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숙 의원
손동숙 의원

언젠가 지인들과 식사도중 일이었다.

지인이 딸아이한테 전화를 받고, 당황한 목소리에 모두의 이목이 쏠리고 자리가 숙연해졌다. 전화를 끊고 모두가 한 목소리로 무슨 일인가를 물었다.

“작은 애가 소파에서 떨어졌는데 다리를 접질렸는지 디디지를 못 한다네”

“작은 애가 몇 살이야?”

“10살, 아니 우리 집 강아지 말이야, 작은 강아지”

“헐...”

나도 12년째 강아지를 키우다보니 어느 순간은 애들 이름과 강아지 이름을 바꿔 부르기도 한다. 같이 살지 말지를 수도 없이 고민했던 시간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냥 가족 같은 존재, 아니 가족이다. 하지만 내가 강아지들을 키우는 반려인 이라고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비반려인까지 같은 시선으로 생각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

강아지들을 집에 들이기 전엔 나 역시도 엘리베이터나 공원에서 반려동물을 안고 있는 이웃들을 보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던 적이 있었다. 비반려인들이 보고 듣기엔 거북할 수 있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도 알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배려도 늘 잊지 말아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손동숙 의원의 반려견
손동숙 의원의 반려견

이제 우리가 사는 삶에는 반려동물이 더 이상 낯설지는 않다. 최근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외국의 사례처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하거나, 호화로운 생일잔치를 해주는 건 아니라도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남다른 애정을 쏟는 가정들은 한두 집 건너 이제 흔한 일이 됐다.

반려동물이 인간과 같이 공존하면서 우리가 모르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시급한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내가 시의원이 되고 상임위 관련 부서에 동물보호센터가 있는 것을 알고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인수공통전염병, 즉 동물이 감염되는 병원체가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질병인 브루셀라(Brucella)는 감염되고 치료하지 않고 방치를 하게 되면 사람에게도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심각한 질병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병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2010년 마지막 발생이후 고양시에서는 아예 관리조차 되고 있지 않은 실정임을 알게 되었고, 시의원으로, 동물보호센터 운영위원으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조기검진을 위한 예산편성을 건의하여 지금은 지속 시행이 되고 있다. 주인을 잃거나,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들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동물보호센터에 포획되고 임시보호가 되다가 다시 가정으로 반환되거나 입양이 되는 시스템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검진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양시 동물복지플랜 보고회
고양시 동물복지플랜 보고회

내가 애견인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알아야 할 지식과 비반려인들에 대한 배려심 또한 가져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가 어우러져 다 같이 잘 살기 위해서는 한쪽만 치우쳐 생각할 수 없다. 얼마 전 고양시 동물복지플랜 보고회가 있었다. 비록 출발점에 서 있지만 30만 반려인구가 있는 고양시가 동물복지의 선도도시로 한 발 앞서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나 역시 애견인으로, 고양시의회 환경경제상임위원회 위원으로, 동물복지위원회 위원으로 보폭을 맞추어 나가려 한다.

우리 인간의 삶이 윤택해지기 위해서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면, 그들에게 마땅한 대우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비반려인들에게도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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