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일러스터 작가
김서윤 일러스터 작가

[고양일보] 구자현 발행인: 미디어시티그룹 대표 구자현입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서윤 작가: 저는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입니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많은 전시를 했고, 특히 올해 7월 한 달 동안은 셰크베라는 이집트 고양이 신을 캐릭터로 한 토이를 만들어 전시를 했습니다. 현재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로 활동중이고 대학에서 일러스트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구 발행인: 일러스트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 작가: 일반적인 광고물에 비주얼들이 기계적인 방법을 통해 객관의 세계를 재현한다면 일러스트 작가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가득한 그림을 다양하게 대지에 표현하고 광고 목적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 발행인: 일러스트(illust)라는 단어가 무엇을 집어넣는다는 것이죠. 셰프가 맛을 내기 위해 양념을 집어넣는 것처럼 포스터에 다양한 작은 그림들을 집어넣는다고 보면 되겠네요.

김 작가: 맞습니다. 외주를 할 때에는 자신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요구자의 의도에 맞추는 것도 중요하게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 발행인: 전시를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개인전을 3번했는데 주제가 독특하네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 작가: 저 자신의 경험을 전시를 통해 표현하고 싶은데, <시간상자> 전시는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작업했던 작품입니다. 병원에 갇혀있는 동안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고,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원하지 않은 시간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오는 말 가는 말 전시
오는 말 가는 말 전시

<오는 말 가는 말> 전시는 사람이 무심코 내뱉는 말에 얼마나 강력한 힘이 있는지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 하게 되었습니다. 진실을 알지만 말하지 못하는 경우, 진실을 알지만 거짓을 말하는 경우 등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살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거나 때론 불행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따뜻한 말, 냉정한 말, 부정적인, 긍정적인 말 등 100개 의 단어 말풍선을 만들어 사람들이 하지 못했던 말들을 표현하도록 유도하고 소 통하였습니다. 그래서 말이 갖는 힘에 대해 독자들과 함께 알고 싶었어요.

구 발행인: 의미 있는 전시라는 생각이 되네요. 소통만큼 중요한 것이 없죠. 오는 말 가는 말의 경우 부모와 자식 간에 같이 체험하면 좋겠네요. 

황혼이 저물고 그 날개를 펴다는 전시
황혼이 저물고 그 날개를 펴다는 전시

김 작가: 맞습니다. <황혼이 저물고 그 날개를 펴다> 전시는 미네르바(아테네)에 빠져 있을 때 작업했던 작품입니다. 부와 명예, 용기, 지혜를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고 이때 작업했던 그림에 특징이라면 붓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 원화를 완성했다는 겁니다. 올빼미와 부엉이 그림과 ‘가지마, 나의 모토’라는 그림책을 만들어 영상도 함께 전시했고 리사이클 아트로 부엉이 인형을 만들어 판매하고 수익금을 유기견협회에 기부했습니다.

웹툰이야기 순둥이 당뇨일기
웹툰 순둥이 당뇨일상기

구 발행인: 주제가 다양하고 재미있네요. 제가 듣기로 자신의 당뇨견을 소재로 웹툰도 만들었다고 들었는데요?

김 작가: 저는 12살인 당뇨병이 있는 반려견 순둥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당뇨는 치료가 불가능하고 나이도 있으니 식단이나 건강을 유지하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웹툰(순둥이 당뇨일상기)으로 그리게 됐습니다. 또 당뇨견진단을 받은 후 견주로서 공부해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당뇨견주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도 작업을 하고 있고, 순둥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면 순둥이를 추억할 만한 무언가가 남아있다는 사실이 저에게 큰 위로가 되어 줄 것 같아서 하는 작업입니다.

구 발행인: 최근에 고양시 일산동구 보건소에서 운동지도에 대한 포스터 제작을 했고 곧 공개된다고 하는데 궁금하네요. 저도 일산동구에 살아서 운동지도를 보고 운동해야겠네요.

김 작가: 네 그럼 좋죠. 사실 운동지도 일러스트는 제가 그렸지만 저의 작품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개인 작품과 외주는 철저하게 구분해서 작업하는 편입니 다. 제 스타일 보다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결과물을 내는 것에 집중하고 개인적 으로는 내 그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고, 보통은 저작권이 양도되는 작업들 입니다. 

셰크베
셰크베

구 발행인: 그러네요. 저는 사실 셰크베라는 고양이 신 캐릭터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설명 부탁합니다.

김 작가: 셰크베는 이집트의 고양이 신을 상징한 인형입니다. 이집트에는 예전부터 지리적 환경적 특성 때문에 쥐가 많았는데 쥐를 고양이가 잡아주다 보니 당시 사람들은 이로운 동물 중 하나로 생각됐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숭배하게 된 것이죠. 이집트에는 많은 신을 모시는데 그중에 하나가 고양이 신입니다. 그래서 고양이 신을 모티브로 아트토이를 만든 것이지요.

구 발행인: 셰크베라는 이름이 독특한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 작가: 고양이를 주체로 한 신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이집트에서 고양이 신을 숭배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신비로운 눈이라던가, 숨겨져 있는 발톱이 위험한 상황에 뛰어나온다던가 하는 것들이 신화에서 태양의 신‘라’ 에게 눈을 받는 세크메트. 바스테트가 가지고 있는 평화와 전쟁에 양면성이라던가 하는 이야기들을 읽고 고양이도 인간도 내면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크메트와 바스테트 둘은 다르지만 같은 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고양이와 암사자에 상징에서 고양이 신을 모티브로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는 세크메트, 바스테트, 아기고양이 키워드를 통해 ‘셰크베’라는 이름을 지어주게 되었죠. 강하기도 하면서 또 부드럽기도 한 이름을 표현하고 싶었고, 신화처럼 악한사람들에게는 불행을, 착한사람들에게는 평화와 사랑을 전해주는 캐릭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구 발행인: 작업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은데 설명해주세요.

김 작가: 1차적으로 스케치, 모델링 작업, 3D 출력, 레진 복제까지 8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복제된 토이들을 채색하고 샘플로 만들어보는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 4개의 컨셉 아트토이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셰크베는 이집트 타입이 메인 컨셉이고, 컨셉별로 다양한 메이크업을 하고, 고양이처럼 강한 눈을 가지고 있으며, 아기처럼 부드러운 육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컨셉들을 지속적으로 시도 중이며 다양한 셰크베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셰크베는 국내 상표권, 디자인권을 확보하였고, 중국과 대만에 디자인권을 출원하여 심사 중에 있습니다.

구 발행인: 쉽지 않는 작업이네요 우리는 편하게 보지만 그만큼 작가들은 노력의 결과네요 일러스트 작가도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인데 작가가 되고자 하는 분들에게 선배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김 작가: 현실적인 조언을 하자면 본인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꾸준히 그리라는 말, 그리고 대중이 원하는 그림도 꾸준히 그리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뭐 대중이 원하는 그림과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 일치한다면 베스트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작가로써는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그림이 가치 있다고 스스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입니다. 또 한국시장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한국 일러스트레이터들이나 아티스트들이 저의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저의 동료라고 생각해요. 전 세계에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많기 때문에 우물 안 개구리처럼 생각해서는 발전이 더딜 것이라 생각합니다. 연대하고, 어울리고 더 좋은 그림을 그리라고 서로 푸시도 하고 격려하면서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구 발행인: 좋은 말 감사드립니다. 건승을 기원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