 1인당 입원일수는 212일로 전체 질환의 입원일수 중간값인 18일에 비해 11.8배 높고, 신경계질환의 131일보다도 1.6배 높다.

정신 및 행동장애의 1인당 연간 입원진료비는 전체 질환 입원진료비의 중간값 381만원보다 3배 높은 1130만원이며, 이는 암 질환 968만원 보다 1.2배 높은 비용이다. 반면 정신 및 행동장애의 1인당 1일 입원비는 전체질환의 중간값 21.9만원의 4분의 1 수준이 5.3만원이다.

정신 및 행동장애의 총 입원진료비가 높은 이유는 정신 및 행동 장애로 입원하는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많고, 장기간 입원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인당 1일 입원비가 정액수가제로 인한 소극적인 의료서비스의 한계를 보여준다.

정신 및 행동장애 중 주요 정신질환인 ‘조현병 망상장애’ ‘알코올사용에 의한 정신 및 행동장애’ ‘기분장애’ 별 진료 실인원과 1일 진료비를 입원과 외래로 나눠 살펴보면 3개 정신 질환 모두 입원 실인원보다 외래 실인원이 많았다.

정신 및 행동장애 중 대부분 세부 질환의 하루 입원 진료비가 하루 외래 진료비보다 높은데 반해 주요 3개 정신질환의 하루 입원 진료비는 하루 외래 진료비보다 낮으며, 그중에서도 조현병 및 망상장애가 입원과 외래의 하루 진료비용 차이가 가장 크다. 치매의 경우 하루 입원비용이 7만원, 하루 외래비용은 4.9만원인데 반해 주요 3개 정신질환의 하루 외래진료비는 4.6~4.7만원에 불과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급여수급권자 중 정신질환으로 입원 또는 외래 진료를 받는 실인원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신질환이 있는 의료급여수급권자들이 질 높은 적정치료를 받아 빠른 사회복귀가 가능한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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