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대폭발, 혼돈과 패닉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대폭발, 혼돈과 패닉
  • 박공식 기자
  • 승인 2020.08.06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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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이상 사망 더 늘어날 듯
각국 정부, 구호단체 지원 나서
"창고보관 중 질산암모늄 폭발"
폭발현장 위성사진(CNN)
폭발현장 위성사진(CNN)

[고양일보] 두 차례의 대폭발 직후 베이루트 항구 일부가 초토화됐다.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4000명이 다친 초대형 폭발사고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패닉과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반경 수 km 내 건물들은 무너져 내리거나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를 입었다.  CNN은 대형 폭발로 땅이 패여 축구장 길이보다 훨씬 긴 지름 약124미터의 대형 분화구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세계 각국이 구호 지원에 나서고 파리 에펠탑은 4일 자정 소등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하산 디압 레바논 총리는 항구 인근 창고에 몇 년 동안 보관돼있던 2750톤의 비료 재료로 쓰이는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며 대 재앙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질산암모늄은 주로 비료의 재료로 쓰이지만 불이 붙으면 쉽게 폭발해 폭약의 원료로 쓰이는 물질이다.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정부 건물 폭파 사건에서 폭발물로 쓰였고, 2004년 북한 용천역 폭발 사고 등을 일으킨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해당 창고에 있었던 2750t의 질산암모늄이 모두 터졌다면 TNT 1155t의 폭발력을 갖는다.

레바논 정부와 적신월사(적십자) 등은 이번 폭발로 5일 오전까지 1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피해 범위가 넓고 부상자가 4000여 명에 달해 사망자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디압 총리는 폭발의 원인을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다짐하며 책임자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압바스 이브라임 국가안보실장은 앞서 폭발성이 매우 높은 물질이 수년전 압수돼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창고는 베이루트시의 쇼핑지구와 유흥업소가 밀집된 곳에서 도보로 몇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자말 이타니 베이루트 시장은 폭발 현장의 상황을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히로시마와 비슷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폭발에 따른 열과 진동으로 반경 10km에 이르는 넓은 범위에 걸쳐 피해가 퍼졌다. 마완 아부드 베이루트 주지사는 “이번 참사로 25만∼30만 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피해액은 최대 50억 달러(약 6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CNN 등 외신은 사고 발생 후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와 비명,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아포칼립스(세상의 종말) 같았다” “사방이 피투성이” 등의 글이 올라왔다. 폭발 당시 순간적으로 통신이 끊어지면서 가족들의 안부를 확인하지 못한 시민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AFP사진
AFP사진

레바논 정부는 피해 복구를 위해 1000억 레바논파운드(약 6633만5천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유니세프, 적시자 등 구호단체들이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긴급 수혈을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질산암모늄이 각종 폭발형 무기의 재료로 쓰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해당 창고가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관련이 있고, 이에 이스라엘이 개입했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한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은 CNN에 “(폭발 영상에서) 오렌지색 화염은 분명히 군사용 폭발물이 폭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대표적인 중동 앙숙이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2006년 34일간 전쟁을 벌인 전력이 있다. 현지 중동 전문가는 “이스라엘이 배후라면 (헤즈볼라의 보복 등)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이번 폭발 사건의 배후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005년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에 개입된 헤즈볼라 구성원에 대한 유엔 특별재판소의 판결을 사흘 앞둔 시점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든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CNN방송은 미 국방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폭발을 공격으로 볼 근거가 없다”고 보도했다.

AP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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